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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유해물질 노출 참전용사 지원법안 의결...법무부, 아이다호주 낙태법 소송 


미 해병대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칸네신 순찰 기지에서 구덩이를 파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해병대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칸네신 순찰 기지에서 구덩이를 파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상원이 전장에서 소각장 유해 물질에 노출된 참전용사를 지원하는 법안을 채택했습니다. 연방 법무부가 아이다호주의 낙태제한법이 연방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2분기 미국의 가계부채가 앞선 분기보다 증가한 가운데, 특히 신용 카드빚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상원에서 참전용사들을 지원하는 법안이 통과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이 2일 전장의 쓰레기 소각장 유해 물질에 노출된 수백만 명의 참전용사에 대한 의료∙장애인 혜택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상원은 이날 표결에서 86대 11로 법안을 채택했는데요. 이제 법안은 서명을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책상 위에 오르게 됐습니다.

진행자) 전장의 쓰레기 소각장이 참전용사들에게 어떤 피해를 줬던 겁니까?

기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 전장에서는 구덩이를 파서 쓰레기를 소각했는데요. 일반 쓰레기뿐 아니라 각종 화학물질과 캔, 타이어, 플라스틱, 폐의료기와 분뇨 등도 같이 태웠습니다. 그런데 전장에서 귀국한 참전용사들이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여러 질병에 시달리게 된 겁니다. 일부 참전용사들은 소각장에서 배출된 유해 물질이 질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했고요. 이에 정부의 보상을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법안이 마련된 배경에는 참전용사들의 요구가 있었던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간 참전용사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수년간 이어온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안의 정식 명칭도 한 참전용사의 이름을 땄는데요. 오하이오 출신의 참전용사 히스 로빈슨 중사는 자신이 2017년 폐암 진단을 받은 이유가 이라크 파병 당시 소각장 폐기물에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정부의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히스 중사는 지난 2020년에 숨을 거뒀는데요.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법안의 정식 명칭이 ‘종합 유해 물질에 대처하는 우리의 약속을 지키는 히스 로빈슨 중사 법안(PACT Act)’입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법안의 골자는 연방 보훈부를 통해 소각장 근처에서 복무한 수백만 명의 재향군인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내용입니다. 법안은 보훈부가 특정 호흡기 질환과 암이 소각장과 관련이 있다고 간주해 재향군인들이 복무와 질병의 연관성을 입증하지 않더라도 장애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은 질병과 소각장 유해 물질의 연관성이 인정이 안 됐던 겁니까?

기자) 지금까지 보훈부는 소각장과 관련된 장애 청구의 약 70%를 거부했습니다. 증거 미비와 과학적 자료, 그리고 국방부의 정보 부족이 그 근거였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복잡한 자료 제출 없이도 정부의 보상 지원을 받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법안은 다른 참전용사들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수십만 명의 베트남 참전용사들도 고혈압을 앓을 경우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에 노출된 것으로 간주해 보상하기로 했습니다. 의회예산국(CBO)은 이에 따라 생존한 베트남 참전용사 160만 명 가운데 약 60만 명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법안은 또 태국과 캄보디아, 라오스, 괌 등에서 복무한 재향군인들도 고엽제에 노출된 것으로 간주하는데요. CBO는 이를 통해 추가로 5만여 명의 참전용사들이 고엽제가 유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질병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되면 정부 지출도 커지겠군요?

기자) 네, CBO는 해당 법안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연방정부의 적자가 2천 770억 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많은 제정이 들어서일까요? 법안이 최종 통과되기까지 어려움을 좀 겪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통과된 하원의 법안은 정부 지출이 10년간 3천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상원에서 특정 혜택 개선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도록 조정하면서 비용을 일부 줄였습니다. 그리고 상원은 6월에 압도적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하지만 기술적인 수정을 위해 다시 법안을 승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 와중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주 법안의 내용을 또다시 수정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법안이 한동안 교착 상태에 있었던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재향군인들과 그 가족들은 상원이 법안 처리를 지연하는데 항의하며 지난주부터 의사당 인근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고요. 2일 상원 표결도 방청석에 앉아 직접 지켜봤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들을 향해 "여러분이 미국을 위해 성취한 좋고 위대한 것을 알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법안 통과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치료나 장애보상 청구가 늘어나면서 보훈부 업무가 상당히 지체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상원은 법안에 보훈부 인력 충원을 위한 자금을 추가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은 "보훈부가 늘어난 업무를 처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법안이 약속한 것들을 제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법안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군요?

