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언론들, 김여정 발언 파장 주목…"남북관계 개선 한국 희망 어둡게 해"


지난해 6월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스크린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발언 관련 소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스크린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발언 관련 소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비난 담화가 남북관계 등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연합훈련이 축소돼 실시됐음에도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한 불만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10일 ‘북한이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한 연합훈련 사전연습 시작날 담화를 통해 미국과 한국을 맹비난했다며,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매년 두 차례 실시하는 연합훈련을 ‘전쟁연습’이라 부르며 수 십년 동안 불만을 표출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 정권의 이번 비난은 남북한이 최근 연락통신선을 복원하면서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보인 후 나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상당한 정치적 자본을 걸어 놓았다면서, 김여정의 담화는 일부 한국 정치인들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훈련 연기를 주장한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약 2만 8천 500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해 있는 상황에서 최근 몇 년 간 미-한 연합훈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과 대북 외교에 대한 지원을 이유로 연기되거나 규모가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미국과 북한 간 대화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김정은의 여동생이 미국에 무시 당한 뒤 군사력 강화를 협박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미-한 연합훈련의 취소를 요구했지만 다음주부터 예정대로 실시될 기미를 보이자 북한이 국방력과 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한때는 수 만 명의 장병을 동원해 진행되는 큰 규모의 훈련이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로 규모가 축소되면서 지금은 대부분 컴퓨터를 이용한 모의훈련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문은 또 훈련 규모가 이처럼 축소됐지만 북한은 여전히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여정 부부장의 역할이 최근 몇 년 사이 강화되면서 미국 또는 한국 관계에서 북한 정권의 대변자를 맡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북한이 ‘깜짝 움직임’을 보이며 한국과의 연락채널을 복원했지만 이후 김여정 부부장이 미-한 연합훈련이 남북한 간 신뢰를 시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전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지난 몇 년 간 대규모 현장 연합훈련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 이후 내린 정책 결정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김여정 부부장이 미-한 연합훈련을 비난한 직후 북한이 최근 통신선을 통한 한국 측의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말 통신선 복원 이후 남북한은 매일 하루 두 차례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AP’ 통신은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의 희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일부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달 13개월 만에 통신선을 복원하기로 한 결정은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양보하도록 설득하려는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오랫동안 미-한 연합훈련에 불만을 표시해 왔으며 종종 군사적 도발로 대응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