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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선 예비선거 첫 승리...이민국장 대행 임명 ‘위법’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달 29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콜롬비아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달 29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콜롬비아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대선 예비선거에서 낙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의 양자 구도로 민주당 대선 경선 윤곽이 잡히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켄 쿠치넬리 이민국장 직무 대행 지명 절차가 위법이었다고 법원이 판결했고요. 미국 연방 대법원이 건강보험개혁법, 일명 ‘오바마케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 이겼군요?

기자) 네. 2월 29일 사우스캐롤리이나주 전역에서 실시된 민주당 프라이머리(primaryㆍ일반유권자 투표)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했습니다. 득표율 약 48%로, 대의원 38명을 가져갔는데요. 앞선 두 차례 예비선거에서 연승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번에 2위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48%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체 투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예비선거 첫 승리인데요. 예상외로 크게 이겼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며칠 전만 해도, 언론과 전문가들이 우리 선거운동은 죽었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핵심인 여러분의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는 크게 이겼고, 경선에서 살아남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2위인 샌더스 의원의 성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약 20%의 득표율로, 대의원 15명을 차지했습니다. 이어서, 3위는 11%를 득표한 사업가 톰 스타이어 예비후보인데요. 이어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순입니다. 대의원 확보 기준이 득표율 15%이기 때문에, 3위부터 아래로는, 한 명도 가져가지 못했는데요. 스타이어 예비후보와 부티지지 전 시장은 29일과 1일, 잇따라 경선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요.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역시,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명이 한꺼번에 경선을 포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의 경우는, 앞선 세 차례 예비선거에서 줄곧 선두권이었기 때문에, 지지자들의 아쉬움이 큰데요. 부티지지 전 시장은 경선을 접은 이유를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의 믿음을 지켜나갈 최선의 방법은, 한 발 비켜서서, 우리 (민주)당과 나라를 하나 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1일 연설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부티지지 전 시장이 선두권에 머물던 상황에서, 왜 한발 비켜서겠다는 판단을 했을까요?

기자) 소수 인종 득표율이 기대보다 낮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향후 예비선거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부티지지 전 시장은 아이오와에서 1위를 차지한 뒤, 뉴햄프셔와 네바다에서 2위권을 지켰지만, 이번에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4위로 떨어졌습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이 선전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는 백인 인구가 많은 곳인데요. 반면에 부진한 네바다는 중남미계 비중이 크고,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흑인 인구가 많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민주당 대선주자 경선이 어떤 상황인지 정리해보죠.

기자) 샌더스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양자구도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네 차례 예비선거 종합 통계에서, 샌더스 의원은 대의원 60명, 바이든 전 부통령은 53명을 각각 확보했는데요. 그 뒤로는 워런 의원이 8명,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7명으로, 선두권과의 격차가 큽니다.

진행자) 두 사람의 경쟁에, 변수는 없을까요?

기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3일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부터 경선에 참가하는데요. 여기서 얼마나 득표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양자구도를 흔들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슈퍼 화요일’이 어떤 일정인가요?

기자) 14개 지역에서 동시에 예비선거를 치릅니다. 그래서, 크다, 특별하다는 뜻의 ‘슈퍼’를 붙인 건데요. 민주당의 경우, 이날 하루에 대의원 1천357명의 향방이 결정되는데요. 서부의 캘리포니아주, 중남부의 텍사스주, 수도 워싱턴 D.C.에 접한 버지니아주, 그리고 동부의 메인주까지, 각각 정치 성향이 크게 다른 지역의 유권자들이 동시에 투표장에 가게 됩니다.

진행자) 대의원이 뭐고, 몇 명을 차지해야 최종 승리하는 겁니까?

기자) 대의원이란, 출신 지역을 대표해서 오는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전체 숫자가 3천979 명인데요. 과반인 1천991명을 확보하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겁니다.

진행자) 대의원 과반수의 상당 부분이 ‘슈퍼 화요일’에 결정되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중에서도 비중이 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예비선거 결과가 주목되고 있는데요. 두 지역 대의원 수를 합치면 600명이 넘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득표가 쏠리면 전체 승부의 무게 중심이 넘어가게 됩니다.

진행자) 현지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두 지역 모두 샌더스 의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28일 CNN이 공개한 여론 조사에 나타났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35%로 압도적 선두인데요. 이어서 워런 의원 14%, 바이든 전 부통령 13%, 블룸버그 전 시장 12% 순입니다. 텍사스에서는 샌더스 의원 29%, 바이든 전 부통령 20%, 블룸버그 전 시장 18%, 워런 의원 15% 순으로 나왔습니다.