기자) 네, 하지만 법안을 주도한 민주당 존 테스터 의원과 공화당 제리 모런 의원은 법안이 통과된 후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자신의 어깨에서 큰 짐을 덜어준 것’에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모런 의원은 "선과 대의가 있을 때 이를 입증한 상원에 감사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이 이라크 참전용사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 씨는 지난 2015년 뇌암으로 숨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의 뇌종양이 소각장 유해 물질 때문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가능한 많은 것을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일) 법안 통과 후 성명을 내고 "유해 물질 노출의 영향을 받은 재향군인과 그 가족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혜택과 종합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는 연방 지방법원 건물 (자료사진)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는 연방 지방법원 건물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연방 법무부가 아이다호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가 2일 아이다호 연방 지방법원에 낙태를 전면 금지한 아이다호주의 낙태제한법이 연방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의 이번 소송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보편적인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여성의 낙태권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후 처음으로 주 정부의 낙태법에 대해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아이다호주의 낙태법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아이다호주는 지난 3월,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텍사스주에서 먼저 시행에 들어간 ‘심장박동법’을 본떠서 만든 건데요. 임신 6주면 본격적인 입덧이 시작되기도 전이라 많은 여성이 임신 여부를 알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너무 이른 시점이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는 6주부터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판명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생명으로 간주해 낙태를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아이다호주 낙태법에 독특한 면이 있다고요?

기자) 네, 위헌 소송을 피하기 위해서 주 당국이 아닌 일반 시민이 소송을 통해 법이 집행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태아의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등 가족 구성원들이 낙태 시술 제공자를 상대로 최소 2만 달러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는 아이다호 주법에서 어떤 면이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겁니까?

기자) 법무부는 해당 법이 연방 긴급치료·노동법에 위배된다는 입장입니다. 이 법은 연방정부의 자금을 받는 병원에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이 위협받아 낙태가 필요한 경우 낙태도 응급의료 상황으로 간주되지만, 아이다호주에선 주법에 따라 시술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소송을 알리는 기자회견도 열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2일 연 기자회견에서 "법무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생명이나 건강이 위태로운 의학적 응급 상황이 발생해 환자가 응급실로 오게 되면 병원은 환자를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낙태도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이 언제 시행에 들어갑니까?

기자) 이달 25일부터 효력이 발효됩니다. 따라서 법무부는 법원이 해당 주법에 대한 예비적이고 영구적인 금지 명령을 내리고, 해당 법이 연방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인 연방대법원이 6대 3으로 연방 차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를 폐기하고 주 정부와 주 의회가 결정하도록 넘기면서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낙태제한법이 다시 발효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약 절반 정도 주가 낙태를 금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주요 신용카드들 (자료사진)
미국에서 사용되는 주요 신용카드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군요?

기자) 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2일 올 2분기 미국의 가계부채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이 기간 가계부채는 총 16조 1천 500억 달러로 집계됐는데요, 1분기 보다 3천 120억 달러, 약 2%P 늘어난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약 2조 달러가 늘었습니다.

진행자)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어느 부문이죠?

기자) 주택담보 대출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지난 2분기 주택담보 대출 총액은 1분기 보다 2천 70억 달러 늘어난 11조 3천 90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모기지 이자율 상승이 반영된 겁니다. 1일 현재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5.28%입니다.

진행자) 이번 가계부채 자료 중에 특히 신용카드 빚이 늘어난 것이 주목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올 2분기 신용카드 빚은 1분기와 비교해 460억 달러 늘어난 8천 90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앞선 지난 2021년 2분기 보다 13% 이상 늘어난 건데요.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라고 연방준비은행 측은 설명했습니다. 신용카드 빚 외에 자동차 할부 대출도 늘었습니다. 2분기 자동차 할부 대출은 앞선 분기 보다 330억 달러 늘어난 1조 5천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카드 빚과 자동차 할부 대출 등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연방준비은행은 2분기에 나타난 차입금 증가의 상당 부분은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주 요인이라는 설명입니다. 앞서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9.1%를 기록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부채는 계속 증가하는 상황인데요.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그러니까 연체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연방준비은행은 부채가 연체로 전환되는 비율은 전 부문에서 늘긴 했지만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신용카드 빚과 자동차 할부 대출 등의 연체 전환율은 0.5%P 증가했습니다. 전체 연체 금액은 4천 350억 달러이고요. 이 가운데 90일 이상 장기 연체된 금액은 2천 940억 달러입니다.

진행자) 경제 소식 이어서 보겠습니다. 미국의 구인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동부가 2일 발표한 지난 6월 기업의 구인 건수는 1천 70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달인 5월에 비해 60만 5천 건, 약 5.4%P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어느 부문에서 구인 건수가 줄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소매업 부문에서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약 34만 3천 건이 줄어든 건데요. 전체 감소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매업 부문에서는 8만 2천 건이, 그리고 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 부문에서는 7만 1천이 줄었습니다.

진행자) 구인 건수가 줄었어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근로자 우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6월 고용 건수는 전달에 비해 약 10만 건 줄어든 640만 건을 기록했는데요. 이를 볼 때 여전히 노동시장은 근로자 우위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6월 현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근로자 1명 당 열려 있는 일자리는 1.8개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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