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들의 사망 3주기를 맞았던 오토 웜비어 부모가 자신들의 겪은 비극을 긍정적인 힘으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목표는 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8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과 아내 신디 웜비어 씨가 함께 경험한 비극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이 세상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기를 바라는 합리적인 사람으로서, 자신들이 처해진 비극적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자신들만 이런 비극을 겪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겁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How can we, as reasonable people who love people and want to be a great person among the world, how can we take a tragic situation that Cindy and I find ourselves in? And then we find out we're not alone. And how can we make that and turn it into something positive and make a difference?”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어떻게 긍정적인 것으로 바꿔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북한 정권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지금도 또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This is the way we do it. It's not pretty. It takes time. It's frustrating, but we have some great efforts going on now, in other areas where we're contemplating more lawsuits against Kim and his sister.”
이것이 바로 자신들이 택한 길이며, 험난하고 시간이 걸리며 좌절스럽겠지만,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대학생이었던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5년 12월 북한 여행길에 올랐다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뒤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후 2017년 6월 혼수 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엿새 만에 숨졌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웜비어 부부는 아들의 사망 3주기를 맞았습니다.
신디 웜비어 씨는 북한을 대상으로 왜 법적 행동을 취하기로 마음을 먹었냐는 VOA의 질문에, 이것이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물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디 웜비어 씨] “(It is) the only way you're going to hold them accountable, because you couldn’t wait forever for a government to take action. Or you can take control yourself, legally, through the legal system.”
정부가 행동에 나서주기를 영원히 기다릴 수 없기에 법적인 체계를 통해 스스로 상황에 대한 주도권을 잡기로 했다는 겁니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자신들의 목표는 북한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What do we need to talk about is how can we change their behavior. And I believe you can change their behavior by enforcing the rule of law on Kim and his sister, and there's so many opportunities for this, so many opportunities.”
법의 지배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여기에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겁니다.
그 예로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을 불법으로 임대해 영업 중이던 숙박업체 ‘시티 호스텔’을 예로 들었습니다.
2007년부터 운영돼 온 시티 호스텔은 그동안 북한의 외화벌이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돼 왔으며, 결국 지난 1월 베를린의 행정법원이 현지 북한대사관 건물을 빌려 영업 중인 숙박업체에 대해 영업 중단을 판결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아내와 자신이 이 불법적인 기업 활동을 폐쇄하기 위해 노력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Cindy and I worked hard with them to close this illegal business. And so they had to go to court in Germany. They thumbed their nose at anybody telling them what to do; yet they participated in the court system in Germany. That's where we feel we're going to make a difference.”
북한 정권은 자신들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곤 하지만, 결국 그들도 독일의 법원에 가야 했고 독일의 법 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는 설명입니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북한과 전쟁을 벌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We don't need war. North Korea loves it when we talk about war. I don't talk about war because it's not necessary to change their behavior… Enforce the rule of law on North Korea outside of North Korea, and you will ultimately change their behavior.”
북한은 전쟁을 거론하는 것을 좋아하며, 또 전쟁을 벌인다고 해도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한편 웜비어 부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갔던 한국군 포로들이 한국 법원에서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벌이고 승소한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Two courageous people have stood up to North Korea, and have challenged them under the rule of law. And that's what Cindy and I have… that is our commitment is to stand up to North Korea, and challenge them, and under the rule of law.”
두 명의 용기 있는 사람이 북한 정권에 맞섰고, 법의 지배 하에 그들에게 도전했다며 이는 자신들 부부가 북한에 대해 맞서고 있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란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프레드 웜비어 씨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폴란드, 러시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 북한이 대사관 영역 내에서 운영 중인 네 곳의 불법 기업이 있다며, 그곳에 대한 상황 파악을 먼저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We just want to see what the laws are there and how people feel about the laws… And so, we find that people are generally receptive to this, especially if they're in a country of rules and laws.”
먼저 그곳의 법 체계가 어떤지, 또 사람들이 법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어떤지에 대해 파악을 하고 싶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법과 법규가 갖춰진 나라에서는 자신들이 이루고자 하는 일에 대해 더 수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디 웜비어 씨는 미국 상원의원들과 대북 제재의 허점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여기에서도 할 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디 웜비어 씨] “I also still work with Congress in the Senate at the US. We're working right now on tightening up sanctions loophole. There is so much we can do…You have to make it crystal clear of what your aim is, and your aim is not to have dialogue with the criminal, your aim is to stop the criminal behavior.”
신디 웜비어 씨는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정책에 있어서 행정부가 목표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범죄를 벌이는 국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 범죄 행위를 멈추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