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오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이민을 일시 중단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 살펴보고, 주요 기업 실적 악화 소식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을 일시 중단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밝혔습니다. 미국인들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란 설명입니다. 오종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를 통해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을 고려하고, 위대한 미국 시민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민을 일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이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트위터 글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이날(20일) 밤 10시께 올라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21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같은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미국 내 일자리 경쟁을 제한하기 위해 60일 동안 그린카드(Green Card), 즉 영주권 발급을 중단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예외가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AP 통신은 행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취업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하는 외국인과 영주권 소지자의 친척이 이번 행정명령 대상에 들어간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자의 직계 가족 초청은 허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농장 노동자와 보건 분야 종사자 등 비이민 비자 발급 역시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날(21일) CNN은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현재 행정명령에 들어갈 문구 작성 등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향후 며칠 내에 서명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46만여 건에 달하는 이민 비자를 발급했습니다. 또한,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은 미국 내 영구 거주를 바라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58만여 건에 달하는 영주권 발급을 승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강경한 반이민 기조를 지켜왔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이민 일시 중단 계획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 단계 더 강화된 움직임이라고 주요 언론이 일제히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대해 “세계로부터 미국을 봉쇄하겠다는 광범위한 시도를 의미한다”고 평가하면서, “어떤 법적 근거로 이를 정당화할지는 불확실하다”고 해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는 관련분야 전문가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두 가지 법률적 근거를 통해 이번 조치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이 보건 사유로 이민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한 ‘타이틀 42’와 함께, 지난 2018년 연방 대법원이 인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여행금지 조치가 그 근거들로 꼽힙니다.
이를 통해 “미국을 걸어 잠그는” 조치가 “새롭게 극단적” 수준에 이르렀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이민을 아예 차단하는 것은 미국 근ㆍ현대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1918년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스페인 독감’ 당시에도 미 당국은 11만 명이 넘는 이민을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17만 명 이상에 영주권을 발급했고, 22만7천 명에 달하는 임시 농업 근로자를 수용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야당과 이민단체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하킴 제프리스 하원의원은 21일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외국인 혐오 총사령관(xenophobe. In. chief)”이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중남미계 의원 모임(Congressional Hispanic Caucus)을 이끄는 호아킨 카스트로 의원은 “코로나 방역 실패로부터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 위기를 활용해 반이민 의제를 내세우는 독재적 행동”이라며, “우리는 함께 그(트럼프 대통령)의 분열 행위를 거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 탄핵 소추위원으로 활동했던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과 2016년 대선 부통령 후보였던 팀 케인 상원의원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환영 입장이 나왔습니다.
모 브룩스 하원의원은 이날(21일)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을 우선에 두는 방법을 안다”고 평가했습니다.
폴 고사 의원도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미국인이 하나씩 갖게 될 때까지 모든 이민이 중단된다”며,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던 경제ㆍ사회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주 정부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24일부터 미용실과 체력단련장, 볼링장 등의 영업 재개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7일부터는 식당의 객장 내에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같은 날(20일)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이달 말 시한이 만료되는 주민 ‘자택 대기령’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주내 95개 카운티 가운데 89개 카운티에서 대다수 사업장이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주지사실 측은 설명했습니다.
오하이오주도 다음 달 1일부터 주요 사업체 영업 재개를 허용할 전망입니다.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조건으로, 21일부터 백화점을 비롯한 주요 소매업체들이 다시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주내 해변들도 다시 일반에 개방합니다.
이같은 계획을 밝힌 주지사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까지 미국 경제를 정상화하겠다는 희망을 밝혀온 가운데, 주지사들의 봉쇄 조치가 지나치다고 비판해왔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이 성급하다며, 주민 자택 대기령과 비필수 업종 영업 중단 등 봉쇄 조치를 잇따라 연장했습니다.
21일 현재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는 79만 명에 육박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관련 사망자 수는 4만2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는 한편, 대규모 감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현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3대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유나이티드항공이 1분기 손실을 21억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큰 손실을 보인 건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수치로 드러난 겁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유나이티드항공은 20일 이 같은 1분기 실적 예상치를 보고하면서 연방 정부에 45억 달러의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코로나 경기부양책에 따라 미 연방 재무부의 ‘급여보호프로그램(PPP)’에서 약 50억 달러를 지원받을 예정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로 대출을 더 신청한 겁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실적 발표는 비록 예상치이기는 하지만, 미국 주요 항공사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온 1분기 성적표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직격탄을 받은 분야가 바로 항공업계입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자택 대기령이 내려지는 등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사들은 항공편을 대부분 취소할 수 밖에 없게 됐는데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여행업계는 이전처럼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행객들이 당분간 항공기 여행을 꺼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 급감한 8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이 같은 실적 악화 소식에 이날(20일) 증시 개장 이후 유나이티드 항공 증시는 2% 하락했고, 다른 항공사들 역시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또한, 현금 확보를 위해 항공기 22대를 매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경제매체인 CNBC 방송은 19일 유나이티드항공이 싱가포르 소재 항공기 임대 회사인 ‘BOC 에비에이션’과 ‘매각 후 재임대하는(Sale-leaseback)’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그러니까 항공기 22대를 BOC 에비에이션에 판 뒤에 다시 빌려서 이용하는 건데요. 현금 지출을 줄이는 한편, 코로나 사태로 국제 항공 업계가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가운데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됩니다.
앞서 지난주 오스카 므노즈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5월 한 달간의 여행객이 지난해 5월 하루 수준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므노즈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에 따라 5월의 운항 편수를 90% 줄이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매각하는 항공기는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서 받기로 한 737-9 맥스 기종 16대도 포함돼 있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해당 기종을 현재 약 800대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항공, 여행 업계기 타격을 입으면서 세계 최대 오락 관련 기업인 월트디즈니사도 직원의 약 절반을 무급휴직 상태로 돌린다고 밝혔습니다.
디즈니는 20일, 10만여 명의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무급 휴직에 들어간 직원들에게 의료보험은 온전히 제공할 것이며 미국인 직원들에게는 정부의 실업 지원금을 신청할 것을 독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같은 조처로 디즈니는 한 달에 5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디즈니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곳곳에 놀이 공원과 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 놀이 공원 이용과 관련 상품 등의 판매 수익은 14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등 대형 놀이 공원은 현재 문을 닫았습니다.
앞서 지난달, 밥 아이거 디즈니 이사회 의장은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동안 자신의 봉급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밥 채퍽 최고경영자(CEO)도 월급을 절반만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이거 의장은 오락 분야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기업인 가운데 한 명으로 지난해 연봉은 4천700만 달러가 넘었습니다.
한편, BBC 방송은 디즈니 놀이 공원 등은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디즈니의 온라인 실시간 방송 서비스는 이익을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라는 이 서비스는 개시한 지 단 5개월 만에 구독자가 5천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