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1년간 정부 부채 한도를 1조5천억 달러 상향하는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는 정부 예산안을 공개했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경구용 낙태약 승인 취소 결정에 대한 효력 정지 명령을 한시적으로 연장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발사한 우주선이 시험비행에 나섰지만, 공중에서 폭발하며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국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측의 연방정부 예산안이 공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19일 공화당의 정부 예산안을 공개했습니다. 예산안은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1년 동안 1조 5천억 달러 상향할 것을 제안하는데요. 하지만, 정부의 대규모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해당 제안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이 공개한 예산안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네, 매카시 의장이 내놓은 예산안 명칭은 ‘2023년 제한·절감·성장법안(Limit, Save, Grow Act of 2023)’인데요. 정부의 재량 지출을 제한하고, 사용하지 않은 코로나 팬데믹 관련 자금을 회수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방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 이행을 막고 국세청(IRS)에 배정된 세무조사 관련 예산 일부를 삭감함으로써 향후 10년간 4조 5천억 달러의 정부 지출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예산안에는 또 향후 정부 예산 증가율을 1%로 제한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정부 지출을 줄이는 조건으로 정부 부채 한도는 1년간 상향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이번에 내놓은 예산안은 31조4천억 달러 규모의 정부 부채 한도 인상을 둘러싼 협상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또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책임 있는 부채 한도 증액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내놓았으니, 그들에게 더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선택할 수 있다"며 귀를 닫고 협상을 거부하다가는 미국 역사상 첫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부채 상향과 관련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조건 없는 부채한도 승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채한도 증액 합의를 위해 정부 지출을 줄일 수는 없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공화당은 방만한 정부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정부 부채 한도 증액은 없다는 입장이었고요. 이번에 공개된 예산안 내용을 보면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 중인 여러 주요 정책에 대한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예산안은 언제 처리될까요?
기자) 매카시 의장은 언제 예산안을 표결에 부칠지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예산안이 공화당 내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는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만약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는 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이 내놓은 예산안에 대해 백악관은 반응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매카시 의장이 의회의 의무인 부채 한도 설정을 두고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이날(19) 메릴랜드주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 훈련 센터에서 연설하면서, "의회의 MAGA 공화당원들은 우리가 그들의 ‘정신 나간 생각(wacko notions)’에 동의하지 않으면, 230년 동안 누적된 국가 부채를 불이행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MAGA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줄임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MAGA 공화당원이라고 부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 증액안을 통과시키면, 정부 지출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부 부채 한도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의 총부채는 의회가 정한 상한선인 31조4천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고요. 재무부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특별 조치를 통해 6월 초 정도까지는 정부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이때까지 부채 한도 협상을 보지 못하면 미국은 채무 불이행, 즉 국가부도 사태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국가부채 위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타격 받은 일이 실제로 있었죠?
기자) 네, 지난 2011년 바락 오바마 행정부 때도 부채 한도 증액 법안 처리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다행히 정부 자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 시일을 이틀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는데요. 향후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대가로 공화당이 정부 부채 상향에 동의했던 겁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S&P는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렸고요. 이로 인해 증시 급락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경구용 낙태약에 대한 새로운 결정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19일 경구용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접근을 연장했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텍사스주 연방 지방법원이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취소한 데 대해 19일까지 판결 집행을 일시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렸었는데요. 그 기간을 21일까지로 연장한 겁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이 어떻게 나오게 된 건지 과정을 살펴볼까요?
기자) 해당 소송은 지난해 11월, 낙태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미 식품의약국(FDA)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FDA가 지난 2000년, 미페프리스톤 사용을 승인할 때 약품의 안전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 텍사스주 연방 지방법원의 매튜 캐스머릭 판사는 낙태 반대 단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FDA의 사용 승인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해서 지금 이 사안을 대법원이 다루고 있는 겁니까?
기자) 법무부가 14일 연방 대법원에 긴급 개입을 요청했습니다. 엘리자베스 프렐로거 법무부 송무담당 차관은 텍사스주 연방법원의 판결은 “이미 FDA가 승인한 미페프리스톤 사용 조건을 유예시킴으로써 규제 혼란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새뮤얼 얼리토 연방 대법관은 14일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텍사스주 연방법원의 승인 취소 결정을 일시 정지시키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14일에 나온 명령도 한시적인 조치였죠?
