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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루 100만 배럴 비축유 방출...CDC "코로나로 고교생 정신건강 악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향후 6개월간 매일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국 고등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됐다는 보고서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놨습니다. 4월부터 미국 여권을 신청할 때 남성과 여성 외의 제 3의 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소식,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특단의 조처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향후 6개월간 매일 100만 배럴의 정부 전략비축유를 방출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3월 3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런 방침을 밝혔는데요. “우리가 유가를 낮추기 원한다면, 더 많은 석유 공급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게 결론”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지금은 국제적으로 중요하고도 위험한 순간이자, 미국 가정들에겐 유가가 고통이 되고 있다”며 전략비축류 방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의 유가는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로 인해 유가가 연일 치솟고 있습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 당 4.23달러로 1년 전 2.87달러에 비해 크게 올랐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략비축류 방출로 휘발유 가격이 ‘꽤 현저히(fairly significantly)’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갤런당 10센트에서 35센트는 내릴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6개월 동안 매일 100만 배럴이라면 엄청난 양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분량을 다 합치면 총 1억 8천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룰 방출하게 되는 건데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백악관은 “이 같은 규모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연말 원유 생산이 확대될 때까지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은 또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은 유럽 등 동맹과의 조율 속에 이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에도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푼다는 말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략비축량 방출은 최근 6개월 사이 세 번째 인데요. 이 역시 전례를 찾기 힘든 일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세계 주요 국가와 함께 총 5천만 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했고요. 우크라니아 전쟁 발발 후에는 30여 개국과 6천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는데요. 6천만 배럴 가운데 절반은 미국 부담이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를 낮추기 위해서 전략비축유 방출 외에 또 다른 조처도 내놓았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위해 공공 부지를 임대했지만, 실제로는 원유를 생산하지 않고 있는 기업에 대해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을 의회에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추 허가를 받고 생산을 시작도 하지 않은 유전이 9천 개에 달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니까 국내 시추를 늘려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동시에 화석 연료를 줄이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노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를 위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도입하는 겁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를 발동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필수 광물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물자생산법은 대통령 직권으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바로 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자동차 제조 회사인 GM(제너럴모터스)이 인공호흡기 등 의료 장비들을 만들도록 지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데 미국에서 하루 동안 쓰는 석유 양이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연방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의 일일 석유 사용량은 2천100만 배럴인데요. 이 가운데 약 40%는 자동차 등의 연료로 쓰이는 휘발유입니다. 전 세계 석유 소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할 정도로 미국인의 석유 소비는 높은 편인데요. 미국 내 석유 소비에서 국내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생산량은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줄어든 상황인데요. 일일 평균 석유 생산량은 현재 1천170만 배럴로 지난 2020년 초 1천300만 배럴에 비해 100만 배럴 이상 적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비축유 방출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쪽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티브 데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처가 ‘총상에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국내 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서 비축유만 방출하게 되면 이후 정부 공급이 끊겼을 때 다시 기름값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에너지 부문도 여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시추 등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허가하지 않는 것이 에너지 가격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는데요. 반면, 민주당은 풍력과 태양력 등 청정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것이 화석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비축유 양은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에너지부에 따르면, 3월 25일 기준으로 정부 비축유 재고는 5억 6천800만 배럴입니다. 정부는 이번에 비축유를 풀고 난 뒤 유가가 다시 떨어지면 다시 비축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의 고등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교내에 앉아있다. (자료사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의 고등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교내에 앉아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미국 고등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 고등학생 가운데 1/3 이상이 스트레스나 불안증 또는 우울증을 경험했고, 5명 가운데 1명 가량은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3월 31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확인된 내용인데요. 특히 지난해 매일 슬프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낀 학생은 44%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37%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코로나 사태를 지나오면서 제법 많은 학생들이 ‘우울하다’, 심지어 ‘죽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내 128개 공립과 사립고등학교 학생 약 7천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요. 작년 1월부터 6월까지 이들 학생을 대상으로 “얼마나 자주 여러분의 정신 건강이 좋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CDC는 격년으로 비슷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앞선 조사 결과들과 비교했을 때 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진행자) 팬데믹 기간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나빠진 이유는 뭘까요?

