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정치권에서 애도 일정을 추진 중인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흑인 남성이 경찰에 체포 도중 숨진 사건으로 항의 시위가 커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최우선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고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0만 건을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코로나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었군요?
기자) 네. 존스홉킨스대학교 통계로 27일, 미국 내 코로나 사망자 수가 1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다음 날인 28일 오후 현재 10만 1천100명이 넘었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이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정치권에서 애도 일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에서 계획하는 애도 일정,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묵념의 시간’을 상원에서 추진 중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인 1일 정오에, 공식적으로 코로나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자는 계획인데요. 공화-민주 양당이 이런 계획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 민주당의 브라이언 샤츠 의원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진행자) 특히 묵념 시간을 계획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온 나라가 슬픔을 나누자는 겁니다. “너무나 많은 가족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목도했고, 적절한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다”고 머카우스키 의원이 말했는데요.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장례식에도 사람이 모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샤츠 의원은 “이 나라가 지금 이 어두운 순간을, 단합해서 선명하게 기억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이밖에,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희생자들을 위한 영상 메시지를 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영상 메시지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우리(미국) 역사에서 지금 이 순간은 너무나 암울하다”고 말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는데요. “고통받는 모든 사람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히고 “온 나라가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기자)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백악관이 주관하는 추념식이나 애도 행사 등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이 전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7일) 트위터에 “오늘 (코로나) 검사 수가 1천500만 건을 돌파했다”고 적었습니다. “세계 최고 수치”라고 강조했는데요. 아울러 “안전하게 (나라를) 다시 열자”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 10만 명 돌파를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했었나요?
기자)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사망자가 “5만 명에서 6만 명까지 갈 것”이라고 지난달 20일 브리핑에서 예상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달 초 ‘폭스뉴스’ 좌담회에서는 “10만 명 아래로 사망자 수를 억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 예상치를 몇 주 만에 넘어선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 희생자 10만 명,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라고 하셨죠?
기자) 그렇습니다. 2위인 영국의 3만7천여 명, 3위인 이탈리아의 3만3천여 명보다 두 배, 세 배가 되는데요. 다만 인구 비례로 따지면 세계 9위에 해당합니다. 1위는 벨기에이고요. 2위 프랑스, 3위 이탈리아, 4위 영국입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가 정점을 지났다거나, 상황이 안정되는 조짐은 보이지 않나요?
기자) 통계상으론 아직 그렇게 볼 단계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주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인 곳이 20개 주에 달했는데요.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아칸소주는 증가세가 꾸준합니다. 전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7일 오전 현재 170만 명 선에 도달했는데요. 매일 1만 명 넘게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흑인 남성이 경찰 체포 도중 숨진 사건 때문에, 시위가 번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네소타주 주요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던 중 사망했습니다. 이 때문에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니애폴리스 현지에서는 27일까지 이틀째 시위대와 경찰이 시내 각지에서 맞섰고요. 서부 최대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이날 연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우선, 해당 사망 사건이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죠.
기자) 사건 현장이 동영상으로 공개됐는데요. 46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가 25일 경찰에 체포되던 중,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입니다. 경찰이 플로이드 씨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무릎으로 목을 눌러 제압했는데요. 플로이드 씨는 “제발, 숨을 쉴 수 없어요”라면서, 제압을 풀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플로이드 씨는 의식을 잃은 뒤 결국 사망했는데요. 흑인 사회에서는 과잉 진압으로 플로이드 씨가 죽음에 이르렀다면서 항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과잉 진압이 확인됐습니까?
기자)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연방 법무부는 28일 성명을 내고 해당 사건 조사를 ‘최우선(top priority)’으로 삼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경찰관들의 연방법 위반 혐의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위해, 노련한 검사들과 수사관들을 해당 사안에 배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플로이드 씨의 목을 누른 당사자와 동료 경찰관을 비롯한 총 4명은 직위 해제됐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에서도 진상 조사 요구를 했었다고요?
기자) 네, 미네소타를 대표하는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성명을 냈습니다. 이번 사건은 “또 다른 흑인이 죽어간, 소름 끼치는 일”이라고 규정했는데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철저하고 완전한 외부 조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사건 연루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흑인’이 죽어갔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지난 2월 조지아주에서 있었던 사건을 가리킨 말입니다. 주택가 공사장에서 나오던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가 총격 사망했는데요. 백인 남성 그레고리 맥마이클, 트레비스 맥마이클 부자가 트럭을 타고 뒤쫓아가 총을 쐈습니다. 해당 부자가 ‘시민 체포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사건 직후 검거되지 않아서, 최근 논란이 됐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미네소타주 사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네. “정의는 실현될 것”이라고 27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FBI와 연방 법무부가 조지 플로이드 씨의 비극적 죽음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조지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입장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이번 일을 인권 사건으로 규정해 심층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 인권국이 나서서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미국 프로농구(NBA) 인기 선수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한 체육ㆍ 문화 유명 인사들도 인터넷 사회연결망 등에 잇따라 글을 올리면서,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주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미 노동부는 28일,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0만여 건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전 주에 기록한 240여만 건보다 떨어지는 등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시작되기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폭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청구 건수가 어느 정도 됐었나요?
기자) 3월 초까지만 해도 매주 20만 건을 조금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코로사 사태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3월 셋째 주에 330만 건으로 폭증했고, 그다음 주에는 약 690만 건으로 치솟았습니다.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는데요. 지난 3월 중순 이후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약 4천100만 명으로, 미국 노동인구 4명 중 거의 1명은 실직 상태에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여러 주에서 경제 정상화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주부터 50개 주 모두 봉쇄 조처 완화에 들어갔습니다. 여전히 약 2m 간격 유지나 마스크 착용, 수용 인원 제한 등을 유지하며 관련 규제를 서서히 풀고 있는 주들도 있지만, 일부 주에서는 제한 조처가 대폭 완화돼 일부 해안 도시의 경우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북적이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따라서 이번에 신규 실업 수당을 청구한 사람들도 많지만, 이미 실업 수당을 청구했던 노동자들 가운데 일자리로 복귀한 경우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아예 없어진 일자리도 많다고요?
기자) 네, 5월 한 달간 파산 보호를 신청한 업체가 27개에 달하고요. 완전히 사업을 접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따라서 실업률이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의 실업률이 14.7%였는데요. 다음 달 초에 나올 5월 실업률은 20%를 상회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있을 11월까지 두 자릿수 실업률을 이어가는 건 물론이고, 내년 말까지 실업률이 약 1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앞서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실업자들을 위한 추가적인 보조 정책을 정부가 시행하지 않으면, 미국의 경기 침체가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추가 경기 부양책이 논의되고 있나요?
기자)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3조 달러 규모의 코로나 대응 추가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해당 법안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앞서 4차례 추진한 정부 주도 부양책의 효과를 확인한 후에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편,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도 당초 발표보다 더 나쁘게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미 상무부는 28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로 - 5%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에 발표된 속보치 -4.8%보다 0.2%P 하향 조정된 건데요. 하지만 앞으로 나올 확정치에서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 여파로 경제성장 역시 하향세로 돌아선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2%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지난 3월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겁니다. 국제 금융위기가 강타했던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장률인데요. 하지만 코로나 사태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2분기, 그러니까 4월~6월에는 성장률이 훨씬 더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률이 -40%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