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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서 동성결혼 보호 법안 통과…‘의회 난입 배후’ 극우단체 창립자 유죄 평결 


태미 볼드윈 미 상원의원(사진 오른쪽)이 29일 자신이 공동발의한 '결혼존중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후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태미 볼드윈 미 상원의원(사진 오른쪽)이 29일 자신이 공동발의한 '결혼존중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후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상원이 동성결혼과 인종 간 결혼을 보호하는 ‘결혼존중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지난해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극우단체 ‘오스키퍼스(Oath Keepers)’의 창립자가 유죄평결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긴급 상황 발생 시 경찰이 살상용 로봇을 투입하도록 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상원에서 동성결혼 관련 법안이 통과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이 29일 동성결혼과 인종 간 결혼의 권리를 보장하는 ‘결혼존중법안(Respect for Marriage Act)’을 61표 대 36표로 가결했습니다. 민주당 의원 49명에 공화당 의원 12명이 찬성표를 던졌는데요.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이제 하원으로 가게 되고요. 하원에서 처리한 법안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미국에서 동성결혼은 연방법의 보호를 받게 됩니다.

진행자) 동성결혼은 미국에서 의견이 나뉘는 사안인데, 초당적으로 법안이 통과됐네요?

기자) 맞습니다. 법안은 앞서 지난 16일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절차인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종결하기 위한 절차투표에서 62대 37표로 가결되면서 본회의 통과가 예상돼왔습니다. 동성결혼 문제에 보수적인 시각을 보여온 공화당 의원이 10명 넘게 법안을 지지한 것은 동성결혼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결혼존중법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법안은 결혼을 ‘여성 한 명과 남성 한 명의 결합’으로 제한한, 지난 1996년 제정된 ‘결혼보호법’을 폐지하고, 동성 커플의 결혼도 합법적인 결혼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에서도 다른 주에서 이뤄진 동성 간 결혼을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다만, 모든 주에 동성결혼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동성결혼은 합법이라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이미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5년, 연방대법원은 5대 4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수십 년간 이어온 동성결혼 합법화 논란이 종결되는 것으로 보였는데요. 하지만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내린 한 판결이 동성결혼 합법화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진행자) 어떤 판결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대법원이 여성의 보편적인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한 결정입니다. 대법관 9명 가운데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으로 보수 절대우위 성향을 보이는 대법원이 낙태권 판례를 폐기하자, 앞으로 동성결혼의 합법성을 인정한 기존 판례도 뒤집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요. 실제로 보수 성향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로 대 웨이드’ 폐기에 찬성하는 의견문에서 피임과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기존 판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따라서 동성결혼을 아예 연방 법으로 보장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법안 공동발의자인 민주당 태미 볼드윈 의원은 연방 상원의원으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당선됐었는데요, 볼드윈 의원은 앞서 절차투표 통과 후 “결혼존중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수백만 명의 동성 그리고 인종 간 부부가 느끼고 있는, 그들의 자유와 권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디에 살든 그들의 결혼은 합법이며, 다른 모든 결혼이 제공하는 권리와 책임을 누릴 것을 법안이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일부 보수 성향 공화당 의원들은 법안에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마이크 리 의원은29일 법안 토론에서 “결혼존중법안은 필요하지 않다”고 역설했는데요. 리 의원은 “주 정부들이 동성결혼 인정을 거부하지 않고 있다”며 “(결혼으로서의) 인정을 받지 못할, 심각한 위험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반대에도 결국 관련 법안이 통과했네요?

기자) 맞습니다. 동성결혼 법제화를 요구해온 민간단체 쪽에서는 상원의 표결을 환영하고 있는데요. 성소수자들을 옹호하는 단체 ‘휴먼라이츠캠페인(Human Rights Campaign)’의 켈리 로빈슨 차기 회장은 “결혼한 성소수자로서 이제 안도감을 느낀다”며 “우리 가족이 안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이제 하원으로 가게 되죠? 하원에서의 통과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에서는 지난 7월에 이미 관련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당시 공화당 의원 47명의 지지를 얻었는데요. 이제 하원은 상원에서 추가된 종교자유 보호 조항을 포함한 수정안에 대해 표결을 하게 됩니다. 올해 말까지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는 무난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법안에 추가된 내용이 있군요?

기자) 네, 민주당은 법안 논의 과정에서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종교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한 종교자유 옹호단체들은 동성결혼을 법제화하는 것이 종교적 이유에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비영리 단체인 ‘리버티 카운셀(Liberty Counsel)’은 따라서 “결혼존중법안은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법안을 추진한 의원들은 이런 목소리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법안 공동발의자인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우려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콜린스 의원은 “이 법안은 비영리 종교단체와 종교 교육기관들이 그들의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결혼 권유나 축하에 참여 또는 지지하도록 강요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동성결혼에 대한 여론이 바뀌고 있다고 했는데,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미국인이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지난 5월,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동성결혼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71%에 달했습니다. 지난 1996년 관련 여론조사가 처음 실시됐을 때만 해도 27%에 불과하던 지지 여론이 많이 증가한 겁니다.

