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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장관, 9·11테러 주모자 유죄 협상 철회


9·11 테러 용의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가 지난 2008년 관타나모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는 모습을 담은 스케치
9·11 테러 용의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가 지난 2008년 관타나모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는 모습을 담은 스케치

미국 정부가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주모자들에 대한 유죄 협상을 이틀 만에 철회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일 9·11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수감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와 공범 왈리드 반 아타쉬, 무스타파 알하우사위 등 3명이 미국 국방부와 타결한 유죄 협상을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7월 31일 모하메드 등 3명은 사형 대신 무기징역형을 받는 조건으로 공소장에 적시된 모든 혐의를 인정하기로 미 국방부와 합의했었습니다.

이에 일부 테러 유가족과 공화당 정치인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관타나모 전쟁 법원을 감독하는 수전 에스칼리에 감독관의 권한을 회수한 뒤 자신의 책임으로 합의를 취소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에스칼리에 감독관 앞으로 보낸 메모에서 피고인과의 재판 전 합의에 관여하는 일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그런 결정은 자신의 소관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한 모하메드는 9·11 테러에서 여객기를 납치해 건물에 돌진하는 방안을 구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모하메드는 1996년 테러단체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에게 해당 계획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하메드와 공범 2명은 2003년에 체포됐지만,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들을 심문하는 과정에 물고문 등 불법적인 수단을 썼다는 논란으로 인해 사전 심리 절차만 약 10년이 걸렸습니다.

모하메드 측은 CIA가 고문으로 확보한 진술을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9·11 테러는 2001년 9월 11일 항공기 납치 동시다발 자살테러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워싱턴 D.C. 국방부 청사 등이 공격받은 사건입니다.

이로 인해 약 3천 명이 사망하고 약 6천 명이 다쳤습니다.

앞서 모하메드와 공범들에 대한 유죄 협상 소식이 전해지자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해당 합의는 9·11 테러 유족들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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