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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긴급경보 개선 법안 통과…하와이 '북한 미사일' 오경보 계기


지난 2018년 1월 13일 미국 하와이주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발송된 경보 문자. '탄도미사일 하와이로 접근 중. 즉시 대피처 찾을 것. 훈련 상황 아님’ 이라는 세 문장이다.
지난 2018년 1월 13일 미국 하와이주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발송된 경보 문자. '탄도미사일 하와이로 접근 중. 즉시 대피처 찾을 것. 훈련 상황 아님’ 이라는 세 문장이다.

미국 하원에서 국가 긴급경보 시스템을 개선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3년 전 하와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대피훈련이 실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실수로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가 내려졌던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하원이 최근 본회의에서 긴급상황 시 발령되는 경보시스템을 개선하는 조치를 담은 ‘레디(READI) 법안’을 의결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긴급경보 발령 개선’의 줄임말인 이 법안은 지난 18일 하원 본회의 구두표결에 부쳐져 만장일치로 통과돼 상원에 회부됐습니다.

하와이가 지역구인 민주당 툴시 가바드 하원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약 3년 전 하와이에서 실수로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가 발령됐던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정거리에 있는 하와이에서는 2018년 1월 당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첫 대피훈련이 실시된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 실수로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가 발령돼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가바드 의원은 그 해 7월 이 법안을 처음 발의했고, 올해 3월 같은 법안을 재상정했습니다.

툴시 가바드 민주당 하원의원.
툴시 가바드 민주당 하원의원.

가바드 의원은 당시 하원 본회의에서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 사태와 관련해 “하와이 주민들이 경험한 공포는 매우 현실적이었고, 그들과 미국을 덮고 있는 북 핵 위협의 현실과 심각성을 새삼 일깨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가바드 의원] “The terror that my family, friends…”

상원에서도 하와이를 지역구로 하는 민주당 브라이언 샤츠 의원 주도로 하원과 동일한 법안이 발의됐고, 지난 9월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법안은 각 주 정부가 긴급경보 시스템을 정기점검토록 하고,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지방 정부를 위한 경보 발령 지침을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연방 정부가 각 지방 단위의 경보 개시와 조정, 취소를 포함한 발령체계를 일원화해 효율적으로 관리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또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경보 오작동 경위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오발령 보고시스템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경보 수신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특정 연방 긴급경보에 대한 휴대전화 수신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습니다.

가바드 의원은 이날 법안 통과 후 발표한 성명에서 “2018년 1월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 사태는 경보체계 인프라의 심각한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와이의 지역적 특수성과 노출된 위협을 감안할 때 이 지역의 경보시스템은 현 상태를 반영하고 작동 가능해야 하며, 가용한 모든 플랫폼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법안은 상원의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됐으며, 상하원은 현재 단일 국방수권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정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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