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협정 67주년을 맞아 워싱턴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화상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이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양자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첫 단계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케이토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연구원은 27일,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2018년 싱가포르 선언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벤도우 선임연구원] “I think we can look back to the Singapore Statement, it was very short but at least gave us a bit of a roadmap. In terms of what North Korea wanted and frankly what we have to look at what North Korea wants, first is the better bilateral rel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벤도우 선임연구원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67주년을 맞아 워싱턴의 민간단체 퀸시연구소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관련 원격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무엇을 원했는지, 그리고 북한이 원하는 것을 미국이 어떻게 봐야 하는 지와 관련해, 첫 번째는 미-북 양자관계의 개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국간 연락사무소 운영 등을 통한 일정 수준의 외교적 교류와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민간단체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의 대니얼 데이비스 군사 분야 선임연구원은 현재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존재하는 냉전적 사고를 지적했습니다.
[녹취:데이비스 선임연구원] “We have the mentality of the cold war. North Korea is always the enemy, everything that happens is always their fault and vice versa. But we are a stronger nation and need to start with changing the mentality that says, ‘we're going to start going from a wartime mentality to a peacetime mentality.’”
미국에게 북한은 늘 적이고 모든 잘못은 북한 탓이며, 북한도 미국을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데이비스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보다 더 강한 국가라며, 먼저 ‘전쟁적 사고방식에서 평화적 사고방식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냉전적 사고의 전환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개방적 태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헤이젤 스미스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대 교수는 북한의 체계가 투명해짐으로써 내부를 볼 수 있고 북한이 외부세계에 보고를 한다면,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스미스 교수] “If we can monitor what's going in because their mechanisms are (getting) transparent and they report back outside, then this itself brings along a momentum in which positive change can take place and I say this can be positive change and be positive change for North Koreans positive change for the rest of the world because they get a bit more familiarity with North Korea.”
전 세계가 북한을 더 잘 알게 되기 때문에 북한 뿐 아니라 나머지 모든 세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애덤 마운트 미국 과학자연맹 국방태세 기획국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이 대북 경제 지원 분야에서 합심하는 일이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허울 뿐인 서명이나 선언 같은 것들이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로서의 평화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겁니다.
헨리 페론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포괄적 타결(Grand Bargaining)’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페론 선임연구원] “I won't be aiming for a grand bargain that tries to resolve everything. Or we think of a peace agreement as the first step, as the foundation of reconciliation and non-violence that allows the resolution of the other outstanding issues. And the Panmunjeom Declaration between the two Koreas rightly takes the approach that indicates a peace agreement to replace the armistice, and a peace, and finally a peace regime.”
그러면서 다른 현안들을 해결해 줄 화해와 비폭력의 기반으로서 평화협정을 첫 단계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케이토 연구소의 벤도우 선임연구원도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핵 포기에 회의적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모든 것을 단 한 번에 얻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벤도우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궁극적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협상에 이 같은 현실이 반영돼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 지금은 결코 잃어서는 안 될 기회의 순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