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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부채한도 합의안 공화당 강경파 반발...바이든 "민주주의 수호 대가 잊지 말아야"


워싱턴 D.C.에 있는 미 의사당 (자료사진)
워싱턴 D.C.에 있는 미 의사당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됐지만, 일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의회 표결까지 험로가 예상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치른 대가를 잊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인공지능을 통해 만들어진 가짜 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돼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됐지만, 합의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8일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하면서 미국의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사태는 가까스로 피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강경파의 반발이 여전해 의회 통과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는데요. 특히 공화당 내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큽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부채한도 합의안이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위해 책상에 오르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더 남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31일 하원 전체 회의 표결을 앞두고 먼저 30일 오후에 하원 운영위원회가 합의안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보통 운영위원회는 하원 지도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올해는 좀 다릅니다. 매카시 의장이 하원 의장이 되기 위해 강경파 의원들의 지지를 얻는 조건으로 강경 보수 의원들을 운영위원회에 포함시켰는데, 이 운영위원회 소속 강경파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들 의원이 왜 반대하는지 입장을 들어 볼까요?

기자) 네, 운영위원회 소속인 칩 로이 의원은 트위터에 이번 합의안은 “좋은 거래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2년 동안의 (정부) 지출 동결과 실질적인 정책 개혁이 없는 것”에 대해 4조 달러의 부채 한도를 늘리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고요. 또 랠프 노먼 의원은 “이번 협상은 미친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정부 지출 삭감 없이 4조 달러의 부채한도를 늘리는 것은 우리가 동의했던 것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은 합의안 통과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매카시 의장은 29일 기자들에게 합의안 통과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하원 의석은 222대 213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인데요. 법안이 통과하기 위해선 과반 의석의 표가 필요합니다. 매카시 의장은 현재 내부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상원에서는 마이크 리 의원이 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원은 51대 49, 근소한 차이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원에서도 메모리얼데이 연휴 후 의원들이 복귀하는 대로 논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대선 출마를 밝힌 공화당 경선 후보도 이번 합의안에 생각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합의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이 있기 전에 미국은 파산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합의 후에도 미국은 계속 파산을 향해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가 우리나라를 좀 더 나은 상황에 놓기에 매우 미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같은 공화당 내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부채한도 협상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적잖이 나오고 있는데, 민주당 쪽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기자들에게 의원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면서 “투표가 언제 시작되는지 볼 것”이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당의 일부 진보 의원이 반대할지 모르지만,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도 합의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보 성향의 라울 그리잘바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리잘바 의원은 특히 부채한도 협상 조건으로 일부 에너지 사업 승인 과정을 신속하게 변경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의 합의를 이룬 부채한도 상향 법안에 에너지 관련 규정 외에 또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까?

기자) 총 99페이지에 달하는 법안은 오는 2025년 1월 1일까지 부채한도 적용을 유예하고 대신, 2024 회계연도에는 비국방 분야의 정부 지출 동결, 이듬해인 2025년에는 전체 정부 예산을 최대 1%만 증액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 팬데믹 관련 미집행 예산을 환수하고요. 푸드스탬프라고 불리는 정부의 식품 보조 프로그램, ‘스냅(SNAP)’ 수혜자에 대한 근로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진행자) 채무불이행 사태를 막으려면 이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하는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연방 재무부는 앞서 정부의 현금이 소진되는 시한을 6월 1일로 제시했다가 나흘 연장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주 의회에 서한을 보내 “6월 5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의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할 만큼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정부 부채 규모가 얼마나되죠?

