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 분담금 보류를 검토하는 소식에 이어, 백악관 대변인 교체 소식 전해 드립니다.
먼저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WHO 분담금 보류 검토 의사도 밝혔는데요.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내는 분담금 보류를 검토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국면에서 WHO가 제대로 대응을 못 했다면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무엇을 위해 우리(미국)가 돈을 내고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관련 “자금에 매우 강력한 보류(a very powerful hold)를 단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세계적인 보건 위기에서 분담금 보류가 좋은 생각이냐는 기자 질문이 나왔는데요.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는 건 아니고, 자금 집행 종료(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WHO는 UN(국제연합) 산하 기관으로, 국제사회 공중보건 현안을 담당합니다. 미국은 여기에 가장 많은 돈을 내는 나라인데요. 백악관이 구성한 2021 회계연도 관련 예산안에서, 해당 자금을 이미 상당액 삭감한 상태입니다.
2020 회계연도에 1억2천200만 달러에 달하던 금액을 5천800만 달러로 절반 가까이 줄일 계획인데요. 관련 자금 집행을 아예 보류하겠다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겁니다.
WHO가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분담금 보류 검토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그들은 틀렸고 때를 놓쳤다”고 말했습니다. 책임 있는 국제기구인 WHO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바이러스 확산 차단 기회를 방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WHO가 “중국 쪽에 매우 치우쳤고(very biased)”, “중국 중심적(China-centric)인 것 같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해서 말했는데요. 그 실례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를 단행하자, WHO가 동의하지 않고 비판했던 일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때 WHO가 미국의 조치를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합류했으면,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졌을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보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7일) 브리핑에 앞서 트위터에도 “WHO가 정말로 망쳐놨다”고 적었습니다. “왜 그들은 (중국을 봉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권고를 내놨는가?” 라고 물었는데요. “다행히도 우리(미국)는, 그들의 조언을 물리치고, 초창기부터 중국에 국경(출입국)을 열어두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도 WHO 비판에 가세하는 중입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사임을 잇따라 요구하고 있는데요.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WHO가 중국을 덮어주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테드로스 박사가 (사무총장 자리에서) 물러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선 주자 출신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테드로스 총장이 중국으로 하여금 국제기구를 좌지우지하도록 해서, 공중 보건 상황을 호도(mislead)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테드로스 총장은 중국에 연루(complicit)됐거나, 아니면 위험할 정도로 직무 능력이 부족한(dangerously incompetent)” 인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WHO는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중국에 편중된 성향을 보였다는 지적을 주요 언론에서 받았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던 초기 상황에 심각성을 낮춰 평가하거나, 중국 당국의 대응을 일방적으로 호평했기 때문인데요.
지난 1월 공식 브리핑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 전파된 증거가 없다는 중국 당국의 발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WHO 관리들은 8일, 중국 편향적이라는 주장을 거부했습니다.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정치 지도자들이 코로나 사태를 정치 쟁점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중국 정부는 WHO 유착설에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WHO 예산 지원 중단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현재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이 WHO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한다면, 전염병에 맞서기 위한 국제 공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초기 단계부터 개방적이고 투명한 자세를 보여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에서는 코로나 사태 피해 중소사업자들을 돕기 위한 대책을 계속 진행합니다. 추가 대출 자금에 관한 안건이 9일 가결되길 바란다고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밝혔는데요.
의회는 앞서 채택한 2조2천억 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에 3천500억 달러 상당 중소사업자 대출 자금을 포함시킨 바 있습니다. 이 자금을 받으려는 신청자가 폭주하면서, 추가 재원을 마련하고 있는 겁니다.
한편, 코로나 감염증 사망자가 꺾이는 추세였던 뉴욕주에서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6일 하루 동안 731명이 숨졌다고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7일 브리핑에서 밝혔는데요. 일일 사망자 최대입니다.
뉴욕주에선 미국 내 사망자 1만여 명 중에 절반인 5천 명 이상이 나왔는데요. 지난 2일 사망자 562명, 3일 630명으로 늘어나던 추세에서, 4일과 5일 이틀 연속으로 600명 미만을 기록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증가세가 되면서, 언제 정점을 찍을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한편 주지사가 전격 대선 예비선거 연기를 결정했던 위스콘신주에서는 법원 명령에 따라 투표가 예정대로 실시됐습니다. 7일 주 전역의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지어 한 표를 행사했는데요. 얼마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놓은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법원은 개표 결과 확정 발표를 오는 13일까지 미루도록 했습니다.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의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으로 교체된다고 7일 CNN과 뉴욕타임스 신문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9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스테파니 그리셤 대변인은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참모로 돌아갑니다.
플로리다 탬파 출신인 매커내니 대변인은 올해 31살로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2017년 공화당전국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의 대변인으로 발탁됐는데요. 매커내니 대변인은 주로 TV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하게 옹호해 왔습니다.
이번 인사 이동은 마크 메도스 신임 비서실장이 단행한 주요 인사 개편의 일환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메도스 연방 하원의원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메도스 실장이 그리셤 대변인과 충돌하면서 이번 인사 이동이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CNN 방송은 그리셤 대변인이 고위급 참모 회의에 빠지기도 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태스크포스팀에서도 빠지는 등 백악관 대변인으로서 별다른 역할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지난해 6월 백악관 대변인으로 기용된 이후 백악관 브리핑을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출입 기자들과 문답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기자들이나 TV 앞에 나서는 대신, 인터넷 트위터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옹호해 왔습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또 대선 캠프 때부터 지금까지 백악관에 남아 있는 몇 명 되지 않는 참모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2015년 트럼프 선거 운동에 합류했고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백악관에 들어왔습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재임 기간 기자들을 위해 몸싸움을 불사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지난해 6월 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에 동행했습니다. 당시 미국 취재진이 취재를 저지하는 북한 당국과 맞서다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당시 그리셤 대변인이 끼어들어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7일 성명을 내고 그리셤 대변인이 앞으로 영부인 비서실장으로 일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그리셤 대변인이 행정부의 기둥이자 진정한 지도자 역할을 해왔다고 밝히고 비서실장 업무를 탁월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이번 주 초 개인적인 문제로 사임한 린지 레이놀즈 영부인 비서실장의 뒤를 잇게 됩니다. 그리셤 대변인은 7일 성명에서 대통령과 영부인, 두 사람을 위해 계속 일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커내니 대변인이 새로 취임하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 네 번째 백악관 대변인이 됩니다. 첫 백악관 대변인은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대변인을 지낸 숀 스파이서 씨였는데 6개월 만에 물러나자, 새라 샌더스 당시 부대변인이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샌더스 대변인이 지난해 6월 말로 물러난다고 발표하면서 영부인 부속실에 있던 그리셤 대변인이 그 자리에 올랐습니다.
매커내니 대변인이 언제 공식 취임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 매커내니 대변인이 취임한 후 매일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전통적인 백악관 브리핑을 부활할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인사 이동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메도스 비서실장은 매커내니 대변인이 TV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방어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길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매커내니 대변인은 앞서 TV에 출연해 대통령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 예로, 지난 2월 폭스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미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질병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끔찍한 재임 시절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 현재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가장 많습니다.
한편, 알리사 파라 현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번에 백악관 공보실로 옮기게 됩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실에 있다가 지난해 9월부터 국방부 대변인으로 일했던 파라 대변인은 백악관 전략커뮤니케이션 국장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파라 대변인은 메도스 비서실장의 측근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메도스 비서실장의 보좌관으로 오랫동안 일했던 벤 윌리엄슨 씨는 공보실 선임 고문으로 발탁됐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