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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동성결혼 보호 법안 통과…시네마 의원, 민주당 ‘탈당’ 후 무소속 등록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8일 동료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날 하원을 통과한 '결혼존중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8일 동료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날 하원을 통과한 '결혼존중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동성 간의 결혼을 보호하는 ‘결혼존중법안’이 통과됐습니다. 키어스텐 시네마 연방 상원의원이 민주당에서 나와 무소속으로 활동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럭 운전사 노조의 퇴직 연금 보장을 위해 3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하원에서 동성결혼 관련 법안이 처리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이 8일 동성결혼과 인종 간 결혼의 권리를 보장하는 ‘결혼존중법안(Respect for Marriage Act)’을 가결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 찬성에 공화당 의원 39명이 지지를 더하면서 258대 169표로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이 앞서 상원도 통과했죠?

기자) 네, 결혼존중법안은 상원에서도 공화당 의원 12명이 힘을 보태면서 지난달 29일에 통과됐습니다. 그리고 이날(8일) 하원의 문턱까지 넘으면서 이 법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책상 위에 오르게 되는데요. 대통령이 서명하면 이제 미국에서 동성결혼은 연방법의 보호를 받게 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성명을 내고 법안을 지지하며, 신속하게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상, 하 양원 모두 법안을 처리해준 데 감사를 전하며, 이번 법안 통과는 “가장 근본적인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결혼존중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죠?

기자) 법안은 결혼을 ‘여성 한 명과 남성 한 명의 결합’으로 제한한, 지난 1996년 제정된 ‘결혼보호법’을 폐지하고, 동성 커플의 결혼도 합법적인 결혼으로 인정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또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에서도 다른 주에서 이뤄진 동성 간 결혼을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다만, 모든 주에 동성결혼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때까지도 미국에서 동성결혼이 불법은 아니었잖아요?

기자) 네, 지난 2015년, 연방대법원은 5대 4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수십 년간 이어온 동성결혼 합법화 논란은 마무리되는 듯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보편적인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면서 동성결혼 합법화 논란이 재점화됐습니다.

진행자) 낙태권을 인정한 판례가 폐기됐는데 동성결혼 합법화 논란이 왜 일어난 겁니까?

기자)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의 합법성을 인정한 기존 판례도 뒤집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겁니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명 가운데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 진보 성향 대법원은 3명인데요. 실제로 보수 성향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로 대 웨이드’ 폐기에 찬성하는 의견문에서 피임과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기존 판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합법성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례가 폐기되더라도 동성결혼을 법으로 보호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의회 차원에서 동성결혼을 연방 법으로 보장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 겁니다. 하지만 의회 내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법안에 반대한 건데요. 앞서 상원에서 법안 토론 당시 마이크 리 상원의원은 “주 정부들이 동성결혼 인정을 거부하지 않고 있으며 결혼으로 인정받지 못할, 심각한 위험도 없다”며 “결혼존중법안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반대를 의식해서 상원에서 추가된 내용도 있다고요?

기자) 네, 해당 법안은 사실 앞서 지난 8월에 하원을 이미 통과했었습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상황이 녹록지 않았습니다. 상원에서는 법안이 통과하려면 최소한 60표 이상의 표가 필요한데 상원의 민주, 공화 의석수가 50대 50인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가 부족했던 겁니다. 따라서 상원에서는 종교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한 수정안을 마련했습니다.

진행자) 종교자유를 보장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종교적 이유에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소송을 당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이 담긴 수정안이 지난달 상원에 이어 8일 하원에서도 처리된 건데요. 하지만 하원의 표결 결과를 보면 법안 원안보다 수정안을 지지한 공화당 의원은 더 적었습니다.

진행자) 결혼존중법안이 의회를 통과된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의회는 동성 결혼을 다루기 위험한 영역으로 봤지만, 이제는 동성 결혼이 미국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의회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언론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설문조사를 봐도 동성결혼에 대한 미국인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1996년 처음으로 동성결혼에 대한 미국인의 생각을 물었을 때는 동성결혼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27%에 불과했는데요. 올해 5월에는 지지 응답률이 71%에 달했습니다.

키어스텐 시네마 연방 상원의원(가운데 인물)이 지난달 상원에서 결혼존중법안을 통과한 뒤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키어스텐 시네마 연방 상원의원(가운데 인물)이 지난달 상원에서 결혼존중법안을 통과한 뒤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도 의회 관련 내용인데요. 연방 상원 구도에 변화가 예상되는군요?

기자) 네, 애리조나주를 지역구로 하는 키어스텐 시네마 연방 상원의원이 소속 정당인 민주당에서 나오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네마 의원은 9일, 자신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네마 의원이 당적 변경을 알리면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좀 더 살펴볼까요?

