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탈북민들은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북한에도 언론자유를 누리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인터넷을 허용하기 힘들다면 장마당 시세 등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라도 북한 매체가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서부에 사는 글로리아 씨는 미국에 와서 컴퓨터를 배운 뒤 인터넷 뉴스를 처음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글로리아 씨]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어떻게 내가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이 모든 나에게 필요한 뉴스 등 정보를 읽을 수 있다는 자체가 북한에 비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충격으로 다가 왔어요.”
인터넷을 통해 마음껏 세상 뉴스와 정보를 접하다 보면 다시 2차 충격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녹취: 글로리아 씨] “대통령한테 기자들이 딱 질문을 하기도 하고 비판적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또 충격이죠. 충격에 충격!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거니와 이런 일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에 대해 많이 놀랐어요. 아 이런 게 민주주의구나. 이건 당연히 세상 사는 인간이라면 주어져야 하는 당연한 자유 중의 하나인데도 북한에서는 그럴 수 없으니까.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그러면서 북한을 생각하면 많이 안타깝고,”
미국 내 탈북민 1호 박사로 남부의 한 대학에서 핵물리학을 강의하는 조셉 한 박사는 언론의 주체가 대부분 개인에게 있다는 게 북한과 대비되는 명확한 차이라고 지적합니다.
[녹취: 한 박사] “북한에서 언론은 국영언론밖에 없거든요. 개인이 언론사를 못 만들죠. 그런데 한국이나 미국을 보면 개인이 언론사를 직접 만들잖아요. 요즘은 그게 발전해서 유튜브까지 가고. 인터넷 언론도 만들고, 전혀 다른 세상이죠. 그러니 정부에 얽매이지 않고 제대로 잘 보도할 수 있죠.”
한 박사는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소식과 전문지식을 거의 무제한 접하는 자유세계와 달리 북한은 과학도 사상과 연계시키기 때문에 연구 실적이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 박사] “전공 서적도 외국에서 마음대로 들여오지 못하는 이유가 있어요. 물리책이라도 자본주의 요소가 있습니다. 핵에너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차트를 보여줍니다. 어느 나라 원전이 가장 많고,
에너지를 얼마나 수출하는지 그래프로 나와 있습니다. 그럼 미국이 되게 발전한 나라, 에너지를 엄청나게 생산하고. 그런데 북한에서는 그게 자본주의 요소라 해서 배격하거든요.”
북한 해주에서 의사로 활동했던 매튜 김 씨는 “미국 언론이 권력의 비위를 맞추거나 맹목적으로 충성하지 않는 모습이 마음에 깊이 와닿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튜 김 씨] “미국에 오기 전에 언론이 제4의 권력이란 말을 들었는데, 여기 와 보니까 정말 그렇습니다. 권력층과 최하층 민심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포괄해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고 전할 수 있는 것이 자유세계 언론이구나. 또 언론으로 인해 사회적 도덕의 정책적 방향을 규정하고 민심을 더 잘 알게 해주고.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언론도 포함된다는 게 참 실감적으로 느껴집니다.”
미 동부에서 자영업을 하는 데보라 씨는 “각종 남새(채소)와 식품의 시세, 환율 등 사업과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통계 정보를 언론을 통해 받을 수 있다는 게 북한과 또 다른 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도 최근 장마당을 통한 경제활동이 활발한 만큼 비정치적인 정보에 관해서는 북한 당국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보라 씨] “잘 돌아가지 않는 공장이나 기업소의 성과가 300~400 프로 올랐다는 그런 공허한 선전 말고, 지금은 시장경제가 정말 중요하고 그것을 통해 많이 살아가니까 시장경제, 물품 가격, 쌀 가격 이런 생활정보들을 적극 반영해주고, 정보를 각 지방마다 공유하고 그런 정보를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정책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글로리아 씨와 조셉 한 박사는 언론자유 때문에 가짜 뉴스, 선동 뉴스도 적지 않다며, 이를 분별하는 개인의 책임도 자유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글로리아 씨] “언론의 자유를 이용해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 치는 정치인도 있으니까, 그래서 저는 CNN도 보지만 Fox 뉴스도 봅니다. 제가 미국에서 자유를 얻으니까 책임감도 그만큼 따르더라고요. 내가 깨어있지 않으면 언론 때문에 더 혼동이 오는 것 같아요. 내가 자유롭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해석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점점 느끼는 것 같아요.”
[녹취: 조셉 한 박사] “어떤 경우는 검증되지 않은 것도 언론에 나오죠. 한국과 미국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개인의 발언권이 세거든요. 일부 인터넷 언론사는 백그라운드도 체크하지 않고 쓰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결국 자유는 되게 많죠. 그러나 그것을 선택해서 옳은가 틀렸는가 가르는 것은 아마 독자들의 몫이겠죠.”
탈북민들은 그럼에도 이런 다양한 소식을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접하지 못하는 게 답답하다며, 북한에도 언론과 정보의 자유를 누리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