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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 메인주 보건계 '백신 의무 반대' 기각...페이스북 채용 '미국인 차별' 벌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이 뉴욕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이 뉴욕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대법원이 코로나 백신 의무화 조처에 반발하며 메인주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채용 과정에서 미국인 노동자를 차별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됐습니다. 이어서 올해 미국 주요 기업 신규 임원 중 흑인과 여성의 비중이 늘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대법원에서 코로나 백신 의무화 조처와 관련한 결정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동부 메인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며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제기한 긴급 상고를 연방대법원이 19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메인주의 백신 의무화 조처가 계속 유지되는데요. 주 정부 차원에서 내려진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에 대해 연방대법원이 처음으로 판단한 사례여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주 정부의 손을 들어준 이유, 어떻게 밝혔습니까?

기자) 스티븐 브라이어 연방대법관은 긴급 상고를 기각하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원고가 소송을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긴 했는데요. 메인주는 백신 접종 의무화를 오는 29일 시행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해당 사안이 어떻게 연방대법원에까지 올라가게 된 걸까요?

기자) 메인주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보건 종사자 2천 명을 대리하는 보수단체 ‘리버티 카운슬(Liberty Counsel)’이 주 정부의 ‘보건 종사자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민주당 소속인 재닛 밀스 주지사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진행자) 보건 종사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종교적인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원고들은 밀스 주지사가 보건 종사자와 요양 시설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종교적인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하급 법원에서는 어떤 결정이 나왔었나요?

진행자) 연방 지방 법원은 지난 13일, 백신 의무 접종 반대자들의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정기적인 백신 검사만으로는 델타 변이의 확산을 막기에 충분치 않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는데요. 또 주 정부의 명령은 자유로운 종교활동에 배치되지 않는다며 메인주 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후 연방 항소법원에 긴급 상고가 빗발쳤고요. 연방대법원에까지 오르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메인주 백신 의무화 관련 소송이 이게 다가 아니라고요?

기자) 네. 보스턴 소재 제1 연방 항소법원은 긴급 항소에 관한 결정을 빠르게 내리면서, 추가적인 논쟁에 대해서도 신속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메인주의 백신 의무화가 시행에 들어가기 전에 또 다른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백신 의무화가 29일에 시행된다면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는데, 보건, 의료 분야 종사자들이 만약 백신을 맞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백신을 맞지 않으면 직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메인주 보건 종사자들은 9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부분은 백신 접종에 동의하고 있지만, 이미 퇴사를 선택한 의료계 종사자도 수십 명에 달합니다. 메인주 루이스톤의 ‘센트럴 메인 의료센터’는 이미 “심각한 의료진 부족”
을 이유로 입원 등록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연방대법원에서 이렇게 백신 의무화와 관련한 결정을 내린 게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연방대법원은 이달 초 뉴욕시 공립학교 교사들이 제기한 긴급 상고도 기각한 바 있습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뉴욕시 공립학교 교사 몇 명이 시 당국의 공립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백신 의무화 명령을 막아달라고 제출한 긴급 청원을 기각했습니다. 또 앞서 지난 8월에는 인디애나 대학교 일부 학생이 학교의 백신 의무화 시행을 막아달라고 연방대법원에 긴급 청원을 했지만, 당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역시 이를 기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백신 의무화의 합법성에 대해 결정을 내린 건 아니지만, 그동안 나온 결정을 보면 법원은 백신 의무화 조처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이번에 메인주 정부를 상대로 한 상고에서도 주 정부의 결정을 손을 들어주면서, 앞으로 지역 정부 차원의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둘러싼 각종 법적 분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백신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이렇게 관련 소송이 쏟아지고 있는데, 연방 정부 공무원들의 백신 의무 접종 기한도 다가온다고요?

기자) 네. 앞서 지난 9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직원들과 계약직 직원 그리고 군인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는데요. 백신 접종을 11월 22일까지 완전히 마쳐야 합니다. 이제 한 달 정도 남은 건데요. 따라서 정부 기관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한 내에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권고하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 직원이 기한 내에 백신을 맞지 않으면,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에 떠있는 페이스북 로고. (자료사진)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에 떠있는 페이스북 로고.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거액의 벌금을 내게 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페이스북이 채용 과정에서 미국인 근로자를 차별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됐습니다. 미 연방 법무부는 페이스북이 약 1천43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가운데 475만 달러는 벌금으로 정부에 납부하며, 950만 달러는 잠재적 피해자들을 위해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많은 벌금을 물게 된 겁니까?

