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선 대결에 돌입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지지를 받아냈고, 메인주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주 투표용지에 기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을 유보했습니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비행 중 동체에 구멍이 나는 사고가 난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운항 재개를 위한 검사 절차를 승인했습니다. 2023년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3%로 시장 전망치를 높게 상회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됐는데요. 유력 후보들은 이미 본선 대결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23일 뉴햄프셔 예비선거까지 2연승을 거두면서 조기 경선 승리를 확정 짓는 분위기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뉴햄프셔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압도적인 우위로 승리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준비하는 모습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게 분명해졌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민주주의와 정치, 경제적 자유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아직 경선 후보로 뛰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1% P차이로 패했는데요. 하지만 계속 경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헤일리 전 대사는 24일 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미국 유권자들은 바이든-트럼프 재대결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토론의 장으로 나오라며 정면 승부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와의 토론보다는 11월 본선에 더 신경을 쓴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헤일리 전 대사를 빨리 낙마시켜 조기에 공화당 공식 후보가 되겠다는 전략입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헤일리 전 대사의 선거운동에 기부하는 사람은 “영원히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캠프에 들어오는 것이 금지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의미인 ‘마가(MAG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에도 헤일리 전 대사는 다음 달에 있을 경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요?
기자) 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이 주지사를 지냈던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승리를 위해 진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세 차례 집회를 열 예정이고요. 400만 달러를 들인 TV 광고들을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분위기는 헤일리 전 대사의 바람과는 다르게 흐르고 있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요 공화당 인사들은 대부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고요.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공화당 쪽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선 대결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네, ‘CNN’ 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핵심 참모 2명을 선거 캠프로 파견할 계획입니다. 바이든 캠프 측은 성명에서 이들이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트럼프 캠프 측 인사의 말을 인용해 국경 정책이나 인플레이션 등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조하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의 전략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지지 선언이 나왔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 가운데 하나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24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우리는 우리 편에 서서 우리의 대의를 지지하는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를 분열시키고 모든 단계에서 우리와 싸우게 될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다”며 UAW의 선택은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동차노조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페인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활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지난해 파업에 동참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UAW의 파업에 동참한 첫 미국 대통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부자들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노조원들 앞에서 “나는 역사상 가장 친노조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지지를 받아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법원 결정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메인주 대법원은 2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주 투표용지에 기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을 유보했습니다. 앞서 셰나 벨로즈 메인주 국무장관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에 가담함으로써 공직자의 내란 가담을 금지한 수정헌법 제14조 3항을 어겼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투표용지에서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메인주 법원 판사는 연방 대법원에서 이에 대한 결정이 나올 때까지 국무장관의 결정을 보류한다고 결정했고요. 이에 벨로즈 장관이 주 대법원에 항소했지만, 결국 기각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후보 자격 박탈이 논란이 된 주가 메인주 말고 또 있죠?
기자) 네, 앞서 콜로라도주 대법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주 투표용지에서 배제하라고 판결했는데요. 이 판결 역시 연방 대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 까지 유보된 상황입니다. 연방 대법원은 다음달 8일 콜로라도주 결정에 대한 구두변론을 청취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 항공 당국이 최근 사고를 일으킨 항공기 기종에 대한 재승인의 길을 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비행 중 동체에 구멍이 나는 사고를 일으킨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운항 재개를 위한 검사 절차를 승인했습니다. 현재 운항이 정지된 해당 기종이 검사와 보수 절차를 거치면 운항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해당 기종을 79대 보유한 ‘유나이티드’ 항공은 자사 항공기에 대한 “예비 준비와 점검을 마쳤다”며 오는 28일부터 해당 기종을 다시 운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잉 737맥스 9기종이 비행 중 동체에서 구멍이 났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 지난 5일, ‘알래스카항공’ 소속 737 맥스9가 177명을 태우고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이륙했는데요. 상공 5km에서 비행 중 갑자기 동체 측면이 떨어져 나가면서 구멍이 나는 사고가 났습니다. 다행히 비행기는 포틀랜드로 돌아와 안전하게 착륙했는데요. FAA는 다음날 대부분의 737 맥스9의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사고 원인은 뭔가요?
