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들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홍수와 코로나 대응 등 주로 내부 현안에 주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산적한 국내 문제들이 북한의 대외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신문은 26일, 올해 한때 북한은 외부에 대한 무력 도발이 준비된 듯 보였지만 최근 몇 달간 내부 문제 해결로 돌아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미 정부의 전직 북한 분석관을 인용해 “북한은 코로나 공포와 최근 홍수가 아니었으면 다른 길을 걸었을 수 있었으며, 특히 마지막 임기가 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무기 실험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산적한 국내 문제로 인해 정책과 일정을 재조정하는 것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자신들의 최신 무기들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2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며 태풍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소식을 자세히 소개하며 ‘태풍 바비가 북한에 접근하면서 김정은에게 또 다른 위기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태풍이 핵과 미사일 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여파로 이미 약화된 북한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고립 국가 북한은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이웃 중국과의 무역에도 큰 제한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이런 산적한 문제로 인해 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에 대한 도발보다는 국내 문제로 관심을 돌리게 될 것으로 본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한국 북한대학원대학교의 양무진 교수는 이 신문에“최근 김 위원장이 연일 당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와 홍수 피해 등으로 인한 전례 없는 내부적 어려움을 해결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 경제가 1990년대 이후 가장 위축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공개 발언에는 경제 현안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1년도 채 안 돼 내각총리를 최근 교체한 사실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내년 1월 노동당 대회를 소집해 새로운 국가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기로 했다며, 1월 20일 미국의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이 새로운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신은 이어 “북한이 새로운 전략 무기를 과시하기 위한 긴장 고조 행위를 하지 않은 것이 놀랍다”다면서 “이는 미 대선 전 자신들의 선택지를 저울질하는 것일 수 있지만 주된 이유는 여전히 국내 문제에 얽매여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미 전직 관리의 분석을 소개했습니다.
한편 ‘CNN’방송은 26일 북한 정권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놓고 한국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다른 의견이 표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일부 장관은 김여정의‘2인자설’에 대해 “무리한 해석”이라고 평가했지만, 국방부 장관은 김여정이 당 인사권을 가진 조직지도부를 장악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CNN은 정부 관리들이 특정 정보를 두고 공개적으로 엇갈린 평가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라며, 미국과 한국의 당국자들은 북한의 악명높은 폐쇄주의로 인해 아주 작은 단서를 근거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종종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