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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부동산 구매 제한' 플로리다주 피소...트럼프 형사재판, 경선 한창 내년 3월 열려


론 드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자료사진)
론 드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외국 국적자의 부동산 구매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한 플로리다주가 주에 거주하는 중국인들로부터 소송을 당했습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대선 경선이 한창인 내년 3월에 열립니다. 뉴욕시가 몰려드는 이주자로 인해 노숙자에게 쉼터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규정을 유예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미 남동부 플로리다주로 가보겠습니다. 플로리다주가 이민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 조만간 미국 시민이 아닌 사람의 부동산 구입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새로운 법이 시행에 들어가는데요.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중국인 4명과 부동산 중개업체 한 곳이 해당 법에 이의를 제기하며 23일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뭐라고 하면서 소송을 제기한 겁니까?

기자) 미국 최대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중국인들을 대리해 23일 법원에 소장을 냈는데요. ACLU는 최근 론 드샌티스 주지사가 서명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플로리다주 법 SB 264는 미국 헌법상 원고들에게 보장된 동등한 보호와 적법한 절차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해당 법은 “중국인을 중국 정부의 행동과 불공정하게 동일시 한다”고 지적하며 “중국인이 플로리다주 부동산을 구매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의 새로운 법이 어떤 내용이기에 이렇게 소송까지 가게 된 걸까요?

기자) 해당 법은 중국을 비롯해 쿠바와 베네수엘라, 시리아, 이란, 러시아, 북한 등 ‘관심대상국(Countries of concern)’ 국적 사람들의 개인 재산 매입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와 관련된 기업이나 개인은 플로리다주 내 농지와 주요 기반 시설 인근 토지를 살 수 없습니다. 또 이미 주요 시설 인근에 부동산을 소유한 중국인 등은 주 정부에 등록해야 하고요. 그렇지 않을 경우 하루 1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 국적자들만 토지 매입이 제한되는 건 아니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제한 국가 시민들보다 중국인에 대한 처벌이 훨씬 엄격합니다. 만약 중국 국적자가 법을 위반하면 벌금과 형사 고발 그리고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논란이 좀 있었죠?

기자) 네, 이 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법이 시행되면 인종적 반감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행됐지만, 이후 위헌 결정을 받은 반중국 또는 반아시아법을 반영한다는 지적인데요. ACLU 측은 관심대상국 시민처럼 보이는 이름만 가져도 이제 주 내에서 부동산을 사는 게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계 이민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을 대상으로 했던 차별적인 법이 되살아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당 법이 시행된다는 건, 플로리다주 의회를 통과했다는 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법은 올해 초 공화당 소속의 드샌티스 주지사가 중국 기업과 국민들의 주내 부동산 구입을 막겠다고 밝힌 후 상원에서는 만장일치로 통과됐고요. 하원에서도 95대 17로 쉽게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공청회에서 100명 이상의 중국계 이민자들이 법안에 항의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의원들은 새 법이 현재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을 겨냥하는 법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데이비드 보레로 주 하원의원은 “이 법이 차별하는 유일한 주체는 중국 공산당”이라고 말했고요. “민주당 소속의 캐서린 월드론 주 하원의원은 “우리는 여기에 사는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처럼 외국인의 토지 매매를 금지하는 주가 또 있습니까?

기자) 네, 적어도 13주가 외국인의 농업 전용 토지 소유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법을 갖고 있습니다. 의회조사국(CRS)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민간 농지 가운데 외국인이나 외국 법인이 소유한 비율은 약 3.1%에 불과한데요. 하지만 올해 초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 대륙을 횡단하는 일이 일어난 후 여러 주에서 플로리다주와 비슷한 법이 발의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외국인의 토지 구입을 제한하는 주가 플로리다주가 처음은 아니군요?

