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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투표권법 소송, 정부만 가능"...바이든,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미국 버지니아주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버지니아주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 투표와 관련한 차별을 금지하는 투표권법 관련 소송은 오직 미국 정부만 할 수 있다는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 추수감사절을 맞아 백악관에서 칠면조 사면식이 거행됐습니다. 또, 이날 백악관에 장식될 크리스마스 트리가 백악관에 도착했습니다. 텍사스주 법무장관이 약물 품질 조작 혐의로 제약회사 화이자를 고소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투표와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미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에 관한 판결인데요. 제8 순회 항소법원은 20일 이 법에 따른 소송은 민간이나 인권 단체 등이 아니라 법무부 등 미국 정부만이 제기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투표권법’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기자) 이 법은 지난 1965년에 제정됐는데요. 투표에 관한 차별을 전반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법 2조는 유권자의 인종, 피부색, 언어 등을 이유로 투표권을 축소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항소법원은 이 법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민간이나 인권 단체 등에는 없다고 판결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항소법원에서 2대 1로 이렇게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투표권법과 유사한 지난 1964년 제정된 민권법의 경우 민간이 이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지만, 투표권법에는 이와 유사한 표현이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데이비스 R. 스트라스 판사는 법에 "세부 사항이 누락된 경우, 우리의 역할은 그 빈칸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법원의 판결이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가장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예가 루이지애나주입니다.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루이지애나주는 지난해 2월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6개 가운데 1개에서만 흑인 유권자가 다수를 차지하도록 선거구를 조정했습니다. 주 인구 가운데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3%임에도 불구하고 선거구가 이렇게 획정되자 흑인 유권자와 민권 단체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데 근거가 된 법이 바로 '투표권법'이었습니다. 해당 법이 투표와 관련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주가 이 법을 어겼으니 바로 잡아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그런데 항소법원의 결정으로 앞으로 이런 소송은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원고 측이 정부가 아니라 민간단체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루이지애나주와 같이 투표권법에 관해 민간이 제기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어디죠?

기자) 아칸소주입니다. 루이지애나주와 비슷한 상황인데요.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아칸소주는 흑인 인구 비중이 16%에 달하지만, 이를 제대로 반영한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자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아칸소 지부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아칸소주에서의 소송이 이번 항소법원 판결과 연결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선거구 획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가 소송을 제기하자 하급심은 지난 2022년 초, 이 단체가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고요. 이에 단체가 항소하자 다시 항소법원에서 같은 판결이 나오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투표권법에 대한 소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민간에 의해 제기돼 온 경우가 많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언론은 연방 정부의 가용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그동안 투표권법 관련해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대부분 민간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UCLA 법학대학원의 릭 하센 교수는 이 결정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된다면 투표권법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항소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팀 그리핀 아칸소주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항소법원의 이번 판결은 “투표권법 시행은 특수 이해를 가진 단체가 아닌 정치적으로 책임 있는 관리들에 의해 처리되어야 함을 확인한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인권단체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서 투표권 증진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소피아 린 라킨 씨는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민주주의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며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습니다. 라킨 씨는 이어 이번 판결이 투표권법을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추후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처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미 언론들은 이 사안이 대법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칠면조 사면식에 참석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칠면조 사면식에 참석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백악관이 연말 맞이 행사로 분주한 모습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일 백악관에선 두 개의 주요 행사가 있었는데요. 먼저 추수감사절 관련 행사부터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칠면조 사면식을 거행했습니다. 칠면조 사면식이라는 것은 대통령이 칠면조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너의 죄를 사면하노라’고 말한 뒤 방생해 주는 행사로 올해로 76주년을 맞았습니다. 사면식은 본격적인 백악관 연말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 행사가 어떻게 유래됐죠?

기자) 칠면조 사면식 행사는 지난 1947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칠면조협회에서 칠면조를 선물로 받은 데서부터 유래됐습니다. 당시는 칠면조를 식사용으로 받았는데요. 이후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선물 받은 칠면조를 살려주자며 사면을 했고, 이후 백악관에서 칠면조를 받은 뒤 풀어주는 게 관례가 됐습니다.

진행자) 매년 열리는 사면식에서 어떤 칠면조가 사면 대상이 됐는지도 큰 관심이죠?

기자) 맞습니다. 올해 사면된 칠면조는 미네소타주에서 온 칠면조 두 마리인데요. 이름은 '리버티'와 '벨'입니다. 리버티와 벨 모두 19kg이 넘는 덩치가 큰 칠면조입니다. 사면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 칠면조를 보고 "그것 참 큰 새군요"라며 그 크기에 놀라워했습니다.

진행자) 사면받은 칠면조는 이제 어디로 보내지나요?

