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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원, 트럼프 세금 보고서 의회 접근 허용…파우치, 마지막 브리핑서 백신 접종 당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대법원이 하원 세입위원회의 세금 보고서 접근을 막아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청을 최종 기각했습니다. 다음달 퇴임하는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이 마지막 브리핑에서 국민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맞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어서,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관련 자료를 결국 의회가 들여다볼 수 있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22일 자신의 세금 보고서를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가 보지 못하도록 막아달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3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세입위원회가 정치적 이유로 자신의 세금 보고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하급 법원의 결정을 보류해달라고 연방 대법원에 긴급 청원서를 제출했는데요.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자료를 의회에 제출해야 합니까?

기자) 지난 2015년에서 2020년까지, 6년간의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과 일부 소유 기업의 세금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장은 ‘의회의 감독 원칙’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대법원의 이번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정치를 초월한 것이며, 세입위가 지난 3년 반 동안 요구해온 감독권을 이제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보고서를 둘러싼 싸움이 몇 년째 계속돼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원 세입위원회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보고서 공개를 요구한 것은 지난 2019년입니다. 미국에서는 보통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나 현직 대통령, 부통령은 개인 세금 보고 내역을 공개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금 보고 명세를 일절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세무 조사를 받고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미 국세청(IRS)은 세무 조사 때문에 보고서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세금 보고는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연방법에 따라 하원 세입위원회가 관련 명세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세입위원회는 이익 상충 문제가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고 또 정부와 선출직 고위 관리들의 투명성을 점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보고서를 요구했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동기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요. 결국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앞서 지방법원도 의회의 트럼프 전 대통령 세금 보고서 접근을 허용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12월 연방 지법은 하원 세입위가 전직 대통령의 세금 보고에 대한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세금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어 지난 8월 워싱턴 D.C. 항소법원도 이 결정을 유지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발해 연방 대법원의 개입을 요청했던 건데요. 앞서 대법원은 하원 세입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의견서를 낼 것을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세입위의 의견서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세입위는 만약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다면, “전직 대통령과 관련한 의회의 조사를 사실상 막음으로써 삼권분립의 헌법적 권위를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황에서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악재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만, 의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문제가 다시 묻힐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이번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내년 1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새 회기가 시작되면 세입위의 자료 요청은 파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따라서 현재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세입위는 올해 안에 필요한 조사를 마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말 그대로 시간 싸움이 된 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법적 문제가 세금 관련 말고 또 있다고요?

기자) 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은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했는데요.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 선동 의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조사하게 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도 조사를 받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그룹의 금융·세금 사기 관련 의혹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 줄기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선,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그룹이 유리한 대출 조건을 받기 위해 부동산의 가치를 부풀리고, 또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자산 가치를 축소한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데요. 뉴욕주 검찰은 민사 사건으로 진행 중이고요. 이와 별도로 뉴욕시 맨해튼 지방검찰은 트럼프그룹의 탈세 혐의에 대해 형사 사건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또 조지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주 당국자들에게 외압을 가한 의혹에 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 백악관에서 퇴임 전 마지막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 백악관에서 퇴임 전 마지막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이 고별 브리핑을 진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 백악관에서 퇴임 전 마지막 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 최고 보건 당국자이자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의 일원으로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이끌어온 인물인데요. 파우치 소장은 앞서 성명을 통해 올해 말 모든 공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파우치 소장이 마지막 브리핑에서 남긴 말이 무엇일까, 궁금한데요?

진행자) 국민들에게 백신을 맞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이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매우 크며,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광범위한 정보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악관 브리핑 연단에서 드리는 마지막 메시지는 “안전을 위해 업데이트된 코로나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파우치 소장의 마지막 당부, 역시나 백신 접종이네요.

