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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둘러싼 미중 대립…유엔총회서 진영 간 ‘세력 대결’로 확산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유엔주재 독일 대사가 6일 유엔 제3위원회에서 중국의 인권 침해 상황을 규탄하는 39개국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유엔주재 독일 대사가 6일 유엔 제3위원회에서 중국의 인권 침해 상황을 규탄하는 39개국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의 대 중국 압박 정책이 경제, 안보, 외교 등 전방위에 걸쳐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시작된 제 75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는 인권을 놓고 중국과 미국이 서로 각자 세를 규합하며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지난5일 제75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첫날 회의에서, 북한과 이란 등 26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한 성명을 대표로 발표했습니다.

[녹취: 장쥔 대사(지난5일)] “Unilateral coercive measures have an undeniable impact on human rights, as they impede the full realization of social and economic development and hinder the well-being of the population in the affected countries.”

장 대사는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가 이에 영향을 받는 국가 주민들의 복지를 저해하고 사회경제적 발전의 실현을 막는 등 인권에 부인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
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

그러자 미국을 필두로 한 39개의 서구 국가들은 하루 뒤인 6일 열린 제 3위원회 회의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과 홍콩의 상황을 지적하면서 중국이야 말로 인권 유린의 당사자라고 비판하며 중국에 인권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공동 성명을 대표로 발표한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유엔주재 독일 대사는 ‘숫자’를 늘리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39개라는 숫자는 중국에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이 신장지역의 구금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는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호이스겐 대사(6일)] “When I give you the numbers, this doesn't mean that having more numbers is a objective in itself. To have 39 countries, send a signal to China. And with this signal, we combine our demand and request that China. Close the detention camps in Xinjiang.”

미국은 이날 회의에서 공동 성명 외 별도의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독일이 발표한 공동성명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중국의 끔찍한 인권 행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 위해 다른 38개국과 함께 이번 성명에 동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장의 상황과 최근 홍콩의 사태 발전은 중국이 인권 의무와 주민들의 복지를 노골적으로 경멸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서구 국가 연합이 ‘숫자’를 들고 나오자 중국 측 진영은 같은 날 바로 더 많은 ‘숫자’로 대응하며 본격적인 세력 대결을 이어갔습니다.

파키스탄은 55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홍콩의 국가 안보 보호를 위한 중국의 법 제정은 적법한 수단으로, 이는 ‘하나의 나라, 두 개의 체제’가 꾸준하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하며 홍콩이 장기적 번영과 안정성을 누리게 해 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쿠바도 같은 날 45개국이 서명한 별도의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의 신장 정책이 테러리즘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인권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인권과 관련한 총 세 번의 공동성명에 모두 서명하며 중국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속적으로 인권 문제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은 특히 최근 한 달 새 부쩍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미 세관국경보호청은 중국 정부의 신장위구르 강제노동과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 신장지역 현지업체에서 생산하는 면화와 의류, 컴퓨터 부품 등 5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인도보류명령을 발령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외교를 통한 국제 종교 자유 수호와 발전'를 주제로 삼은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외교를 통한 국제 종교 자유 수호와 발전'를 주제로 삼은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번 명령은 중국 정부가 신장지역의 위구르족이나 다른 소수 무슬림의 인권을 침해는 것을 세계가 용납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의 대중 인권 압박은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을 때도 이어졌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지난달 30일)] “Nowhere is religious freedom under assault more than it is inside of China today. That’s because, as with all communist regimes, the Chinese Communist Party deems itself the ultimate moral authority.”

폼페오 장관은 이날 ‘외교를 통한 국제 종교 자유 향상과 방어’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서 중국 내부보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곳은 그 어디도 없다며 이는 중국이 모든 공산 정권과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궁극적인 도덕적 귄위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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