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다음 달 1일 백악관에서 만나 국가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경찰관들이 흑인 운전자를 집단 구타해 숨지게 한 사건 영상이 공개된 뒤, 주말 사이 미국 곳곳에서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그동안 '하늘의 여왕'으로 불렸던 보잉 747 여객기 생산이 중단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대통령과 하원의장 회담 계획이 잡혔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이 2월 1일 백악관에서 만납니다. 국가 부채 한도 상향 등의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 이번 만남의 주요 목적인데요. 두 사람의 대면 만남은 매카시 의장 선출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국가 부채 한도 문제를 논의한다고 했는데, 현재 미국의 상황은 어떻죠?
기자) 네, 이미 지난달 정부의 총부채가 의회가 정한 상한선에 도달했습니다. 현재 재무부는 국가의 채무 불이행, 즉 '디폴트' 사태를 막기 위해서 '특별 조치'를 가동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이고 매카시 의장은 공화당 소속이지 않습니까? 국가 부채 한도 상향 문제에 대한 두 당의 접근 방식이 다른데요. 1일 회담에 대해 양측이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매카시 의장은 29일 'CBS'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 지출 삭감과 관련해) 어떠한 논의도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채 한도를 상향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지출을 통제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방안을 찾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참모들이 다른 말을 하려고 하지만, 나는 대통령이 이에 관해 함께 합의할 의지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매카시 의장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백악관은 두 사람이 다양한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매카시 의장에게 그동안 역사상 모든 상·하원 지도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국가 부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헌법적 책무를 다할 의지가 있지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의 경제 안보가 볼모로 잡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이 강조하는 것은 정부 지출 규모의 축소가 핵심이죠?
기자) 맞습니다. 정부의 지출 규모가 너무 방만해져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인데요. 지난 2022 회계연도의 예산 수준으로 8%의 예산 지출 삭감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백악관은 국가 부채 한도 상향을 위해서 정책을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왔는데요. 특히 지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의회에서 세 차례에 걸친 부채 한도 인상이 있었다면서, 조건 없이 한도 인상을 통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다른 만큼, 대통령과 하원의장의 논의가 별다른 소득이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도 국가 채무 불이행의 위험은 인지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방송에서 "채무 불이행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정부의 지출 규모 대상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회보장제도와 노인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지출 삭감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또, "우리는 단지 돈을 찍어내서는 안 되고 우리 예산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국가 부채 한도 상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의 부채 한도는 어느 정도 규모죠?
기자) 31조4천억 달러입니다. 부채 한도란 쉽게 얘기해서 국가의 빚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를 법으로 정해 놓은 건데요. 이를 위해선 국가의 빚이 왜 발생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여러 정책 시행을 위해서 각종 지출을 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이 자금은 세금을 비롯한 정부 재정으로 충당합니다. 통상 정부로 들어오는 수입보다 지출이 더 커서 미국 정부는 매년 막대한 재정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국채 발행 등의 수단을 통해서 이 적자를 메웁니다. 하지만 무한정 돈을 빌릴 수는 없기 때문에 의회에서 그 제한을 두는 건데요. 이 제한이 바로 부채 한도입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를 법으로 정하는 것은 언제부터 시행된 거죠?
기자) 지난 1917년, 의회가 정부의 부채 한도를 정하는 제도가 시행됐습니다. 지난 1960년 이후 부채 한도는 78회 인상됐습니다.
진행자) 앞서 지난달 이미 이 한도에 도달했다며 재무부가 특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어떤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각종 정부 펀드의 투자나 신규 판매, 정부 기관 간의 부채 이동 등이 중단되고요. 연방 공무원들의 연금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도 일시적으로 중단됩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을 조금 벌 수 있을 뿐인데요. 이런 조치도 오는 6월까지만 그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때까지 부채 한도 상향이 이뤄지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말 그대로 국가가 빚을 갚을 수 없는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신규 채권 발행을 할 수 없고요. 모든 지출은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우선적으로는 부채 상황에 투입되면서 국민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진행자)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이런 위험을 계속해서 경고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옐런 장관은 지난달 의회에 서한을 보내 법정 부채 한도에 곧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의회가 즉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는데요. 이러한 촉구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채 한도에 도달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최근 아프리카 방문 마지막 일정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 당시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를 하며 부채 한도에 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옐런 장관은 인터뷰에서 국가 채무 불이행 사태에 빠지면 금융 위기를 겪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경기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실제로 채무 불이행 위기에 빠진 적이 있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지난 2011년이었는데요. 당시 정부 자금 소진을 코앞에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당시 신용평가사 S&P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리면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안겼는데요.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부채 한도 상향 논의가 해결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 또다시 충격을 안겨주게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주말 사이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흑인 운전자가 경찰관들에게 집단으로 구타당한 후 숨진 사건이 벌어졌는데요. 당시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에 격분한 사람들이 주말 동안 시위를 벌인 겁니다.
진행자) 먼저 흑인 운전자 구타 사망 사건이 경위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사건은 지난 7일에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발생했습니다. 타이리 니콜스라는 29세 흑인 남성이 운전을 난폭하게 한다면서 경찰이 불러 세웠는데요. 당시 경찰은 니콜스 씨를 강압적인 태도로 차에서 끌어 내렸고, 니콜스 씨는 이에 도망치려고 시도했습니다. 경찰관들은 곧바로 니콜스 씨를 붙잡았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는데요. 니콜스 씨는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사흘 만에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경찰관들의 집단 폭행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언제 공개됐나요?
