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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가톨릭 주교회의, '흥남철수' 주역 라루 선장 '성인 시성' 절차 결정


레너드 라루 선장 사진
레너드 라루 선장 사진

한국전쟁 당시 1만 4천여 명의 피란민을 구한 흥남철수의 주역인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장 레너드 라루를 가톨릭 ‘성인’으로 추대하기 위한 노력이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 주교회의가 성인 시성을 위한 다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가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의 주역인 레너드 라루 선장에 대한 ‘성인(Sainthood)’ 시성을 위한 국내 절차를 밟기로 의결했습니다.

주교회의는 춘계총회 이틀째인 17일 열린 화상회의에서 성 베네딕토 수도원의 ‘하느님의 종(Servant of God)’ 마리너스 수사(레너드 라루 선장)의 시성 절차 안건을 표결에 부쳐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녹취: 주교회의 현장] “99% are in favor therefore both causes for canonization.”

로마 가톨릭 교회는 탁월한 덕행이나 순교로 신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들을 ‘하느님의 종’과 ‘복자(Venerable)’ 등의 절차를 거쳐 ‘성인’으로 추대합니다.

미 해군과 상선 선원들의 신앙생활을 돕는 비영리단체 ‘바다의 사도(Apostleship of the Sea)는 지난 2017년 라루 선장을 성인으로 추대할 것으로 추천했습니다.

이어 라루 선장이 말년까지 소속됐던 가톨릭 패터슨 교구가 2019년 그를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하면서 시성을 위한 첫 번째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미 주교회의의 이번 결정은 라루 선장에 대해 다음 단계인 ‘복자’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겁니다.

이에 따라 해당 교구장이 후보자의 생전 ‘기적’ 등을 조사, 심사한 뒤 바티칸으로 보내면 교황청 차원의 조사를 거쳐 교황이 추기경과 논의해 ‘복자’ 시성을 결정합니다.

뉴저지 패터슨 교구의 케빈 스위니 주교는 이날 추천사에서 “라루 선장과 선원의 리더십과 용기 덕분에 1만 4천 명의 피난민이 흥남부두에서 구조돼 북한 공산군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위니 주교] “Thanks to captain LaRue’s leadership and bravery and that of his crew,14,000 refugees were rescued from the Hungnam harbor, and they fled the Communist army of North Korea on December 22 1950.”

라루 선장은 1954년 마리너스라는 이름으로 성 베네딕토 수도원에 입회해 40년간 수사로 지내다 지난 2001년 87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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