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저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를 압수 수색했습니다. 조깅을 하던 흑인 남성을 총을 쏴 숨지게 한 백인 남성들에게 두 번째 종신형이 선고됐습니다. 이어서, 앞으로 미국 망명을 신청한 사람들이 미국의 국경 밖, 멕시코에서 대기하는 대신 미국 내에서 체류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저를 연방 수사요원들이 수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자신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를 급습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색 사실이 어떻게 밝혀진 겁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8일) 저녁 성명을 내고,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아름다운 우리 집, 마라라고에 FBI 요원들이 대거 들이닥쳤다”며, 집이 “포위당하고 점령당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관련 정부 기관과 협력한 이후, 예고도 없이 우리 집을 급습했다”며 “이는 불필요하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FBI가 왜 압수수색을 했는지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압수수색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에 있었다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압수수색 당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 법무부와 FBI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미 언론은 이번 압수 수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 기록물 반출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보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당시 대통령 공식 기록물 상당수를 백악관에서 마라라고 리조트로 옮겼고 또 자택으로 옮긴 상자에서 기밀정보가 발견돼 현재 법무부가 조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관련 사실이 알려진 게 몇 개월 전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올해 초 국립문서관리청은 이전되지 않은 대통령 기록을 찾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협조하던 중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15상자 분량의 대통령 기록물이 발견됐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대통령기록법이 어떤 내용인가요?
진행자) ‘대통령기록법(Presidential Records Act)’은 지난 1978년에 제정된 법으로, 대통령은 물론, 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이 다룬 모든 공식 자료는 대통령의 개인 소유가 아닌, ‘국가의 소유’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 재임 시절의 메모와 편지, 이메일 등 서면으로 이뤄진 의사소통 기록 일체를 보관하도록 하는 건데요.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관련 기록물은 모두 국립문서관리청에서 관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하면서 이런 기록물을 사저로 가져간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을 위반할 의도는 없었다며, 대통령기록법에 따라 국립문서관리청이 마라라고에서 상자 15개를 이송해갔다고 밝혔고요. 문서관리청도 이 과정에서 마라라고 사저를 찾아가거나 압수 조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서 FBI 가 압수수색을 벌인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급습은 검찰의 직권남용이자 사법 체계의 무기화”라며 비난했습니다. 또 FBI 요원들이 리조트 금고까지 열었다며,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수수색에 정치적인 이유도 있다고 주장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2024년 대선 출마에 나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싶은” 급진좌파 민주당원들의 공격이라고 이번 상황을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는데요. 따라서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대결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에선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백악관에서 관련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는데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사전 통보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 대통령기록물 반출 문제 외에,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불법 행위를 벌였을 가능성에 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몇 년 전 조깅을 하던 흑인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 남성들에게 종신형이 선고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동네에서 조깅하던 흑인 청년을 살해한 그레고리 맥마이클 씨와 그의 아들 트래비스 맥마이클 씨에게 연방법원이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조지아주 남부 연방 지방 법원은 8일, 이 두 사람에 대해선 종신형을, 그리고 이들의 이웃으로 사건에 가담한 윌리엄 브라이언 씨에겐 35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을 일으킨 건지 알아볼까요?
기자) 이들 세 남성은 2020년 2월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조깅을 하던 25세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 씨를 추격하고 총을 발사해 숨지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이웃인 브라이언 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했습니다. 당시 맥마이클 부자는 아버리 씨가 최근 잇달아 발생한 절도 사건에 연루된 사람으로 오인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하지만 자신들은 조지아주의 ‘시민체포법’을 따랐고, 아버리 씨가 자신들을 공격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사용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들 세 사람이 바로 체포되지 않아서 논란이 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사건을 담당한 검사들이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경찰이 체포에 나서지 않았고, 이들은 사건이 발생한 지 70일이 지나도록 체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언론을 통해 해당 사건이 알려지고 총격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까지 공개되자 큰 반향이 일었고요. 결국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이들에 대한 주 차원의 재판도 열렸나요?