기자) 네, 시네마 의원은 미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애리조나주에서 무소속으로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시네마 의원은 자신의 이번 탈당 결정으로 일부는 놀랐겠지만, 이는 사실 타당한 일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은 공화당이나 민주당 그 어느 당에도 꼭 들어 맞지 않았다며 "당파적 구도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바로 내가 누구인지와 어떻게 활동하는지와 맞는다"고 시네마 의원은 밝혔습니다. 시네마 의원은 또 애리조나주 지역 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도 자신의 결정을 설명했는데요. "정치인들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반대 정당의 승리를 부정하는 것에 더 집중할 때 패배하는 쪽은 일반 미국 시민들"이라고 시네마 의원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네마 의원의 이번 발표는 공교롭게도 중간 선거 결과가 최종 확정된 뒤에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중간 선거에서 조지아주의 상원의원이 바로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달 6일에 결선 투표가 실시됐고, 결국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 의원이 승리했죠. 워녹 의원의 승리로 상원 최종 구도는 민주당이 51석, 공화당이 49석을 얻으면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으로 확정됐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시네마 의원의 결정으로 변화가 생긴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기존 51대 49에서 다시 50대 50으로 돌아간 겁니다. 하지만, 기존의 지형을 바꾸는 정도까지의 영향은 없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각각 50석을 나눠 가졌지만, 여전히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데요. 이 이유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겸하면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연방 상원에서 시네마 의원처럼 무소속 의원은 또 누가 있나요?

기자) 두 명 더 있습니다. 버몬트주를 지역구로 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그리고 메인주를 지역구로 하는 앵거스 킹 상원의원입니다. 두 의원은 모두 무소속이긴 하지만, 성향은 민주당 쪽으로 모두 '범 민주계'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 두 명의 의원을 모두 포함해서 민주당 의석수를 50석이라고 보는 겁니다. 시네마 의원은 이들과 같이 '범 민주계'로 활동할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범 공화계'로는 활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소속된 금융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시네마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시네마 의원의 그동안 의정 활동을 보면 실제로 민주당에 항상 동조하지만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야심 차게 추진한 3조5천억 달러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법안 중 일부에 반대한 것이 대표적인데요. 시네마 의원은 특히 당시 법인세 인상에 반대했습니다. 시네마 의원은 이 외에도 민주당에서 주요 법안 통과를 위해서 당내에서 제기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인 '필리버스터' 폐지 주장에 대해서도 같은 당 소속인 조 맨친 상원의원과 함께 반대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시네마 의원의 탈당 결정에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결정을 비난하기보다는 아우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9일) 성명을 내고 시네마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개월간 이룬 인프라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지원법 등 역사적 입법의 핵심 파트너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어 시네마 의원과 계속해서 성공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기대할 많은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시네마 의원이 언제 연방 의원이 됐죠?

기자) 지난 2012년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워싱턴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고요. 이후 지난 2018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에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됐습니다. 2024년에 6년 임기가 끝나게 되는데요. 시네마 의원은 재선에 도전할지 아직 확실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5일 노동절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웨스트 미플린에서 열린 철강 노조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5일 노동절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웨스트 미플린에서 열린 철강 노조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트럭 운전사 노조에 대한 지원 계획을 밝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럭 운전사 노조 노동자와 은퇴자의 퇴직 연금 보장을 위해 360억 달러를 투입한다고8일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정부 발표가 노조 연금 보장을 위한 연방정부의 지원금으로서는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36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지원을 하게 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트럭노조 연기금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노조원 약 35만 명의 퇴직연금이 평균 60% 삭감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은 하지만 정부 지원금으로 이런 사태를 막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최소한 2051년까지, 200만~30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정상적으로 연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친노조 대통령’이라고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은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이 평생을 일해 얻은 노후 보장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계획에 있어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8일) 노조 지도자들을 백악관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 자리에서 “오늘의 발표를 통해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자기 가족과 미래를 위해 헌신해 왔고, 그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존엄성을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막대한 정부 지원금이 어디에서 나오는 겁니까?

기자) 코로나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통과한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구조계획(American Rescue Plan)’에서 예산이 마련됩니다. 해당 계획은 자녀 양육비 세액 공제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돕기 위한 여러 방안이 포함돼 있는데요. 이번에 발표한 지원금은 전미트럭운전사노조 ‘팀스터스(Teamsters)’의 운전사들을 포함해 창고 근로자, 건설 근로자, 식품 가공업자들의 은퇴 연금 삭감을 막는 데 사용됩니다.

진행자) 정부 지원금으로 특별히 혜택을 보게 되는 지역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시간주와 오하이오, 위스콘신, 미네소타, 일리노이 등 중서부 지역의 노동자와 은퇴자들이 주로 혜택을 받게 되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들 지역은 대부분 지난달 있었던 중간선거의 격전지이기도 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부의 발표에 대한 반응도 살펴볼까요?

기자) 팀스터스 노조위원장인 숀 오브라이언 씨는 성명을 내고 “우리 노조원들은 풍요로운 은퇴를 위해 임금인상이나 기타 혜택을 포기하기로 결정해 왔다”며 “그들은 모두 열심히 일해 얻은 안정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많은 공공 정책이 대기업에 의해 결정되지만, 이렇게 선출직 공무원이 노동자 가족들을 옹호해 주는 것을 보니 기쁘다”며 정부의 지원 계획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원 세입위원회의 케빈 브래디 공화당 의원은 정부 지원 계획을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연금 구제금융”이라고 지적하며, 연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한 사람들에게 보상을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브래디 의원은 또 앞서 다른 노조들의 연금 구제 계획은 반대했던 민주당이 이번에 중부 주들의 팀스터스 노조를 돕기로 한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다른 노조의 문제에도 개입했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철도 노사 간 합의를 위해 비상위원회를 꾸려 잠정 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철도 파업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직접 개입했던 건데요. 하지만 가장 친노조 성향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일부 노조원의 반대를 무릅쓴 채 합의안을 강행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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