기자)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 봉쇄 조처로 학교들이 문을 닫으면서, 학생들이 고립감을 느끼고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면서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해 왔는데요.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 팬데믹이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중대한 지장을 줬다는 증거를 보여준다고 CDC 측은 밝혔습니다. 또한 CDC의 조나선 머민 박사는 “이번 조사 결과는 학생이나 부모 또는 학교 혼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라며 코로나 사태의 치명적인 영향들이 수년 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팬데믹 기간 나타난 학생들의 문제가 단순한 정신 건강 문제가 아니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팬데믹 기간 고등학생들이 학습 능력 부진은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과 학대 등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에 응한 학생의 66%는 학교 공부를 끝내는 게 더 힘들다라고 답했고요. 응답자의 29%는 부모님이나 집의 어른이 직업을 잃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11%는 집에서 부모님이나 어른으로부터 신체적인 학대를 받았다고 답했는데요. 집에 있으면서 충분한 음식을 먹지 못해 배가 고픈 경험이 있었다는 응답 비율도 24%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학생들이 팬데믹 기간 집에 있으면서 정신적인 부분은 물론 정서적, 신체적 고통까지 겪은 경우도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CDC 는 특히 팬데믹의 영향이 모든 고등학생에게 동등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LGBT 라고 부르는 성소수자 고등학생의 경우 75%의 학생이 집에서 정서적인 학대를 경험하고 신체적 학대 경험이 있었다는 응답은 20%에 달하면서 일반 고등학생의 정서적, 신체적 학대 경험 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그럼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요?

기자) CDC는 학생들 간에는 물론 학교 교사나 직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는데요. 이를 위해 각 학군에서 학생들의 사회적, 정서적 교감 강화를 위한 학교들간 교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으로 제안했습니다.

성별 표기란에 'X' (오른쪽 아래)라고 표시된 미국인 여권 (자료사진)
성별 표기란에 'X' (오른쪽 아래)라고 표시된 미국인 여권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4월부터 여권을 신청할 때 성별 선택이 남성과 여성 외 제 3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국무부는 3월 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Transgender Day of Visibility)’의 날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국무부 설명에 따르면 앞으로 여권에 표기되는 성별에 남성이나 여성 두 개의 성별 외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제3의 성, ‘X’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X’ 성별이라는 것은 어떤 걸 의미하는 거죠?

기자) 생물학적으로 구분되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기준을 벗어났다는 의미의 ‘논바이너리(nonbinary)’나 ‘간성(intersex)’, 자신의 출생 시 성을 바꾼 ‘트랜스젠더’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진행자) 국무부는 이번 발표에서 뭐라고 설명했나요?

기자)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번 발표에서 4월 11일부터 미국 시민들은 여권 신청 시 성별 표기에 남성이나 여성 외에도 ‘X’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내년부터는 다른 형태의 문서에서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미국 시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성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의 자유와 존엄, 평등을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외에 어느 나라가 여권에 제3의 성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나요?

기자) 네, 캐나다와 뉴질랜드, 호주 등이 제3의 성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여권 발급 시 제3의 성을 선택하고자 하길 희망하는 사람들은 별도로 서류를 제출해야 하나요?

기자) 아닙니다. ‘X’ 성별을 선택하기 위해 추가로 증명해야 하는 의료 서류 등을 제출할 필요가 없습니다. 국무부는 또, 출생증명서나 운전면허증에 표시된 자신의 기존 성별과 달라도 상관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무부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사전에 발표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6월 앞으로 여권 신청 때 제3의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지난 10월에 성별이 ‘X'’ 표기된 첫 여권이 발급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무부는 이후 그동안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그리고 성소수자 중 여성 동성애자인 ‘레즈비언(Lesbian)’, 남성 동성애자인 ‘게이(Gay)’, 또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 등을 통합해서 일컫는 말인 ‘LGBT’ 단체 등과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제 4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겁니다.

진행자) 국무부 외 다른 기관에서도 이와 관련한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교통안전청(TAS)은 앞으로 입국 심사 때 성 중립적 검사를 시행하고, 개인 정보를 미리 기입해 보안검색 등을 간소화하는 ‘프리체크’에도 ‘X’성별을 기입할 수 있도록 최신화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건후생부는 트랜스젠더나 LGBTQ 청소년, 그리고 이들의 부모들에게 정보 등을 제공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했고요. 또 백악관은 다른 기관들이 앞으로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 데이터의 수집, 그리고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LGBTG 그룹에 해당한다고 스스로를 분류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인구조사국에서 별도로 성 정체성에 대해서 묻지 않아 공식적인 자료 확인은 어려운데요. UCLA의 연구 센터 ‘윌리엄스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이 그룹에 해당하는 성인은 약 12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내에서 성 정체성과 관련한 이슈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플로리다주가 대표적인데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최근 ‘부모의 교육 권리법(Parental Rights in Education)’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법은 일명 ‘게이 언급 금지법(Don't say Gay)’으로 불리는 법으로, 유치원부터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성적 지향, 또는 성적 정체성에 관한 수업이나 토론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동성애 등과 관련 주제는 가족끼리 논의할 문제로 남겨두기 위해 이 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외에도 최근 오클라호마와 애리조나 주지사는 트랜스젠더 운동 선수들이 여학생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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