기자) 맞습니다. 하급심의 판결을 검토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19일까지 일시 정지 명령을 내렸던 건데요. 다시 21일까지 결정을 내리겠다는 얼리토 대법관의 명령서가 또 나온 겁니다.
진행자) 최근 미페프리스톤이 논란의 중심이거든요? 이게 어떤 약입니까?
기자) 임신 10주까지 시술을 통하지 않고 낙태를 할 수 있는 경구용 낙태약입니다. 미페프리스톤은 지난 2000년 FDA의 승인을 받았고요. 이후 우편으로 약을 수령할 수 있는 등 최근 몇 년간 미페프리스톤 사용 조건이 완화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대법원이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고 각 주가 자체적으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게 한 이후 이 미페프리스톤을 둘러싼 법정 공방도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텍사스주 법원의 결정에 대해 항소법원에서도 결정이 나왔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텍사스주 법원 결정에 대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페프리스톤 제약사인 ‘단코연구소’가 즉각 항소했고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제5연방 항소법원은 지난 12일,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은 미페프리스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다만, 원래 임신 10주까지 사용 가능하던 기간을 임신 7주로 축소하고, 원래 우편으로 받을 수 있는 약을 직접 의사를 만나야만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제한을 뒀습니다.
진행자) 한편, 텍사스주 결정과는 상반되는 법원의 결정도 나왔다고요?
기자) 지난 7일, 워싱턴주 지방법원의 토스 라이스 판사는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FDA의 사용 승인 결정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해당 법원의 판결은 소송을 제기한 워싱턴 D.C.를 포함한 17개 주에 적용되는데요. 이처럼 법원에서 엇갈리는 판결이 나오면서 미페프리스톤을 둘러싼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우주기업의 우주선 시험비행과 관련한 내용이군요?
기자) 네,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가 20일, 새 우주선 시험비행에 나섰지만, 궤도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기업인데요. 이날(20일) 달과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도전했지만,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험비행 시작부터 실패까지의 진행 과정 살펴볼까요?
기자) 네, 스페이스X는 이날(20일) 오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에 있는 우주발사 시설인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습니다. 관제실의 카운트다운에 맞춰서 우주선이 이륙했고요. 하단 로켓에서 큰불을 내뿜으면서 우주선이 하늘로 솟아올랐습니다. 하지만 비행 약 4분이 지나면서 상단에 있는 스타십이 하단 로켓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았고,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공중에서 폭발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주선은 폭발 전, 최고 고도 39km까지 올라갔습니다. 폭발 잔해는 멕시코만에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험비행 실패의 원인은 밝혀졌나요?
기자) 'AP' 통신은 우주선 발사 장면에서 33개의 메인 엔진 가운데 일부 엔진이 점화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스페이스X 측은 얼마나 많은 엔진이 점화에 실패했는지 등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계획대로라면 스타십이 어떤 비행을 해야 했나요?
기자) 네,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면 스타십이 하단 로켓으로부터 분리 후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한 뒤에 약 90분 동안의 비행을 마친 뒤,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하와이 근처 태평양으로 떨어져야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사된 우주선의 제원과 그 목표에 관해서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기자) 네, 이 우주선은 두 단계로 이뤄져 있습니다. 상단은 궤도 비행에 나서는 우주선인 스타십이 있고요. 하단은 우주로 발사하는 추진 로켓 역할을 하는 '슈퍼헤비' 로켓입니다. '스타십'과 '수퍼헤비'가 결합했을 때 총길이는 120m에 이릅니다. 그리고 '슈퍼 헤비' 로켓 자체만으로도 69m로 역대 로켓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추진력은 1천700만 파운드에 달합니다. 스페이스X는 우주선에 사람과 화물을 싣고 달로 보내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화성으로 실어 나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우주선 시험비행이 실패로 끝났지만,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시험비행을 언급하며 "몇 달 안에 있을 다음 시험비행을 위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빌 넬슨 국장 역시 트위터에 스타십의 첫 시험비행을 축한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역사상 모든 위대한 업적은 일정의 계산된 위험을 요구했다"며, “큰 위험은 큰 보상을 가져온다”고 말했습니다.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 존 인스프러커 씨는 이날(20일) 시험비행 중계에 나섰는데, 이날 비행은 다음 추가 시험비행을 위한 중요한 데이터를 많이 제공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에서는 우주 탐사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의 1단계가 지난해 성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에는 달 탐사에 나설 승무원 4명이 발표되기도 했고요. NASA는 이르면 오는 2025년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달 탐사에 스페이스X의 스타십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