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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첫 여성대통령’ 포기...뮬러 특검 보고서 원본 공개 명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5일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대선경선 중도하차를 발표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5일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대선경선 중도하차를 발표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을 꿈꾸던,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결국 경선을 포기했습니다. 누굴 지지할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뮬러 특검 보고서의 삭제분 없는 원본을 제출하라고, 연방 판사가 법무부에 명령했습니다. 미국의 2월 노동 지표가 나왔는데요. 신규 일자리가 늘고 실업률도 5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는 등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경선을 포기했군요?

기자) 네. 지난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워런 의원이 결국 경선 참여를 중단했습니다. 그는 “2020년에는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5일,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자택 앞에서 발표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and all those little girls, we’re gonna wait four more years....”

‘첫 여성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4년 더 미루게 돼서, 어린 소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인데요. 이번에는 꿈을 접지만, 계속 남아서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경선을 포기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예비선거 득표가 크게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워런 의원은 투표 개시 전에만 해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전국 지지율 선두를 다퉜는데요. 하지만, 지금까지 18개주 예비선거를 치른 결과, 어느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지역별 경선이 거듭될 수록 득표력이 떨어지는 추세인데요. 지난 ‘슈퍼 화요일’에는 출신지인 매사추세츠주에서도 3위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본인은 득표력이 떨어진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기자) 경선전이 너무 양극화된 탓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There are two lanes. A progressive lane that Bernie Sanders is the incumbent for and a moderate lane that Joe Biden is the incumbent for. And there's no room for anyone else in this. I thought that wasn't right….”

“버니 샌더스(상원의원)가 내세우는 진보 노선, 그리고 조 바이든(전 부통령)의 온건ㆍ중도 노선”으로, 선거전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이야기인데요. 다른 노선을 가진 사람은 들어갈 틈이 없었기 때문에, 옳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누굴 지지하겠다고 밝혔나요?

기자) 그 문제는 차차 시간을 두고 고민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워런 의원 측이 샌더스 의원 측과 만나서 선거 연대를 논의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가 나왔는데요. 두 사람은 진보 성향으로 정책 방향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워런 의원은 당장 샌더스 의원 지지를 선언하지 않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힘을 실을 여지를 열어뒀습니다.

진행자) 워런 의원 발표에 대해,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각자 워런 의원 지지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샌더스 의원이 이날(5일)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We’re opening the door to you. We love you to come onboard…”

"워런 의원과 지지자들에게 문을 열어두고 있다, 합류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 측도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경선 주자들 이외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습니다. “여성혐오적인 요소(element of misogyny)”가 이번 경선에 작용해서, 워런 의원이 피해를 봤다고 분석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This is a marble ceiling. It’s not a glass ceiling. So I always thought that would be something.…”

“유리 천장이 아니라, 대리석 천장이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유리 천장(glass ceiling)’이란 말은, 여성이 직장이나 사회 조직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애물을 가리킵니다. 여성 대통령이 실현될 수 있는 경로가, 유리보다 강한 대리석으로 막혀있다는 게 펠로시 의장 의견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선 뭐라고 합니까?

기자)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혔는데요. 워런 의원 경선 포기가 너무 늦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흘이나 늦어버렸다”고 이날(5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사흘 늦었다는 이야기는 무슨 뜻인가요?

기자) ‘슈퍼 화요일’을 치르기 전에, 결단을 내렸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판단이 늦었기 때문에 “샌더스 의원이 (바이든 의원에게 패하는) 대가를 치렀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의원이 일찍 사퇴했으면 “매사추세츠, 텍사스, 미네소타를 포함한 많은 곳에서 샌더스 의원이 승리했을 것이다"라고 전날(4일)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한편 이 지역들 승부가 바이든 전 부통령 쪽으로 넘어가서, 민주당 경선의 전체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의원 627명을 확보해서, 선두에 나섰고요. 샌더스 의원이 551명으로 뒤따르고 있습니다. 그 밖에 2명을 차지한 털시 개바드 상원의원이 남아있는데요. 개바드 의원 경우 후보 확정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바이든-샌더스’ 양자 구도인데요. 앞으로 6월까지 진행될 각 지역 예비선거에서, 전체 대의원가운데 과반을 차지하는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진행자) 민주당 전체 대의원 과반이 몇 명인가요?