기자) 올해 1월에 상한선인 약 31조 4천억 달러에 도달했고요. 재무부는 ‘특별 조치’를 통해 채무불이행 사태를 막아왔습니다. 부채한도 합의 타결 소식에 금융 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만약 합의안이 의회 통과에 실패해 디폴트 사태가 벌어질 경우 전 세계 금융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9일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무명용사 묘에 헌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9일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무명용사 묘에 헌화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은 전쟁터에서 숨진 미군의 희생과 정신을 기리는 메모리얼데이인데요. 미국 전역에서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추념 행사가 열립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29일) 헌화 후 연설도 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군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필요하다면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며 “군인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치렀던 대가를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가 많은 의무를 갖고 있지만 특히 해외에서 전사해 돌아오지 못한 군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개인 가족사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 보의 8년 전 죽음을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군에서 희생된 군인들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 씨는 지난 2015년 46세의 나이에 뇌종양으로 숨을 거뒀는데요. 보 바이든 씨는 주 방위군 소속으로 지난 2008년 이라크전에 참전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종종 보 바이든 씨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아들이 이라크에서 복무하던 시절 발생한 폭발로 인해 공기 중 유해 물질을 흡입했고 이 때문에 교모세포종이라는 뇌종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메모리얼데이가 군인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여름철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국립묘지를 비롯한 관련 행사장은 엄숙한 분위기이지만, 많은 미국인이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바비큐를 해 먹고 해변 등지로 여행하면서 여름의 시작을 알립니다.

진행자)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기점으로 해서 여행객들도 부쩍 늘어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메모리얼데이 주말에 4천2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여행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전년도에 비해 7% 증가한 수치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조처가 올해 완전히 풀리면서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건데요. AAA는 특히 항공 여행 예약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항공기 결항 사태가 자주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고 메모리얼데이 연휴가 “항공 교통 시스템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작년 메모리얼데이 주말에는 수천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됐지만, 올해는 대체로 큰 혼란 없이 여행객들이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AAA 측은 “인플레이션(고물가)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인이 여행을 계획하고 더 일찍 예약하고 있다”며 “이번 여름 여행 시즌은 특히 항공 여행의 경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인공지능을 통해 가짜 이미지로 제작된 모습.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인공지능을 통해 가짜 이미지로 제작된 모습.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내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에선 후보 출마 공식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인공지능을 통한 가짜 정보가 대선과 관련해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최근엔 인공지능을 이용한 '가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이 가짜인지 혹은 진짜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영상이 올라왔죠? 예를 좀 볼까요?

기자) 먼저,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본떠서 만든 가짜 영상이 있습니다. 이 가짜 영상에서 인공지능에 의해 만들어진 클린턴 전 장관은 "나는 실제로 론 디샌티스를 많이 좋아한다"며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데요. 그러면서 "그는 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사람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가짜로 만들어진 영상인지 모른다면, 유권자들은 전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겁니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랜스젠더를 공격하는 연설을 한 것처럼 조작된 영상이 만들어져 유포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이런 가짜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 'CNN' 방송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는데요. CNN 방송 진행자의 모습에 딥페이크 기술로 입힌 목소리를 입힌 가짜 영상이 만들어졌습니다. 타운홀 미팅을 마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관중이 환호를 보내는 중에 진행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송을 찢어놨다고 말하는 영상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이 가짜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진행자) 예전부터 주요 선거를 앞두고 가짜 정보가 퍼졌는데, 최근엔 발전된 기술로 이런 가짜 정보가 더 정교해졌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소위 말하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위조 영상을 포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쉽고 저렴해졌기 때문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란 것은 쉽게 말해서 인공지능에 특정 입력값을 주고 원하는 것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이에 맞춰서 결과를 만들어 주는 건데요. 최근 유명세를 탄 ‘챗GPT’가 바로 이런 인공지능입니다. 가령, 시 혹은 에세이를 써달라고 하면 이에 맞춰 시나 에세이를 써 주는 거죠. 그리고 '미드저니'라는 생성형 인공지능은 입력값을 넣으면 그에 맞춰서 이미지를 제작해 냅니다. 이런 기술로 ‘딥페이크’ 영상이나 음성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어떤 우려를 하고 있죠?

기자) '브루킹스연구소'의 대럴 웨스트 선임 연구원은 "유권자들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나 바이든의 지지자가 상대편을 안 좋게 보이게 하도록 이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인공지능으로 위조된 이런 가짜 영상이나 음성이 얼마나 많이 만들어져서 퍼지고 있나요?

기자)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올해는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져 온라인에 올라온 가짜 영상은 세 배 더, 그리고 가짜 음성은 여덟 배나 더 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올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될 가짜 영상과 음성은 5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최근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비영리기구 '인공지능안전센터(Center for AI Safety)'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서한을 공개했는데요. 이 서한에는 챗 GPT를 출시한 '오픈 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제기하는 위험을 완화하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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