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중 북한에 포로로 끌려간 한국군 가족들이 유엔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북한이 포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한국으로 송환하도록 유엔이 촉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22일 6.25 전쟁의 한국군 포로 손동식 씨와 이재암 씨, 한만택 씨, 황금만 씨 등 네 명의 가족들이 이들의 생사 확인과 송환 등을 북한 정부에 요청하도록 촉구하는 진정서를 유엔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진정서는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노예문제 특별보고관과 고문문제 특별보고관, 강제실종실무그룹(WGEID) 등에 제출됐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납치된 피해자 가족들이 유엔에 진정서를 낸 적은 있지만, 한국군 포로 후손들이 진정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정서는 1953년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상대국 군 포로를 석방하고 송환하며, 전쟁 중 원래 살던 곳을 떠나게 된 민간인들을 돌려보내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여전히 수 만 명의 한국 군 포로와 납치된 민간인들을 억류하고 있다는 겁니다.
손동식 씨의 딸이자 `6.25 국군포로 가족회의’ 대표인 손명화 씨는 지난 2015년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내 한국군 포로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녹취: 손명화 대표] “살아서 돌아왔건 죽어서 유해로 왔건 북한에서 돌아오지 못한 국군 포로들의 명예 회복을 대한민국에서 꼭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군 포로 가족들은 진정서에서 북한이 포로와 전시 납북자의 생사 여부를 밝히고 한국의 가족들과 연락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한국에 무사히 돌려보내도록 촉구할 것을 유엔의 인권전문가와 강제실종실무그룹(WGEID)에 요청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처사는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해 북한의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한국군 포로와 납북자에 대해 완전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북한이 이행하도록 유엔이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재암 씨의 경우 북한 정권에 의해 아들 이강철 씨와 같이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져, 처형문제 특별보고관에게도 진정서가 제출됐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 이등중사로 북한군에 포로가 된 뒤 사망한 손동식 씨는 지난 2015년 한국의 국립대전현충원에 유해가 안장됐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