기자) 비상구를 막는 부품인 ‘도어 플러그’가 동체에 제대로 결합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FAA는 보잉과 부품공급업체들이 제조 과정에서 적절한 안전 절차를 거쳤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일단은 해당 기종의 운항을 재개하는 걸 허용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FAA는 보잉 737 맥스9을 다시 사용하기 전에 ‘도어 플러그’와 다른 부품들에 대한 “세부적인 육안 검사”를 실시하고, 고정 장치를 재조정하며 손상이 발견되면 즉시 수리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FAA는 해당 기종 40대를 검사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요구 사항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기종의 생산에는 변화가 없는 겁니까?
기자) 마이크 휘태커 FAA 국장은 맥스9를 포함한 보잉의 737 맥스 여객기에 대한 생산 확대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휘태커 국장은 “품질관리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737 맥스의 생산을 확대해 달라는 보잉사의 요청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잉 737은 맥스 8과 맥스 9 두 기종이 있고요. 보잉사는 한 달에 30대 정도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생산 확대를 고려해 왔습니다.
진행자) 해당 기종의 운항이 한 동안 중단됐다면 항공사에 타격은 없을까요?
기자) 해당 기종을 소유한 유나이티드와 알래스카 항공은 수백 편의 항공편을 취소해야 했는데요. 유나이티드는 운항 중단으로 올해 1분기에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의회도 해당 사고에 대한 조사에 나섰는데요. 연방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는 24일 “안전 공백의 근본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청문회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지난해 10월에서 12월에 해당하는 4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 속보치가 나왔군요?
기자) 네. 상무부는 25일, 지난해 4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연 3.3%로 집계했습니다. 미국은 분기별 경제 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이렇게 세 번에 걸쳐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나온 보고서는 첫 번째인 속보치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앞으로 나올 보고서에서 수치가 조금씩 조정될 수도 있겠는데요. 어쨌든 주목할 점은 4분기 GDP 속보치가 시장 전망을 훨씬 웃돌았네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경제 전문가들은 4분기 경제성장률을 2%로 내다봤었는데요. 시장 전망을 훨씬 웃도는 3.3% 성장을 보인겁니다. 4.9% 성장 속도를 보였던 3분기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꺾였지만, 미국 경제의 놀라운 견고함을 반영한다는 평가입니다. 미국 경제는 6분기 연속, 연 2% 넘는 속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2022년 1.9%의 성장률에서 2023년 2.5%로 뛰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미국 경제를 이끄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기자) 가장 큰 동력은 강력한 소비 지출이었습니다. 미국 전체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소비인데요. 지난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2.7% 증가했습니다. 정부의 지출도 미국 경제 확장에 기여했는데요. 지난 분기 지방정부 지출은 3.7%, 연방정부 지출은 2.5% 각각 증가했습니다. 이외에도 민간국내총투자가 2.1%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날(25일) 고용 시장 보고도 발표됐죠?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노동부가 2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월 20일로 끝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4천건으로 전주보다 2만5천 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20만 건의 신규 실업수당을 예견한 전문가 전망치보다는 다소 높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12월, 27만 개 새로운 일자리가 추가됐고, 12월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3.7%인데요. 23개월 연속 4%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1960년대 이후 최장 기록입니다.
진행자) 물가상승률도 계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죠?
기자) 네. 지난 11일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3.4%로 집계됐습니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보다는 높지만, 지난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이 내려온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유권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이 경제일 텐데요. 미국인들은 경기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요?
기자)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심리는 낙관적인 편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 소비자가 느끼는 생활형편과 가까운 미래에 대한 전망치를 보여주는데요. 미시간대학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월 기준 13% 올라갔습니다. 202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다만 AP 통신은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재정적, 심리적 여파를 미국 유권자들이 여전히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많은 경제 전문가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정책으로 경기 불황을 예견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런 추세라면 연준의 연착륙이 성공하지 않을까요?
기자) 시장은 전반적으로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아직 장담할 순 없습니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통상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이 실제로 반영되는 ‘시차 효과’가 2년 정도 걸릴 수 있고, 이에 따라 향후 경기 둔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했음에도, 신종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3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물가가 약 17% 높아진 점도 간과할 수 없는데요. CNBC는 낮은 저축률과 고금리 부채 속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소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던졌고요. 중동 지역 불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문제와 34조 달러 규모의 미 정부 부채도 변수로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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