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한국 내 동결자금을 해제해 달라는 이란 정부의 요구에 대해 확고한 제재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동결자금을 해제하지 않고 있는 한국에 거듭 감사를 표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대이란 제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United States’ position regarding Iran sanctions has not changed.”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2일 VOA에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이 전날 정세균 한국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문제 해결을 재차 요구한 데 대해 확고한 제재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11일 이란을 방문 중인 정 총리와 수도 테헤란에서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이란의 동결 자산을 해제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최근 3년간 한국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불법적으로 부과한 제재를 따랐다”며 “이 때문에 양국 관계가 악화됐고 이란에서의 한국 위상과 지위가 손상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에는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 가량이 묶여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자금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동결됐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모든 제재에 대한 한국의 변함없는 지지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We appreciate the ROK’s steadfast support for all U.S. and international sanctions.”
앞서 정세균 총리는 12일 이란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이란 자금과 관련해 “길을 찾아서 빨리 돌려주는 게 좋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9일 한국 정부가 미국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란의 동결자금 해제 방안을 승인할 것이냐는 VOA의 질문에도 “미국은 제재에 따라 동결돼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는 이란 자금의 해제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란과 인도적 교역을 확대하고, 동결자금으로 이란의 국제기구 분담금을 내거나 자금 일부를 스위스 내 이란 계좌로 이체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이란 정부는 9일, 지난 1월 4일부터 해양 오염 혐의로 억류했던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와 한국인 선원을 억류 95일 만에 모두 석방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란의 석방 조치 직후 “동맹인 한국이 ‘한국케미’호의 석방을 끌어낸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선장과 선원들의 건강이 양호하고 선박과 화물의 제반 상황도 이상이 없다는 소식을 듣게 돼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