기자) 앞서 이들은 주 정부 재판에서도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지난 1월 조지아주 글린카운티 법원은 이들 세 사람에 대한 살인 혐의가 인정돼 맥마이클 부자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고요. 브라이언 씨에겐 30년 수감 후 가석방 조건이 부여되는 종신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연방 재판에서 두 번째 종신형은 받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들 세 명은 앞서 지난 2월 열린 연방 재판에서 인종을 이유로 아버리 씨를 공격하고 납치 시도를 함으로써 아버리 씨의 시민권을 침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맥마이클 부자는 총기 혐의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이날(8일) 리사 갓베이 우드 판사가 맥마이클 부자에 대해 종신형을 내린 겁니다. 우드 판사는 형을 내리면서 맥마이클 아들에게 “당신은 아버리 씨의 피부색 때문에 행동한 것”이라며 연방 증오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웃인 브라이언 씨는 이번에 종신형은 피하게 됐네요.
기자) 네, 우드 판사는 브라이언 씨의 경우, 아버리 씨를 추적할 때 총을 들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맥마이클 부자보다는 짧은 형을 선고받을 만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형벌을 받을 자격은 없다”며 35년 형을 선고했는데요. 연방 형기를 마치기 전에 브라이언 씨는 90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맥마이클 부자는 선고에 앞서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진행자) 그레고리 맥마이클 씨는 선고에 앞서 아버리 씨 유족들 앞에서 “그날 내 마음이나 아들의 마음에 악의는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명시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이민 정책에 변화가 생긴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8일 발표에서 기존에 시행하던 ‘이민자보호의정서(MPP: Migrant Protection Protocols)’ 정책을 더 이상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민자보호의정서, 그러니까 MPP라는 정책은 어떤 내용의 정책이죠?
기자) 네, 흔히 ‘멕시코 잔류 정책’이라고 불리는데요.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외국인이 일단 미국의 국경 밖, 즉 멕시코에서 대기하도록 만든 정책입니다. 구체적인 적용 대상은, 미국의 남서부 국경을 통해 밀입국하려다가 당국에 붙잡힌 멕시코 이외 국적자들입니다. 이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정책은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막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는 이 정책의 중단을 발표하며 뭐라고 설명했나요?
기자) 국토안보부는 ‘멕시코 잔류 정책’에 고질적인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부당한 인적 비용을 야기하며, 국경 안보를 위한 우선적 노력에 투입되는 인력과 자원을 빼내어 간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이민자 권리 단체 등은 망명 신청자들이 멕시코에 체류하면서 살인이나 납치 등 여러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즉각적으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토안보부가 이번 중단 발표에 앞서 이미 이 정책을 중단하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첫날 바로 ‘멕시코 잔류 정책’의 신규 등록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연방 판사가 이 정책을 중단하지 못하도록 막아 다시 시행되어 왔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6월, 대법원이 이 정책을 폐기해도 좋다고 결정했습니다. 국토안보부의 이번 발표는 대법원의 결정에 따른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 정책의 시행 중단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죠?
기자) 네, 해당 정책의 시행 중단이 발표된 이후부터 이 정책에 등록되는 신규 망명 신청자는 없습니다. 그리고 해당 정책에 등록되어서 멕시코에 잔류하고 있는 망명 신청자들 역시 등록이 해지될 것이라는 게 국토안보부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멕시코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도 바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나요?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법원 출석 날짜가 몇 개월 남은 사람들도 미국에 들어올 수 있는지 아직 알려진 게 없는데요. 국토안보부는 이와 관련해 조만간 추가 설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시행됐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정책에 등록되고 미국에서 추방되어 멕시코로 돌아갔죠?
기자) 네, 정책이 시행된 지난 2019년 1월부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정책 이행 중단이 발표될 때까지 약 7만 명의 망명 신청자가 멕시코로 보내졌습니다. 국토안보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이 정책에 등록되어서 멕시코로 보내진 망명 신청자는 대략 5천600명인데요. 니카라과 국적자가 가장 많고, 쿠바와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국적자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밀입국 시도는 최근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반이민 정책을 펼친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가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시행하면서 미국에 들어오려는 사람이 많이 늘었는데요. 이 가운데 특히 불법 이민자들의 밀입국 시도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022 회계연도 6월 현재까지 밀입국을 시도하다 붙잡힌 사람은 모두 174만6천 명이 넘었는데요. 이는 지난 회계연도 총계인 173만여 명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진행자) 밀입국과 관련한 사고, 그리고 이슈가 계속 이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트레일러를 타고 미국에 밀입국하려다가 5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죠. 해당 사고는 불법 이민자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텍사스주 정부가 주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을 워싱턴 D.C., 그리고 뉴욕 등으로 보내면서 이 문제가 정치적 문제로까지 불거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