기자) 멤피스 경찰은 해당 영상을 지난 27일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에는 흑인 경찰관 5명이 니콜스 씨를 구타하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경관들은 바닥에 엎드린 니콜스 씨를 발로 여러 차례 걷어차는가 하면 주먹을 휘두르기도 하고, 심지어 진압봉을 사용해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 어디서 벌어졌나요?
기자)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지난 29일 대규모 시위대가 집결했습니다. 이들은 '타이리를 위한 정의를!'과 같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도시 곳곳을 행진했고요. 경찰에 항의하는 의미로 밀워키 경찰서 앞에서 행진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오클랜드와 뉴욕, 애틀랜타, 보스턴,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도시에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주말 사이 이어졌습니다. '반경찰테러프로젝트(Anti Police terror project)'는 성명에서 "타이리를 위한 정의를 요구한다" 며 경찰의 "끔찍한 법 집행 퇴출"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니콜스 씨를 때려서 숨지게 한 가해 경찰관들은 어떻게 됐나요?
기자) 모두 직위 해제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에 가담한 5명의 흑인 경찰은 모두 2급 살인, 가중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요. 이들 모두 투옥됐습니다.
진행자) 숨진 니콜스 씨의 부모가 다음 달에 있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 자리에 초대받았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터넷 뉴스 매체 '악시오스'는 미 의회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코커스'가 니콜스 씨의 부모를 다음 달 7일에 의회에서 있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연설 자리에 초청했다고 전했는데요. 부모가 이 초청을 수락한 겁니다. 블랙코커스의 스티븐 호스포드 의장은 니콜스 측 부모와 대화했다며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우리가 그들과 함께하며, 지금 이 순간 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묻기 위해" 이들을 초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 모두 이번 구타 사망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상이 공개된 날(27일) 성명을 발표해 "우리의 형사 사법 제도가 모두를 위한 공정한 정의, 평등한 대우, 존엄성에 부응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진정한, 그리고 지속적인 변화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행동할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해당 영상이 공개된 뒤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이 아주 끔찍한 일이었다면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으로 항공기 관련 소식 볼까요?
기자) 네, 바로 '하늘의 여왕'이라고 불린 보잉사의 747 여객기 소식인데요. 보잉 747 기종이 31일, 미국의 화물 항공사인 애틀라스 에어에 인도되는 것을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됩니다.
진행자) 747 여객기는 항공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죠?
기자) 맞습니다. 보잉 747 여객기는 세계에서 최초의 양산형 광동체 항공기(Wide-body)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기내에 통로가 1열이 아니라 2열이 있다는 거죠. 기존에는 1개의 통로를 두고 양옆에 좌석이 2열로 있었다면, 747 여객기는 2개 열의 통로를 두고 좌석이 총 3열로 구성됐습니다. 그만큼 더 많은 승객이 탑승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승객이 탑승하게 된 거죠?
기자) 기존 여객기가 실어 나를 수 있는 승객수가 2배나 늘어 350석에서 400석까지의 좌석이 마련됐습니다. 워낙 대량 수송이 가능하다 보니, 이 여객기가 나온 이후 공항의 설계까지 바뀌게 되었습니다. 보잉 747 항공기는 에어버스 380이 나오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로 말 그대로 '하늘 위의 여왕'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사용되는 모델이 바로, 이 보잉 747 항공기입니다.
진행자) 자, 그럼 보잉 747 항공기의 역사를 되돌아볼까요?
기자) 네, 이 여객기는 지난 1960년대에 설계됐습니다. 여행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이에 맞춘 여객기가 필요했기 때문인데요. 당시 ‘팬아메리칸월드 항공(팬암)’사의 창업자인 후안 트립 씨가 좌석 수를 늘려 비용을 절감시키고자 했고, 이를 보잉사에 의뢰했습니다. 보잉사는 이 설계를 전설적인 엔지니어인 조 서터 씨에게 맡겼는데요. 28개월 만에 보잉 747이 개발됐습니다.
진행자) 첫 비행은 언제부터 시작됐죠?
기자) 보잉 747기는 미 연방항공청으로부터 지난 1969년 12월 상업 항공기로 사용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고요. 첫 비행은 1970년 1월에 시작됐습니다. 보잉 747 항공기는 1970년대 석유파동 위기를 지나고 1980년대경 새로운 엔진과 소재 등의 개발이 이뤄지면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운송에 최적화된 기종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됐습니다. 항공 역사가 맥스 킹슬리존스 씨는 보잉 747 항공기를 가리켜 대중을 위한 항공기였다며 대중 시장으로 갈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모델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비용 절감 문제 때문입니다. 보잉 747기는 4개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기술 발전으로 2개 엔진, 즉 트윈 엔진으로도 비행이 충분해졌습니다. 트윈 엔진으로 같은 거리를 운항하면서 같은 수의 승객을 실어 나르는 데 있어서 비용이 더 적게 들기 때문에 엔진 4개를 사용하는 보잉 747기가 경제성 측면에서 불리해진 겁니다. 데이비스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보잉 747은 "현대 산업 시대의 경이 가운데 하나였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경이의 시대가 아닌 경제의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보잉 747을 대체할 차기 모델은 어떤 항공기인가요?
기자) 보잉 777X 가 이를 대체할 항공기인데요. 보잉사 설명에 따르면 보잉 777X는 경쟁 기종보다 연료를 10% 더 적게 사용하고 운항 비용도 10% 더 낮은 최고 효율의 항공기인데요. 하지만 빨라야 오는 2025년에 운항이 가능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