진행자) 맞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그간 미국인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맞을 것을 거듭 촉구해왔는데요. 이날도 “공중보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분열과 이념적 차이 때문에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 의사로서 고통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그 누구도 입원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며 누구도 코로나로 인해 사망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당신이 극우 공화당원이든 극좌 민주당원이든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시작되면서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들은 이름이 바로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아닐까 싶은데요. 파우치 소장은 면역학자로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인물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81세인 파우치 소장은 지난 1984년 미 국립보건원(NIH)의 핵심 기구 중 하나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취임한 이후 38년간 재임했습니다. 공직에서 활동한 기간을 모두 합치면 50년이 넘는데요. 파우치 소장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바이든 대통령까지 총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하며 미국의 감염병 연구와 방역대책을 책임져왔습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위기를 비롯해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탄저병 공포 사태 등에 대한 대처도 주도했었고요. 2020년 초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발발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을 정부 코로나 대응팀의 최고 의료고문으로 임명했었습니다.

진행자) 파우치 소장이 왜 은퇴를 결심했는지 밝혔습니까?

기자) 파우치 소장은 지난 8월 “나의 경력에서 새로운 장을 추구하기 위해 올해 12월 모든 공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공직에서 내려오는 것일 뿐 완전히 은퇴하는 것은 아니며 공중보건 발전과 차세대 과학지도자 양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날 브리핑에서도 자신의 유산이 무엇이 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내가 매일 해왔던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며 “나의 모든 것을 바쳤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파우치 소장이 백신과 관련해 미국의 분열을 언급했듯이,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서도 미국 내에서 견해차가 있지 않았습니까? 파우치 소장에 대한 평가도 갈렸고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의 방역정책을 이끈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 시대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많은 미국인과 보건 전문가들이 파우치 소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는데요. 하지만, 팬데믹 대처 방안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의 해고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역시 파우치 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파우치 소장은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파우치 소장이 의회의 조사를 받게 될 수 있다는 말도 있던데요?

기자) 네, 랜드 폴 상원의원을 비롯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 파우치 소장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날 고별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요. 파우치 소장은 내년에 공화당 주도로 열리는 모든 청문회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리노이주 디어필드의 한 상점에 구인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자료사진)
일리노이주 디어필드의 한 상점에 구인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들 수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네. 연방 노동부는 지난주, 그러니까 11월 13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전주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전주보다 1만 7천 건 증가한 겁니다. 이건 시장 전문가들 전망치 보다도 높은 수준인데요.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2만 5천 건 이었습니다. 노동부는 또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55만 건으로 전주보다 4만 8천 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다시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기자) 네. 많은 경제 전문가는 우선 ‘시기적인 변동’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수치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바로 이틀 전에 나온 건데요.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회사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진행자)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요?

기자) 기술 산업계의 대규모 해고 바람이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술 기업인 트위터와 아마존, 메타 등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직원 수천 명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었는데요.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기술 업체나 금리에 민감한 주택 업계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사람이 많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었다고 해서 노동시장이 얼어붙고 있다고 볼 필요는 없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른 노동 관련 수치를 봐도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 노동부는 앞서 지난 10월 실업률이 3.7%를 기록했고 비농업 부문에서 일자리 26만 1천 개가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에 대해 ‘CNN방송’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이것이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노동자 1명당 일자리 약 2개가 열려 있는 상황이라 직장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견고한 노동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네. 보통 노동시장이 견고하면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현재 미국 상황을 보면 꼭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준은 과열된 노동 시장이 특히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요. 연준이 현재 40년 만의 최악인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서 올해 3월부터 6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올 초 0% 수준이었던 금리가 현재 3.75~4% 수준입니다.

진행자) 금리가 오르면 노동시장에도 변화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금리 인상 여파가 축적되면 노동시장도 냉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견고한 노동시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는데요. 경제 분석회사인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루빌라 파루키 수석 경제학자는 “금리가 오르는 데 대한 대응으로 수요가 약해지면서 기업들의 해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이고 기업들은 직원 감축을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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