기자) `리버티’와 `벨’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있는 미네소타 대학으로 보내져 남은 생을 살게 됩니다.

진행자) 이날 또 다른 행사도 열렸죠?

기자) 네, 성탄절을 맞아 백악관에 장식될 크리스마스 트리의 백악관 도착 환영 행사가 열렸습니다. 성탄절 백악관 장식은 영부인의 역할인데요.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성탄절과 잘 어울리는 초록색 재킷을 입고 백악관에 들어오는 성탄절 나무를 맞았습니다. 바이든 여사는 이날 행사에 초대된 군인 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직 12월이 오지 않았지만, 이날 크리스마스 트리가 도착하면서 백악관은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고 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말이 끄는 수레에 실린 나무가 들어오면서 성탄절 축하 노래가 백악관에 울려 퍼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이른 메리 크리스마스!"하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 나무는 어디에서 온 것이죠?

기자)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왔습니다. 크기는 18피트, 그러니까 약 5.5m에 달하는 엄청나게 큰 나무인데요. 이 나무는 백악관 블루룸에 배치되는 공식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 백악관은 이 날부터 본격적으로 백악관 성탄절 장식에 들어가는데요. 장식이 완료되면 11월 말, 혹은 12월 초 일반에 공개됩니다.

미 제약회사 '화이자' (자료사진)
미 제약회사 '화이자'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텍사스주 정부가 제약회사 두 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요?

기자) 네. 텍사스주 켄 팩스턴 법무장관이 20일 유명 제약회사 ‘화이자’와 ‘트리스파르마’를 특정 약물의 품질관리 결과 조작 혐의로 제소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약인가요?

기자) 네. 어린이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 약화를 위한 ‘퀼리번트XR’이라는 약입니다. ADHD는 주의가 산만하거나 과잉행동 혹은 충동성을 보이는 만성질환인데요. 퀼리번트는 지난 2012년 화이자가 합병한 제약회사가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트리스파르마는 화이자로부터 제조 허가권을 인수해 2018년까지 이를 생산, 공급해 왔습니다.

진행자) 텍사스주 법무장관의 고소 내용, 좀 더 자세히 알아보죠.

기자) 팩스턴 법무장관은 두 제약회사가 이 약이 효능 검사에서 기준에 못 미쳤다는 것을 알고도 연방 및 주정부를 속이고 해당 약을 ‘메디케이드(Medicaid)’ 프로그램 추천 약물 목록에 추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의료 보험인데요. 텍사스 법무부는 두 제약회사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열악한 제조 과정에서의 문제를 숨기고 지속해서 품질 관리 결과를 조작해 메디케이드 보험 상환 혜택을 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제조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로 지적된 건가요?

기자) 팩스턴 법무장관은 ‘퀼리번트’가 불량 약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장에는 FDA가 불법으로 규정하는 불량 약물에 대해, 약물 제조 과정 방법에 불순물이 사용됐거나 약물 제조 시설에서 불순물이 사용된 경우, 혹은 제조사가 제조 관행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약에 불순물이 섞이게 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제약회사의 기만행위 결과, 수천 명의 아이들이 통제된 유해 물질 약물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유해 물질은 남용 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심리적 혹은 신체적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팩스턴 법무장관이 관련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팩스턴 법무장관은 20일 소송 배경을 설명하면서 “조사 결과 밝혀진 부정행위에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팩스턴 장관은 많은 텍사스 주민들이 퀼리번트의 효능에 불만을 제기했다면서, 화이자와 트리스는 세금으로 충당되는 텍사스주의 메디케이드를 통해 혜택을 받고자 고의로 퀼리번트 문제를 은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주정부를 기만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을 위험에 빠뜨린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화이자와 트리스는 이번 소송에 뭐라고 반응했습니까?

기자) 두 제약회사 모두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화이자는 성명을 통해 고소장에 적힌 혐의를 "여러 차례" 검토했으며 "제품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은 타당성이 없어 기각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트리스 측 대변인도 로이터 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혐의를 단호하게 부인한다며 법정에서 엄중히 방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퀼리번트와 관련해서 이전에도 두 제약회사가 경고받은 적이 있다고요?

기자) 네. 2017년 미 식품의약국(FDA)은 트리스의 제조 과실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또 화이자는 지난 2022년 연례 보고서에서, 뉴욕 남부 연방검찰로부터 트리스와의 관계 및 2018년 퀼리번트 생산과 관련해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화이자는 그러나 소환장에 답변한 후, 더 이상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소송에서 화이자와 트리스가 패소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현재 텍사스주는 민사 처벌과 동시에, 두 제약회사가 위법으로 취한 금전적 혜택에 비례하는 벌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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