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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결과 향후 미북관계 향방에도 중대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쟁하는 이번 대선 결과는 향후 미-북 관계의 향방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한 두 후보간 입장 차는 뚜렷합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정상 간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톱 다운’ 방식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 내내 북한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으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선 선거에서 이기면 북한과 상당히 빨리 합의를 맺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언급하며,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진전을 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2일 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지금 같은 형태의 미-북 간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 If Trump wins, I think he will keep what he does with North Korea, you know the bilateral, show-time type thing.”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역시 지난달 14일, 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외교에 자신감을 드러냈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Am I confident that our diplomacy has proven successful?”

전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관여의 길을 따랐다면,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 달성은 물론 지금처럼 위험을 낮추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겁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에는 외교적 성과를 과시할 필요가 없는 만큼 대북 전략 수정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2일 내슈빌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2일 내슈빌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톱다운’ 방식보다 밑에서부터 문제를 풀어가는 실무협상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국 등을 포함시킨 다자간 협상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Biden will keep it pretty tight with denuclearization.”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특히 독재자들의 비위를 맞추는 시대는 끝났다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로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핵 능력 축소 같은 전제 조건을 내걸며,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차기 미 행정부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앞서 VOA에 우선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차기 행정부를 이끌면, 현재 공석인 북한인권특사가 반드시 임명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The Obama administration of which he was part, took important step at the UN to mobilize states in support of action in North Korea at the HRC.”

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몸담았던 오바마 행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 안보리에서 북한 행동 규탄에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 2기에는 인권 문제가 보다 활발히 다뤄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북한 또한 앞으로 미-북 관계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지금은 대선 결과를 관망하고 있지만, 내년 1월 대통령 취임 이후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We could anticipate some movement either in positive or negative direction.”

북한이 긍정적인 방향이든 부정적인 방향이든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겁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특히 북한이 차기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실험 유예, 이른바 모라토리엄을 파기하는 것은 미-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 당선 시 모라토리엄 파기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Because I think Kim Jong Un may decide to break moratorium, especially if Biden is elected.”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과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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