기자) 1천991명입니다. 지역마다 인구와 민주당 세력 등을 감안해, 배정된 대의원 수가 다른데요. 다음 예비선거 일정은 오는 10일입니다. 미시간과 아이다호를 비롯한 6개주에서 '프라이머리(primaryㆍ전체 유권자 투표)'를 진행하는데요. 총 352명 대의원을 누가 가져갈지, 이날 결정됩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지난해 7월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지난해 7월 하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판사가 뮬러 특검 보고서 원본 공개를 요구했다고요?

기자) 네. 법원이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 보고서 전체 원문을 법원에 제출하라고, 5일 법무부에 명령했습니다. 워싱턴 연방지법의 레지 월튼 판사가 이런 내용을 담은 명령문을 보냈는데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보고서 요약본을 대중에 공개하는 과정을 잘못 다뤘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삭제분을 포함한 원본을 즉각 법원에 넘기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뮬러 특검이 수사한 내용이 뭔가요?

기자) 이른바 ‘러시아 추문’입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진영과 러시아 당국이 유착했다는 의혹인데요. 그 수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작년 봄 특검이 법무부에 제출했습니다. 법무부는 그 내용을 요약본으로 추려서, 4월에 공개했는데요. 요약본 내용을 두고 논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논쟁이 된 부분이 어떤 겁니까?

기자)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 행위에 관한 부분입니다.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결론으로, 법무부 측이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월튼 판사는 이같은 결론이, 뮬러 특검이 내린 실제 결론과 안 맞는다고 5일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왜, 실제와 다른 결론을 공개했다고 보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책임을 벗게 해주려는 “계산된 시도(calculated attempt)”였다고 월튼 판사는 판단했습니다. 바 법무장관이, 의회와 대중을 상대로 “정직이 결여된(lack of candor)” 행동을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월튼 판사는 보고서 원문을 직접 검토해서, 공개 요약본에서 제외된 부분들을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수사 보고서에 들어간 내용들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 범죄가 포함됐습니다. 이들은 특검 수사 종료 이후, 잇따라 기소됐는데요. ‘위증’과 사건관계자 ‘매수’ 등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실형을 언도받았는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 씨, 그리고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가진 로저 스톤 씨가 차례로 수감됐습니다.

진행자) 측근들이 수감된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한 불만을 나타났습니다. 특히 스톤 씨 구형량이 많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요. 당일 법무부가 구형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스톤 씨 사건 처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뉴욕에서 전현직 군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직업 박람회. (자료사진)
뉴욕에서 전현직 군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직업 박람회.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2월 노동 통계가 발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6일, 지난달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 건수가 27만3천 건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2월이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 이긴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경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의 전망보다 양호한 성적을 보인 겁니다.

진행자) 시장의 전망치는 어땠습니까?

기자) 앞서 금융 전문가들은 2월 신규 고용 건수를 17만5천 건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동 시장의 성장을 위해선 월 1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지난 3개월간의 월 평균 신규 일자리는 24만3천 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앞선 2개월 수치도 상향 조정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수치는 14만7천 건에서 18만4천 건으로 4만 건 가까이 높게 수정됐고요. 1월 수치 역시 22만5천 건에서 27만3천 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실업률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실업률도 좋게 나왔는데요. 3.5%로 앞선 1월의 3.6%보다 0.1%P 더 떨어지면서, 지난 50년 새 거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노동지표에서 또 중요하게 보는 것이 시간당 임금 아닙니까? 임금은 좀 올랐나요?

기자) 네, 2월 시간당 평균 소득은 9센트 오른 28달러 52센트를 기록했습니다. 전달보다 0.3%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하지만 12개월 평균 상승률은 전달보다 0.1%P 떨어진 3% 증가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업종별로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대부분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었습니다. 신규 고용이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보건·사회보조 분야로 5만7천 개의 일자리가 늘었고요. 식음료 사업 분야는 5만3천 건, 정부 분야 일자리는 4만5천 건이 증가했습니다. 건설업도 4만2천 건으로 호조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일자리가 줄어든 분야도 있습니까?

기자) 네, 운송업과 창고업은 일자리 4천 개가 줄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미 당국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 제한 조처를 발표하면서 여행객이 감소했고요. 또 항구로 들어오는 국제 화물 선적의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 아닙니까? 노동 시장도 타격을 입지 않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고용주들이 근로자의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을 시작으로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결국 직원을 해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나타나는 여러 지표를 보면 지금 당장에 대량 해고 사태는 예상되지 않는데요.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노동 시장의 둔화는 어느 정도 예상됩니다.

진행자) 미국의 중앙은행도 최근 기준 금리를 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5%P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1~1.25%대로 내려갔는데요. 금리 폭도 평소보다 컸고요. 또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급하게 금리 인하를 발표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기초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 활동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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