기자) 법무부는 페이스북이 임시 비자를 가진 외국인 노동자를 선호해 미국인 노동자를 ‘지속적으로배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인 노동자에는 미국 시민권자는 물론 난민 또는 망명자들 그리고 합법적인 영주권자도 포함된다는 설명인데요. 법무부는페이스북이 최소한 지난2018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2천 600개 이상의 일자리에 대해 미국인 직원의 채용을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법무부가 페이스북과 합의를 보게 된 계기도 있을 텐데요?

기자)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법무부가 페이스북이 미국인 고용을 차별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법무부는 페이스북이 전문직 취업비자(H-1B) 등 특정 비자를 가진 외국인을 채용하기 위해 별도의 절차를 만들고 또 이들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소송의 이유를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법무부는 페이스북이 벌금을 내는 거로 최종 합의를 본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벌금 외에 페이스북은직원들을 대상으로 차별금지 교육을 해야 하고요. 기술 전문직 채용을 위해 더 광범위한 구인에 나서는 한편, 연방 노동부에 지속적인 감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아무리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이라도 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가차 없네요.

기자) 맞습니다. 법무부에 크리스틴 클라크 차관보는
“페이스북은 법 위에 있지 않고, 고용에서의 차별을 금지한 인권법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합의금은 법무부 내 시민권익부 35년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 측에서는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페이스북은 이메일 성명에서 “우리는 ‘영구 노동인증(PERM)’ 절차에 있어 연방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믿고 있다”며 “소송을 마무리 짓기 위해 합의에 도달했고, 노동인증 프로그램을 이행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동인증 프로그램이란 외국 근로자들이 미국에서 영구적으로 근무하는 것을 승인하는 것으로, 해당 업무를 하는 데 있어 자국의 노동자 인력이 부족하다는 사실과 외국 근로자의 고용이 자국 노동자의 임금과 작업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음을 인증해야 합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이번 소송에는 합의를 봤지만, 정부와 또 다른 소송도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네. 페이스북은 현재 반독점 소송을 정부와 진행 중인데요. 페이스북 등 IT 대기업의 독점 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 움직임도 미 연방 의회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또 최근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유해하다는 보고서를 알고도 이를 은폐해왔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나오는 등 현재 회사 안팎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연설 57주년을 맞아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깃발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워싱턴 행진 연설 57주년을 맞아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깃발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500대 기업의 임원 중 흑인과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의 기업 경영진 리서치 업체인 ‘스펜서 스튜어트’는 매년 S&P 500 상장 기업 임원진의 성별과 인종 등 다양성 수치를 조사해 ‘이사회 지수(U.S. Spencer Stuart Board Index)’를 발표하는데요. 이 업체가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0개 기업이 올해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는 456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72%가 여성 또는 소수인종 출신의 남성으로, 이는 지난해 집계된 수치인 59%보다 10%P 이상 높게 나왔습니다. 여성을 제외한 소수인종 출신 남성 비율만 보면 29%입니다.

진행자)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소수인종 출신 남성 임원 부분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소수인종 출신 남성 신규 사외이사 가운데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33%를 기록한 흑인 남성입니다. 지난해 집계된 11%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증가한 건데요. 지난 2008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라틴계와 아시아인 남성 비율인 7%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신규 사외이사 말고 전체 이사 가운데 흑인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흑인 남성은 해당 부문에서도 역시 가장 높습니다. S&P 500 상장 전체 기업 가운데 11%가 흑인 남성입니다. ‘스펜서 스튜어트’는 이번에 나타난 전체 임원 가운데 흑인 남성의 비중은 전체 미국 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13%에 근접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특히 흑인 남성 임원이 증가하는 것은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이번 조사를 이끈 ‘스펜서 스튜어트’의 줄리 다음 씨는 매우 의도적인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후에 전개된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이후 기업들의 흑인 임원 임명이 늘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렇다면 여성 임원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바로 여성 임원의 비중인데요. 이번 발표에 따르면 S&P 500 기업 전체 이사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입니다.

진행자) 이는 과거에 비해서 늘어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28%보다 2%P 늘어난 수치이고요. 10년 전인 16%에 비해서는 거의 2배 늘어났습니다. ‘스펜서 스튜어트’는 올해 집계된 여성 이사 비중은 역대 가장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S&P500 기업 이사회 가운데 여성 이사의 진출 수준은 어떤가요?

기자) 500대 기업 이사회의 평균 인원은 10.8명인데요. 이 가운데 96%는 여성 이사가 2명 이상이고요. 여성 이사가 3명 이상인 이사회는 72%입니다. 다만, 사외이사 의장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8%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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