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거듭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자국민들을 인신매매 희생자들로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루이스 시드바카 국무부 인신매매 퇴치담당 대사는 8일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강제노동 실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시드바카 대사는 이날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증언에서 특히 인신매매와 관련해 북한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계속해서 인신매매를 막지 못하고 있으며, 자국민들을 인신매매 당하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드바카 대사는 또 북한이 인신매매를 방지하고, 인신매매 희생자들을 보호하며, 가해자들을 처벌할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시드바카 대사는 북한 당국이 국내에서는 강제 노동교화소를 운영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 계약을 맺고 강제노동 근로자들을 제공하고 있다며, 당국이 직접 인신매매에 연루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인신매매 희생자들이 중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 송환됐을 때도 이들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시드바카 대사는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발표한 ‘2014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3년부터 가장 낮은 등급인 3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에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과 해외 파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노동을 중단하고, 북송된 인신매매 피해자들에게 지원을 제공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인신매매를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인신매매범을 처벌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 외에 이란과 쿠바, 시리아, 짐바브웨 등 23개 나라를 3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시드바카 대사는 이날 청문회에서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 인신매매 희생자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시드바카 대사] "In the EAP we see both sex trafficking and forced labor, even state-sponsored forced labor in the recruitment and use of child soldiers.."
시드바카 대사는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는 성매매와 강제노동 등의 인신매매 형태가 있으며, 심지어 국가가 직접 나서서 소년병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고 이주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현상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드바카 대사는 인신매매의 희생자들은 실재로 존재하는 인물들이며 미국의 외교에 영향을 미칠 뿐아니라 미국인들의 의식을 일깨운다고 말했습니다.
시드바카 대사는 지난 한 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인신매매를 척결하기 위한 정부 당국의 노력은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며, 특히 한국, 파푸아 뉴기니, 솔로몬 군도가 인신매매 방지법을 통과시키는 등 주목할만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