기자) 네, 하지만 농지를 넘어 주택과 다른 재산에 초점을 맞춘 법은 플로리다주가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더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텍사스주 의회도 현재 중국과 러시아, 이란 국적자가 주 내 주택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 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대통령이 지난달 4일 뉴욕주 맨해튼 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변호인들과 함께 출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대통령이 지난달 4일 뉴욕주 맨해튼 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변호인들과 함께 출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 날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내년 3월 25일에 열립니다. 후안 머천 뉴욕주 맨해튼 지방법원 판사가 23일 열린 심리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머천 판사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제출하는 특정 증거들에 관해 공개적으로 발설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화상으로 이날 심리에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내년 11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3월이면 각 당의 후보를 뽑는 경선이 한창일 때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대선 도전을 이미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재판을 치르게 된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는데요. 심리가 끝난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들은 우리에게 경선이 한창인 3월 25일에 재판을 강요했다”며 이는 “선거 간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등에게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변호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에 관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말 뉴욕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지만 검찰이 제기한 34건의 혐의를 모두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소송이 이게 다가 아니죠?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민사 재판에서도 최근 거액의 배상금 평결을 받았습니다.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달 초 패션 칼럼니스트 출신 E. 진 캐럴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0만 달러를 캐럴 씨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평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 씨를 성추행했고, 또 성폭행당했다는 캐럴 씨의 주장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캐럴 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배심원단이 인정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미 승소한 캐럴 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추가 피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캐럴 씨 변호인은 23일 뉴욕 남부 지법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소송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소 후 CNN 방송에 출연해 캐럴 씨에 대해 “정신 나간 사람(whack job)”이라고 부르는 등 앞서 나온 평결에 대해 조롱 섞인 반응을 내놓았는데요. 캐럴 씨 변호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모욕적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하며, “상당한 금액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렇게 소송도 직면해 있지만, 검찰의 수사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작년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잭 스미스 특별 검사를 임명했습니다. 스미스 특검이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은 두 가지인데요.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한 의혹과 퇴임 후 국가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이 특검 조사와 관련해 갈랜드 법무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왜 갈랜드 법무장관을 만나려는 걸까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사들이 갈랜드 장관에게 보내는 서한을 2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들은 서한에서 “우리 나라 역사상 이렇게 터무니없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근거 없는 조사를 받은 미국 대통령은 없다"고 썼습니다. 이어 “특별 검사와 그의 검사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부당함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상대측이 편할 때” 갈랜드 장관을 만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사에 관해 논의하고 싶은지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해당 서한에 관해 법무부나 특검은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 시장 (자료사진)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 시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이 몰려드는 이주민으로 인해 시의 규정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23일, 수만 명의 이주민이 몰려들면서 시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쉼터 권리(right to shelter)’ 의무 규정을 유예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쉼터 권리가 뭡니까?

기자) 뉴욕시 법원이 지난 1981년, 쉼터를 요구하는 모든 노숙자에게 시 당국이 임시 거처를 제공할 것을 명령한 이후 40년 이상 유지되어 온 법원 명령입니다. 미국의 다른 대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규정이죠.

진행자) 그런데 어디에서 이주자들이 몰려오고 있는 겁니까?

기자) 바로 남부 국경지대입니다. 뉴욕시 당국에 따르면, 올해 봄부터 멕시코에서 미 남부 국경을 넘은 불법 이주자 7만 명 이상이 뉴욕에 도착했고요. 현재 4만여 명이 시의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시 당국은 이미 시내 140개 호텔을 포함해 150개에 달하는 신규 이주자 수용 장소를 마련했지만, 쉼터를 추가로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이주자는 현재 브루클린의 유람선 터미널과 랜들스아일랜드의 천막에 수용되어 있고요. 또 이주민을 학교 체육관에 수용하려는 계획은 최근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뉴욕은 미국 동부에 있는 도시 아닙니까? 남부 국경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인데 어떻게 해서 국경의 이주자들이 뉴욕까지 오게 된 겁니까?

기자) 텍사스와 애리조나 등 남부 국경지대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불법 입국자들을 버스에 태워 뉴욕으로 보낸 겁니다. 공화당은 남부 국경에 이주자가 급증한 이유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허술한 이민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정부의 방침에 항의하는 의미로 작년부터 이주민들을 버스에 태워 뉴욕과 시카고 등 민주당 시장이 있는 대도시와 워싱턴 D.C. 등으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시 규정에 따르면 이렇게 뉴욕에 도착한 이주자들이 거리에서 지내지 않도록 쉼터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주자가 너무 몰리면서 시가 감당을 못하게 됐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애덤스 시장은 성명에서 해당 규정을 영구적으로 종료하려는 게 아니라 해당 규정 시행에 관해 법적으로 명확성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뉴욕시 단독으로 국경을 넘는 모든 사람에게 보살핌을 제공할 수 없다는 데 솔직해지는 것이 미국에 오려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이에게 최선의 이익"이라고 밝혔는데요. "이것에 대해 정직하지 못하면 우리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며 "정부 파트너들이 진실을 알고 자신들의 몫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시가 연방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까?

기자) 네, 애덤스 시장은 연방 정부에 재정적인 도움을 요청했지만,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습니다. 애덤스 시장은 지난 주말 ‘CBS’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백악관이 제시한 3천만 달러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애덤스 시장은 이주자 수용을 위해 이미 10억 달러를 썼으며, 못해도 43억 달러는 지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뉴욕시 당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노숙자를 지원하는 시민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단체인 ‘노숙자서비스연합(Homeless Services United)’은 "대안이 있다"며 임대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함으로써 현재 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고요. ‘노숙자연합(Coalition for the Homeless)’과 ‘법률구조협회(Legal Aid Society)’는 공동 성명을 내고 "뉴욕 시민들은 망명 신청자를 포함한 그 누구도 거리로 내몰리는 걸 보기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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