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자료 확보의 어려움 같은 북한 연구의 문제점을 위성사진 등 새로운 기술로 보완하고 있지만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민 증언과 경제자료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 융합과 분야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의 제니 타운 부국장은 12일, 대북 연구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신뢰할 수 있는 확고한 정보를 찾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위성사진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타운 부국장은 조지 워싱턴 대학이 ‘북한 연구의 출처, 방법론과 어려움’을 주제로 개최한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현장 연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위성사진이 핵∙대량살상무기 (WMD)시설과 같이 북한 내 접근이 제한된 지역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위성 사진은 탈북자의 증언과 결합돼 정치범 수용소를 더 쉽게 식별하고 채굴 등 강제 노역의 증거를 발견하는 데 쓰일 뿐 아니라, 어업권 불법 판매 등 해상에서의 대북 제재 회피 활동을 감시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위성 사진에 담긴 정보를 정확하며 의미 있고 책임 있게 해석하는 데는 많은 한계와 어려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타운 부국장] “There are obviously numerous ways in which satellite imagery can help advance the understanding of what's happening inside North Korea. But there are also numerous limitations and challenges to interpreting that data in accurate, meaningful, and responsible ways and broad implications for incomplete or overreaching analysis.”
타운 부국장은 특히 위성 사진이 문화적, 정치적 배경 정보와 맥락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한계로 제시했습니다. 일례로 북한의 일반적인 장례 문화인 매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무덤을 비슷한 크기의 북한군 포병의 갱도 진지로 잘못 분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북한이 위성 사진을 의식해 고의로 의심스러운 활동을 조작하거나 위성 감시를 피하기 위한 대응책을 세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위성 사진 사용 원칙을 수립하고 윤리적 의사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언론들도 위성 사진 이용의 중대한 파급력을 고려해 양심적이며 책임있는 보도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의 멜리사 한햄 연구원은 위성 분석이 여러 학문 분야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학제간 연구라고 지적하면서, 따라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협력해 진행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햄 연구원] “So while this type of interdisciplinary research should really be done collaboratively, it's often done competitively and secretively because you want to be first or you want to break the story first, or you want to have the most impactful outcome and so on. So, I do think there are some big structural changes that could happen.”
위성사진과 다른 분야의 자료 융합이 북한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라는 겁니다.
하지만 한햄 연구원은 북한 연구자들이 가장 영향력 있는 결과 발표 등의 목적을 위해 종종 경쟁적이며 비밀리에 위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중대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유엔 등 국제기구, 한국 경제 기관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 통계의 신뢰성에 여전히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경제 관련 자료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 보고서, 위성사진, 물가 수치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결합하는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거드 교수] “You need a theory of the case in order to make sense of this data, and you obviously need to use a variety of sources if you're going to make any sense of it, like the qualitative work, which is done by the Panel of Experts.”
해거드 교수는 또 분야 간 자료 융합의 필요성이 북한 경제 연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며, 연구자들이 탈북민의 증언 없이는 정치범 수용소, 사회기반시설 현황 등 북한 내부 실상 관련 자료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법과대학 인권프로그램의 샌드라 파히 박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 연구에서 탈북민 증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파히 박사] “I cannot stress enough how critical language is as a resource in North Korea. Many North Korean defectors say the truthful words are more powerful than nuclear weapons in North Korea.”
탈북민 인터뷰를 통해 통제된 북한 사회 내부의 정보 수집과 교환 경로 등 중요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겁니다.
파히 박사는 많은 탈북민들은 진실한 증언이 북한의 핵무기보다 더 강력한 무기라고 주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