미 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해 유죄 평결을 받은 스튜어트 로즈 '오스키퍼스' 창립자 (자료사진)
미 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해 유죄 평결을 받은 스튜어트 로즈 '오스키퍼스' 창립자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에 배후로 지목된 인물이 법적 처벌을 받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극우단체 ‘오스키퍼스(Oath Keepers)’의 창립자 스튜어트 로즈 씨가 29일 유죄평결을 받았습니다. 워싱턴 D.C.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로즈 씨에게 적용된 ‘선동 음모’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는데요. 선동 음모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로즈 씨에 적용된 ‘선동 음모’ 혐의가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선동 음모(seditious conspiracy)는 ‘무력으로 미국 정부를 전복 또는 파괴하려고 시도하는 것’ 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선동에 공모했다는 혐의가 인정되려면 최소한 2명이 공권력 전복을 위해 무력을 쓰거나 법 집행을 지연시키는 데 동조한 것이 입증돼야 합니다.

진행자) 로즈 씨가 어떤 역할을 했기에 선동 음모 혐의가 적용된 겁니까?

기자) 로즈 씨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당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해지자 12월부터 회원들에게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막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의사당 난입 사태 이틀 전에는 오스키퍼스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봉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의사당 난입 사태 당일, 로즈 씨가 당시 의사당 내부로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손전화와 메신저 등을 이용해 의사당에 진입한 회원들과 연락을 취하며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로즈 씨가 기소된 건 언제입니까?

기자) 올해 1월입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기소된 사람이 900명이 넘는데요. 연방 검찰이 ‘선동 음모’ 혐의를 적용한 경우는 이 때가 처음이라 관심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로즈 씨가 설립한 오스키퍼스는 어떤 단체인가요?

기자) 제대군인들이 주축이 된 극우단체인데요. 지난해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보호장치를 착용하고, 마치 군대처럼 조직적으로 행동해 화제가 됐습니다. 2009년에 이 단체를 창립한 로즈 씨 역시 육군 낙하산 부대원 출신이고요. 예일대 법대에서 학위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이날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이 로즈 씨 한 명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배심원단은 로즈 씨와 함께 선동 음모 혐의로 기소된 오스키퍼스 회원들 가운데 플로리다 지부 책임자인 켈리 메그스에 대해서도 유죄평결을 내렸고요. 나머지 회원 3명은 무죄로 평결했습니다.

진행자) 재판 과정은 어땠습니까?

기자) 사흘간 진행된 배심원 재판에서 총 50명의 증인이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로즈 씨와 피고들은 의사당을 지키는 경찰들을 방해한 것은 인정했지만 공격을 모의하거나, 의회가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절차를 막으려고 한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습니다. 로즈 씨는 특히 의사당 난입 사태가 끝날 때까지 일부 동료 회원들이 의사당 건물을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검찰은 로즈 씨의 선동적인 문자 메시지와 사진, 오디오 녹음 등을 증거로 제출하며 로즈 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서 선동 음모 혐의로 기소된 사람이 또 있습니까?

기자) 네, 다른 오스키퍼스 회원 4명도 선동 음모 혐의와 관련해 다음달에 재판받게 되고요. 의사당 난입 사태에 연루된 또 다른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회원들에 대한 선동 음모 혐의 관련 재판도 다음달에 예정돼 있습니다.

빌 스캇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장이 기자 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 사진)
빌 스캇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장이 기자 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목되는 치안 정책이 결정됐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29일 투표를 실시해 찬성 8표, 반대 3표로 시 경찰 당국이 현장에 살상 기능이 포함된 지상용 원격 조종 로봇을 투입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어느 상황에 로봇을 투입할 수 있게 된다는 건가요?

기자) 네. 시 의회는 경찰의 로봇 투입 시기를 설명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일반 시민이나 경관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이 있는 다급한 상황에서, 위험을 완화하는 대체 수단을 이용한 뒤에도 이 위협을 진압할 수 없는 경우에 위협을 제거하는 살상용 로봇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한 시 의회 측 입장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살상용 로봇 투입 안을 전체 투표에 넘긴 카니 챈 시 의원은 이번 결정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 법에 따라 이 장비의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며 이는 결코 쉬운 논의가 아니었다고 챈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로봇 투입 권한을 받게 된 경찰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서 경찰은 사전 무장된 로봇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해당 로봇을 총으로 무장할 계획 역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로봇이 살상용 기능이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 대변인은 무장했거나 위험한 용의자를 접촉하거나 무력화하기 위해서 폭발물이 장착된 로봇이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생명을 살리거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극한 상황에서만 로봇을 투입할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로봇 투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소수 고위층 인사만 갖게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진행자)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현재도 로봇을 보유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12대의 지상용 로봇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로봇들은 폭발물을 탐지하거나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곳에 투입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실제로 로봇이 살상용으로 사용된 적이 있나요?

기자) 네. 있습니다. 바로 지난 2016년 7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였습니다. 당시 저격범이 경찰 5명을 사살하자 경찰 당국은 결국 로봇에 C4 폭발물을 실어 원격으로 용의자가 있는 장소로 이동시켜 폭파시켰습니다. 저격범은 당시 이 폭발로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경찰의 살상용 로봇 투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죠?

기자) 네. 경찰이 이런 무기를 운영하게 되면서 군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0년에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에서 봤듯 경찰의 과잉 진압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살상용 무기 활용 권한을 주는 것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란 주장입니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 경찰국 역시 살상용 로봇 투입을 추진한 바 있는데, 결국 거센 반대 여론으로 이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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