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방장관 지명자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 인선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팀 지명을 놓고 민주당 내 `중도’와 `진보’ 진영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진영은 특히 국방장관 지명자 인선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미 역사상 첫 여성 국방장관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 차관 인선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겁니다.
국방전문 매체인 ‘디펜스 뉴스’는 두 진영 간 노선 갈등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외교안보 사안과 관련해 강경파로 분류되는 플러노이 전 차관에 대한 당내 진보 세력의 반대가 거세다는 겁니다.
진보 진영이 지적하는 부분은 플러노이 전 차관의 강성 외교안보 기조뿐 아니라 방산업체와의 연계성입니다.
플러노이 전 차관이 정보기술 컨설팅업체 ‘부즈 알렌 해밀턴’ 이사로 재직한 경력과 외교안보 분야 컨설팅업체인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를 창립해 일한 점, 그리고 방산업체 지원을 받는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를 공동 설립한 등의 이력을 문제 삼고 있다는 겁니다.
‘디펜스 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내 진보 인사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방산업계 출신들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장관에 이어 장관 대행을 지낸 패트릭 섀너핸 씨는 보잉사 미사일 방어시스템 분야 부사장이었고, 마크 에스퍼 전 장관 역시 미사일 제조업체인 레이시온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마크 포칸 하원의원과 바버라 리 하원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방산업체와 연결돼 있는 인사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또 같은 당 로 칸나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플러노이 전 차관이 이라크 전쟁과 리비아 전쟁을 지지했고, 시리아 문제에 대해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당시 바이든 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규모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겁니다.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은 플러노이 전 차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폴러노이 전 차관의 이력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이 제이 존슨 전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명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첫 여성 국방장관이 아닌 첫 흑인 국방장관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존슨 전 장관도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 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플러노이 전 차관의 국방장관 지명이 여전히 유력하다며, 그의 방산업계 연계에 대한 민주당 내 진보파의 문제 제기가 바이든 당선인의 결정에 영향을 줄지는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플러노이 전 차관이 국방장관에 지명될 경우 상원 인준이 무난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국방부의 정책이 플러노이 전 차관과 관련 있는 방산업체 비밀 고객들의 수입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폭스 뉴스’는 플러노이 전 차관이 결국 지명될 것이라고 전했고, ‘포린 폴리시’도 다른 인물이 플러노이 전 차관을 대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뒤 자신을 적극 지지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그가 대표하는 진보 진영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