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대선 결과에 따른 국내외 정책 방향은?...“불확실성 증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2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마지막 TV토론을 했다. Remove Edit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2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마지막 TV토론을 했다. Remove Edit

미국의 언론들은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향후 미국의 외교와 국내 정책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분명치 않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2일자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앞으로 미국의 대내외 정책은 불확실성에 말려들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전통적으로 미 대선은 각 정당이 어떻게 미래에 대해 인식하는지를 나타내는 이정표 역할을 했다며,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통해 민주당은 강화된 진보, 공화당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통해 온정적 보수라는 대내외 정책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 후보와 바이든 후보 모두 현 정권에 대한 평가를 국민투표의 성격으로 부치는데 치중하면서 앞으로 정책을 어떻게 정립할지에 대한 논의가 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정책자문을 지낸 사라 페이건 전 백악관 정치국장은 `뉴욕타임스’에 공화당 내 이른바 `트럼프주의’(Trumpism)가 깊이 침투해 자리잡으면서 공화당이 중시했던 정책노선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민주당의 경우도 대내적으로 건강보험, 경제적 불평등, 기후변화 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구조적 개혁을 취할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외교정책 : 트럼프주의의 영속 vs. 전통적 동맹 복원?

“민주당, 오바마 정책 답습일지, 새로운 노선 취할지 불분명”

토머스 라이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8월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해도 공화당이 `동맹 불신’이 팽배한 트럼프주의 노선으로부터 완전히 탈피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삼던 전임 레이건과 부시 공화당 정권의 전통적 가치관에 정면으로 도전했을 뿐 아니라, 그와 같은 기초를 완전히 바꿔놓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민주당은 바이든 후보 당선 시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적 외교노선으로의 복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 외교노선으로의 회귀인지, 아니면 새로운 노선을 취할지 분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중국 노선에 관해서는 오히려 중국과의 패권경쟁이 초당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대립이 약화될 것으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기구: 미국 예외주의 확대 vs. 국제주의 복귀?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는 미 대선 다음날인 11월 4일 공식 발효됩니다.

민주당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파리기후협약 복귀 등 미국이 중시해온 국제주의 노선 복귀를 공표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 WHO 복귀에 대해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책임을 놓고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큰 만큼, 여전히 논란이 예상됩니다.

공화당 내 트럼프 주류 사이에서는 국제기구가 미국의 국익에 반한다면 탈퇴 또는 예외주의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미사일기술통제체계(MTCR)가 중국과 러시아가 세계 시장을 독식하는 동안 미국산 무인기 수출을 제한해왔다는 이유를 들어 탈퇴는 하지 않겠지만 자체 예외 적용을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일자리 보호 위한 이민 제한 vs. 이민 기회 확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H-1B 등의 취업비자를 크게 제한하는 등 미국민의 일자리 보호에 초점을 맞춘 이민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 확대뿐 아니라 인도주의적 비자 프로그램의 확대를 추진하면서, 특히 1천100만 명 불법 체류자들의 합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건강보험과 증세 확대 여부 입장 차 명확

공화당은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전국민건강보험법(ACA)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ACA를 확대하면서 노령층 건강보험(메디케어) 수혜 기준이 되는 나이도 65살에서 60살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조세정책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세금감면 법안에 서명하고 양도소득세를 없애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바이든 후보는 이런 정책이 부자들과 거대 기업들을 위한 것이라며 철폐를 공약했습니다.

전통적 논쟁 분야 : 총기 규제-입학할당제 향후 쟁점

이번 대선에서 총기 규제 문제와 소수인종에게 대학입학 가산점을 부여하는 입학할당(어퍼머티브 액션)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공화당과 기회의 균등을 우선시하는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인 사안인 만큼 차기 행정부의 정책이 구체화 되는 시점에서 재조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됩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