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트럼프 전임 행정부 당시 만들어졌던 핵전쟁 교리 기밀문서가 공개됐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 역량 진전을 계속 추구하고 있고, 확산 측면에서 국제 안보에 긴급한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합참이 지난해 4월 작성한 미군의 핵전쟁 교리에 관한 기밀문서가 최근 공개됐습니다.
이 문서는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완료한 핵태세 검토(NPR)에 따른 미군의 핵 작전 기획과 이행, 평가를 위한 기본지침으로, 합참과 통합전투사령부, 그리고 예하 부대들에 적용됩니다.
총 67쪽 분량인 이 문서는 미국과학자연맹(FAS)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해 웹페이지에 올리면서 공개됐습니다.
합참은 이 문서에서 현재 전례 없는 범위의 혼재된 위협이 존재한다며, 주요 재래식과 생화학 무기, 핵, 우주와 사이버, 그리고 폭력적인 비국가단체들의 위협이 섞여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재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있는 핵무장 적성국들로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을 꼽았습니다.
“북한, 지속적 핵무기 진전 추구…확산 측면 긴급한 위협”
북한의 경우 지속적으로 핵무기 역량 진전을 추구하고 있고, 확산 위험성 측면에서 국제 안보와 안정성에 긴급한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관리들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지난 수 년간 비약적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을 늘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비행실험들은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포함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서는 미국의 핵 전력의 목적은 적성국의 핵뿐 아니라 핵을 사용하지 않는 공격에 대한 억제력을 발휘하고, 동맹과 우방을 안심시키는데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만일 억제력이 실패한다면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적성국들의 행동에 억제력을 발휘하는 요소로는 핵 전력 외에 미군의 역내 전진배치, 세계적 투사력, 공세적 또는 수동적 방어, 미사일 방어를 꼽았습니다.
적성국의 재래식, 생화학 등 비핵무기 도발에도 핵보복 시사
문서는 미국의 핵전략이 지난 60여년 동안 적성국의 도발에 대해 유연하고 제한적인 대응을 요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효과적인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 보고서에서 명시한 공개 핵정책 선언(Nuclear Declaratory Policy)을 핵심 요소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 핵태세검토(NPR) 보고서 바로가기
이와 함께 미국은 “극단적 상황 속에서 미국과 동맹, 우방의 핵심 이익을 지키는 목적에서만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극단적 상황과 관련해서는 적성국이 핵을 사용하지 않는 중대한 전략적 공격도 배제하지 않으며, 미 본토뿐 아니라 동맹과 우방의 국민이나 기반시설, 핵전력, 지휘통제, 조기경보 또는 공격자산 역량에 대한 공격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핵태세 검토를 내년 1월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미 국방부 대변인 “바이든 행정부 NPR 검토 진행 중…파급효과 예단 않겠다”
유라이아 올랜드 미 국방부 대변인은 9일 최근 공개된 합동군 교리가 여전히 유효한지, 또 앞으로 갱신이 이뤄질지에 대한 VOA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습니다.
[올랜드 대변인 VOA 서면질의 답변] “I can’t get ahead of the process of the review to discuss any implications.”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문서가 바이든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가 완료되기까지 합동군의 핵전략 교리로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가 완료되면 그에 따라 기존 교리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공개한 잠정 국가안보 전략지침에서 억제력 측면에서 핵무기 역할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