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올해 유엔총회도 예년과 다른 형태로 치러질 전망입니다. 미국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정상화 계획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다음 달 14일 뉴욕에서 개막되는 올해 유엔총회도 신종 코로나 여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6일, 올해 유엔총회가 지난해와 같이 비대면 방식으로 열리느냐는 VOA의 서면질의에, 일부 지도자들이 대면으로 연설하고 다른 일부 지도자들은 화상으로 연설하는 혼합 방식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두자릭 대변인] “It will be hybrid. Some leaders will speak in person, others via video. “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사상 처음으로 화상으로 열렸습니다.
각국 정상 등 고위급이 참가하는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다음 달 21일 시작될 예정입니다.
앞서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지난 13일 다른 192개 유엔 회원국에 제76차 유엔총회에 정상이나 고위급 인사를 보내는 대신 화상 연설을 하는 방안을 고려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아울러 총회 기간 중 유엔이 주최하는 모든 행사 역시 온라인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하며 사실상 전면적 비대면 유엔총회를 제안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압둘라 샤히드 76차 유엔총회 의장이 기후변화와 코로나 백신, 인종차별 등을 주제로 고위급 대면 회의를 주최하려고 하는 것과 관련해, 뉴욕으로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이런 회의는 공동체와 뉴욕 시민 등을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온라인 형식의 회의를 개최하면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미국 대표부는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100일 안에 2억 회분의 코로나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한 뒤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Our goal by July 4th is that at last one dose of a COVID vaccine to 70% of American. We are going to make it easier than ever to get vaccinated”
백신 접종을 그 어느 때보다 용이하게 할 것이라며 7월 4일까지 미국인 성인 70%가 적어도 한 번은 백신을 맞게 할 것이라고 밝힌 겁니다.
하지만 당초 지난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코로나로부터 독립하겠다고 선언했던 바이든 행정부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50분 기준으로 미국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3천 918만 2천 953명으로 전날보다 2만 5천 704명 증가했습니다.
전날과 지난 24일에는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16만 명을 넘기도 했습니다.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15만 명을 넘긴 것은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개월 동안 신규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93% 가 델타 변이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코로나 4차 대유행’ 속에 백신 접종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5일 기준 미국 내 1차 코로나 백신 접종 회수는 2억 250만 853회로 전체 국민의 60.55%를 기록했고,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억 7천 177만 3천 370명으로 51.36%에 그쳤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러지전염병연구소 소장 겸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다면 내년 가을 쯤 신종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날씨가 추워지면서 코로나가 또 확산될 것이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효율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면서, 2022년 가을이 되면 (코로나를) 잘 통제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백신 미접종자가 많으면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유행하고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더 많은 변이가 만들어지면 델타 변이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나쁜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연방공무원과 기업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신종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야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모든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백신 접종 상태를 증명해야 하며 증명하지 못하면 매주 1회에서 2회 코로나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도 25일 미군에 코로나 백신 의무 접종을 지시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의료 전문가와 군 지휘부가 면밀히 검토한 결과 접종 의무화가 군을 보호하고 미국인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시가 교사와 행정직원 등에게 다음 달 27일까지 백신 접종 의무화를 지시했고, 시카고와 로스엔젤레스도 공무원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내렸습니다.
델타항공은 오는 11월부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직원에게는 매달 200달러의 추가 보험료를 청구하겠다고 밝혔고, 유나이티드 항공은 전 직원 백신 의무화 조치를 내리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골드만삭스와 딜로이트 등은 각각 9월과 10월 사무실 출근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