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계속 자행되고 있는 반인도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 등 국제 사법 체계에 회부해야 한다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촉구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12일 북한에서 지속되고 있는 심각한 인권 유린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OHCHR은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 46차 정기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 책임에 대한 독립 전문가 그룹의 권고 사항 이행 상황을 보고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시세-구로 국장] “OHCHR’s analysis continues to confirm that there are reasonable grounds to believe that numerous crimes against humanity remained unaddressed and continue to be committed in the DPRK.”
OHCHR의 마하마네 시세-구로 인권이사회 담당 국장은 “북한에서 수많은 반인도 범죄가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으며, 계속 자행되고 있다고 믿을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고 포괄적인 법 개혁에 착수하기 위해 북한과 협력하려고 계속 노력했지만, 북한이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시세-구로 국장] “The prosecution of the alleged international crimes committed in the DPRK must remain a priority, including through a referral to the ICC or the establishment of an ad hoc tribunal…”
시세-구로 국장은 “북한에서 자행된 국제 범죄 혐의에 대한 기소는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며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나 특별법정 설치를 통한 방법 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각국 국내 법원이 치외법권과 보편적 관할권의 원칙에 따라 국제 기준에 맞춰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에 북한에 책임을 묻고 피해자들의 정의 구현과 보상을 지원하기 위해 정보를 계속해서 수집하고 보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세-구로 국장은 인권이사회가 북한의 범죄가 처벌받지 않고 지나가지 않을 것이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잊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실히 해주 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해자들의 오랜 고통에 대해 우려한다며, 납치자들과 강제 실종자들의 가족들이 수십년 동안 가족들의 소식을 기다려 왔다며,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마크 캐세이어 제네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리대사는 이날 일반토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시리아, 이란, 북한,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예멘의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캐세이어 대리대사] “The U.S. remains deeply concerned about human rights situations in Syria, Iran, the DPRK, Nicaragua, Venezuela and Yemen, which we address in more detail during the session.”
앞서 캐세이어 대사는 지난 10일 북한 인권 상호 대화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북한이 국경을 폐쇄한 이후 북한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날 일반토의에서 오카니와 겐 제네바 주재 일본 대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이 일본 정부의 가장 큰 우선순위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겐 대사] “The issue of abduction by DPRK is a top priority of the Japanese government as the families of the victims are now advancing age. There is no time to lose in resolving this issue.”
겐 대사는 납치 피해자의 가족들이 고령화 되고 있다며 낭비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문제 해결에 협력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제네바 주재 한국 대표부는 이날 코로나로 인한 제약이 있지만 한국 정부가 서울 주재 유엔인권사무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의 인권 실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한대성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일반 토의에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자국의 심각한 인권 유린은 외면하고 스스로 인권 재판관 행세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한 대사] “North Korea Human Rights Act, Global Human Rights Sanctions Regime 2020 and EU Action Plan on Human Rights and Democracy and just by their interference in the internal affairs of a sovereign state, it is the height of absurdity.”
그러면서 미국의 북한인권법, 유럽연합의 세계인권제재 체제와 인권과 민주주의 행동계획 등은 관할권 밖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며 주권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번 회기가 마무리되는 오는 23일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결의안 초안은 유럽연합이 제출했으며 “북한 내 지속적이며 광범위하고 중대한 인권 유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결의안 초안에는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43개국이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으며 한국은 공동제안국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북한 인권결의안은 2003년 부터 18년 연속 채택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