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외교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또 김 위원장을 줄곧 ‘독재자’, ‘폭군’ 등으로 지칭했지만,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주요 대북 관련 발언을 오택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 유세 중 강조한 대북 정책 방향은 외교적 접근입니다. 이런 기조는 대선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TV 토론에서도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녹취: 바이든 전 부통령(지난달 22일 2차 TV 토론회 중)] “Because I would make it clear, which we are making it clear to China, clear they have to be part of the deal…”
중국의 관여, 즉 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을 강조한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북한의 지속되는 위협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중국에 그들도 (북한과의) 합의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동안 톱다운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며 외교적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선거캠프 공식 웹사이트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협상가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대북 실무 협상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녹취: 바이든 전 부통령 (지난달 22일 2차 TV 토론회 중)] “On the condition that he would agree that he would be drawing down his nuclear capacity…”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마지막 TV 토론에서 어떤 조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가 핵 역량을 축소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라고 답했습니다.
외교적 접근을 강조하는 이런 입장은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한국 ‘연합뉴스’에 보낸 서한을 통해서도 확인됐습니다.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이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나는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관여하고 비핵화한 북한과 통일된 한반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지도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트럼프 대통령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첫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뒤 김 위원장과의 ‘러브 레터’를 받았다며 줄곧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해 왔습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김 위원장을 줄곧 ‘독재자’, ‘폭군’, 혹은 ‘폭력배’라고 불렀습니다.
마지막 대선 TV토론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비난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전 부통령(지난달 22일 2차 TV 토론회 중)] “What has he done? He’s legitimized North Korea. He’s talked about his good buddy who’s a Thug, a Thug.”
김 위원장에 대한 이 같은 시각은 민주당으로부터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 전부터 계속됐습니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캠프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공개한 방송 광고에서 “종잡을 수 없고 불안정한 대통령 때문에 세계는 위기에 처하게 됐으며, 독재자와 폭군들이 칭송받고 동맹들은 밀려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독재자와 폭군을 언급하는 장면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을 내보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선캠프 홍보 영상(지난해 11월)] “Our world set on edge by an erratic unstable president. Dictators and tyrants are praised, our allies pushed aside.”
이보다 앞선 지난해 5월 유세 도중엔 김 위원장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과 함께 ‘독재자’, ‘폭군’이라고 부르며 미국이 이들을 포용할 수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전 부통령(지난해 5월 유세 도중)] “Are we a nation that embraces dictators and tyrants like Putin and Kim Jung Un?”
당시 북한은 논평을 내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인간의 초보적인 체모도 갖추지 못했다”며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대북 접근법과 김 위원장에 대한 인식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큰 차이를 보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가면 미국의 대북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에 출마한 후보자의 공약이나 발언이 당선 뒤 곧바로 정책으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신임 행정부가 실제로 어떤 대북정책을 펼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