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1만 4천여 명의 피란민을 구한 흥남철수의 주역 레너드 라루 선장이 한국 정부가 선정한 이달 한국전 영웅으로 뽑혔습니다. 라루 선장의 선박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구조한 배라는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1일, 지난 2001년 향년 87세 나이로 타계한 고 레너드 라루 선장을 12월 한국전쟁 영웅으로 선정했습니다.
라루 선장은 1950년 12월 중공군 참전의 영향으로 유엔군사령부가 추진한 흥남철수 작전에서 1만 4천여 명의 피란민을 구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장이었습니다.
16시간 동안 탑승정원을 훨씬 초과한 1만 4천여 명을 태운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사흘간 항해 중에 태어난 5명을 포함해 탑승자 전원을 무사히 경상남도 거제도에 옮겼습니다.
이같은 성과로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단일 선박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구조한 배’라는 기네스북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당시 선박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 한 명의 피란민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정원 60명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군수물자를 버리고 피란민을 수용하기로 한 라루 선장의 결정을 평가했습니다.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1등항해사로 재직한 로버트 러니 전 제독은 지난 6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결정 뒤에는 라루 선장의 인류애적 신념이 작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 러니 전 제독] “He was a man of great integrity. He was not concerned about the enemy. He was a man that in retrospect, just did the right thing. Are these people seeking freedom. and that was his role.”
러니 전 제독은 살아 생전 라루 선장은 자유를 갈구하던 피란민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점을 승조원들에게 강조했었고, 돌이켜 봤을 때 옳은 결정을 내리는 고결한 사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시 선박이 지나치게 과밀하게 될 사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지만, 선장은 최대한 많이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각 승조원들은 어떤 일을 수행해야만 하는지 모두 이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모두들 선장의 결정에 아무런 이의 없이 명령을 따랐다며, 라루 선장은 진실성을 지닌 매우 훌륭한 선장이었고 최고의 지도력을 갖춘 인물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러니 전 제독은 한국전 정전 이후 라루 선장이 40여 년 동안 카톨릭 베네딕토회 성 바오로 수도원의 수사로 지내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평생 봉사했다고 회고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