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등 인신매매 실태 하위 등급 국가에 비인도적 지원과 자금 제공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6월 북한을 18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1일부터 시작된2021 회계연도에 인신매매 실태 하위 등급 국가를 지원하지 않도록 지시하는 대통령 메모랜덤(Memorandum)을 발표했습니다.
‘인신매매와 관련한 외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대통령의 결정’이라는 제목의 메모랜덤은 지난달 28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에게 전달됐고 1일 백악관이 발표했습니다.
지난 2000년 제정된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은 국무부가 매해 전 세계 인신매매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통령은 인신매매 근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국가들에 대해 최소 기준을 준수하거나 최소 기준 준수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때까지 지원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이 1일 발표한 메모랜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브룬디, 중국, 쿠바, 북한, 에리트레아, 이란, 니카라과, 러시아, 시리아에 대해 비인도적 비무역 관련 지원을 제공하지 않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들 국가에 대해서는 다자개발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미국 상임이사가 해당 기관의 자금 대출이나 기타 활용을 거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반대표를 던지도록 했습니다.
다만 인도주의적 지원, 무역 관련 지원, 인간의 기본 요구를 직접 해결하고 이들 국가의 정부가 관리하지 않으며 정부에 혜택을 주지 않는 개발 지원은 제외됩니다.
또한 쿠바, 북한, 시리아 정부 공무원이나 직원이 참여하는 교육과 문화 교류 프로그램에 대해 비인도적, 비무역 관련 지원을 제공하거나 자금 지원을 허용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 모든 제한은 해당 국가들이 인신매매 근절 최소 기준을 준수하거나 준수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때까지 적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메모랜덤에서 국익에 부합하는 지원 금지 예외 규정들을 제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에볼라 바이러스 질병에 관련된 지원,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지원은 예외로 분류됐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6월 말 발표한 ‘2020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인 3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북한이 18년 연속 미 국무부에 의해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된 것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당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America was founded on a promise: a promise to uphold unalienable rights of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And the Trump administration’s work to end human trafficking is an important part of that noble tradition.”
폼페오 장관은 “미국은 생명, 자유, 행복추구 등 양도 불가능한 권리에 대한 약속의 토대 위에 건립됐다”며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은 이러한 고귀한 전통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는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해 “어린이 노동과 강제동원 노역, 해외 노동자 착취 등을 일삼는 인신매매 후원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정부 관리들이 지속적으로 인신매매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은 자국민이 인신매매 해 번 돈을 정부 운영 외에 범죄 활동 자금으로 쓴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이 해외 자국 노동자와 수용소 내 수감자들을 재원과 정치적 압박의 도구로 삼고 있다며, 정부가 후원하는 강제노역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국무부는 올해 북한과 함께 중국, 러시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19개 나라를 인신매매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