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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정상회담’ 남북 평화무드,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갈 위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이 한국 내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문제 삼아 한국과의 모든 연락채널을 차단하면서 남북관계가 새로운 위기국면을 맞았습니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문재인 정부의 지난 3년 간 남북관계 변화 흐름을 서울의 김환용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취임 직후부터 한반도 평화구상을 제시하면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 해 9월 6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문 대통령의 의지와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면서 남북관계는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북 간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고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1월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그 해 2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한반도 평화무드는 4월 27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 성사로 이어졌습니다.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11년만에 이뤄진 사상 3번째 남북정상회담이었습니다.

판문점 한국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이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하고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 설치, 이산가족 상봉 등을 천명했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한 달 뒤인 5월 26일 두 정상은 판문점 북한 측 지역 통일각에서 두 번째 깜짝 회담을 가졌습니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놓고 미-북 갈등이 지속되는 혼돈 정국에서 두 정상은 이 회담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긴밀한 협력과 4.27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 의지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 회담은 특히 청와대 소수 참모들만 아는 상태에서 극비리에 진행됐고, 회담 종료 2시간50분 만에 일반에 공개한 파격적인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 9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세 번째 회담이 평양에서 열렸습니다. 두 정상 간 1차회담 당시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 측 지역에 왔던 김 위원장의 한국 방문 답방 차원이라는 형식이었습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2박3일 간 진행됐고 두 정상은 회담 둘째 날인 9월 19일 ‘9월 평양 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명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전쟁 위험 제거, 비핵화 등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는 물론 철도·도로 구축 등 남북경제협력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이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북녘 동포 여러분, 남녘의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전쟁없는 한반도가 시작됐습니다.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처럼 한반도에 모처럼 무르익은 평화 분위기는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도 이를 계기로 커져갔습니다.

북한은 회담 결렬 이후 이른바 `신형 4종 세트’라고 불리는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를 감행, 미-북 관계는 물론 남북관계까지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올들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멈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면서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선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한 공동 방역사업 등 한국 측의 남북 협력 제안에 일절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국 내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문제 삼아 9일 정오를 기해 한국과의 모든 연락채널을 일방적으로 차단했습니다.

한국을 다시 ‘적’으로 규정한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한국 정부가 막지 못할 경우 개성공단 시설 철거는 물론 9.19 군사합의 파기 등 단계적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결국 문재인 정부 들어 활발하게 이뤄진 미-북 간, 남북 간 정상회담으로 한 때 고조됐던 한반도 평화무드는 2년 반 만에 사그라들고 남북관계는 2018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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