켄 쿠치넬리 이민국(USCIS) 국장 직무대행.
켄 쿠치넬리 이민국(USCIS) 국장 직무대행.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이민국장 직무 대행 인사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켄 쿠치넬리 이민국(USCIS) 국장 직무대행을 임명한 절차가, 연방 인사 법령을 어겼다고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1일 판결했습니다. 따라서 쿠치넬리 대행이 지시한 난민 관련 조치들을, 시행 보류(set aside)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우선, 쿠치넬리 이민국장 직무 대행이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을 실무에서 책임져온 인물입니다. 버지니아주 법무장관을 지냈는데요. 작년 6월에 연방 이민국장 직무 대행이 됐습니다. 이후 생활보호 대상자들의 영주권ㆍ 비자 발급을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시행했고요. 난민 수용을 제한하는 지시도 내렸습니다.

진행자) 어떤 인사 법령을 어겼다고 법원이 판단한 겁니까?

기자) 1998년 제정된 고위직 인사 규정입니다. ‘연방 공석 직위 개혁법(FVRA)’이라는 법령인데요.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 고위직에 결원이 발생하면, ‘차상위(first assistant)’ 직책자가, 직무 대행을 맡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민국의 경우, ‘부국장’이 국장 직무 대행을 수행하도록 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절차를 어기고, 쿠치넬리 대행을 이민국으로 불러들였다는게 법원 판단입니다.

진행자) 당시, 지명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감독기관인 국토안보부에서, 이민국 ‘수석 부국장(Principal Deputy Director)’ 자리를 신설했습니다. 쿠치넬리 대행은 이 직위에 임명됨과 동시에 국장 직무대행이 된 건데요. 이전부터 부국장을 하던 사람을 놔두고, 없던 자리를 만들어서 국장 직무 대행을 맡긴 겁니다. 법원은 이런 절차가, 관련 법규 제정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적법하지 않은 인사였기 때문에, 쿠치넬리 대행이 지시한 조치들도 보류해야 한다는 게 법원 결정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쿠치넬리 대행이 시행한 모든 정책을 보류하라는 것은 아니고요. 난민 승인을 거부당한 온두라스 출신 이주자 5명이 낸 소송에만 해당됩니다. 이들은 쿠치넬리 대행의 직권 조치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정부를 제소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이주자들이 어떤 불이익을 받았다는 건가요?

기자) 난민 신청 절차에 보장된 시간을 빼앗겼다고 소장에 적었습니다. 관련 규정에는 48~72시간의 여유를 주도록 돼 있었는데요. 변호인과 상담하고, 가족들과 이야기할 시간을 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을 쿠치넬리 직무 대행이 ‘수용 시설 도착 후 하루’로 단축시켰습니다. “극히 예외적인 상황” 외에는 연장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정부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곧장 항소할 계획입니다. “우리는 명백하게, 법원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국토안보부 대변인이 이날(1일) 밝혔는데요. 법원 결정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본 뒤, 향후 대응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대법원 앞에서 오바마케어 반대하는 시위대. (자료사진)
미 대법원 앞에서 오바마케어 반대하는 시위대.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건강보험개혁법, 일명 ‘오바마케어’를 다루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2일, 오바마케어와 관련한 주요 소송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심리가 열릴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볼 때 올해 가을에 심리가 시작돼서 내년 봄이나 여름에 최종 판결이 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바마케어는 지난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제정된 건강보험법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0년에 법으로 제정됐습니다. 정식명칭은 ‘환자보호-부담적정 보험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인데요. 환자들에게 큰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모든 국민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법입니다.

진행자) 주요 내용은 뭔가요?

기자) 오바마케어의 특징은 우선 연방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을 들 수 있습니다. 각 주가 사람들이 보험 상품 가격을 비교해보고 가입할 수 있는 ‘교환소’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면, 연방 정부는 주가 운영하는 이 사이트를 통해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고요. 또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이 있어서 대다수 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가입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이런 내용 때문에 논란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크고 작은 소송도 이어졌는데요. 이번에 대법원이 심리하기로 한 소송은 지난 2017년에 공화당 소속의 주지사와 법무장관들이 낸 소송입니다. 정권이 바뀌어 공화당이 주도하는 연방의회가 ‘세제개편안’을 통과시키면서 미가입자에 대한 벌금 부과조항이 사라지자, 건강보험법 전체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진행자) 하급 법원들은 어떤 판결을 내렸습니까?

기자) 원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2018년 12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연방 지방법원은 벌금이 폐지된 이상 개인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는 합헌이 아니라며 이 제도 전체가 위헌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항소법원이 다룰 때까지 판결 시행은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1년 후인 지난해 12월에 뉴올리언스에 있는 연방 제5 순회 항소법원 역시 2대 1로, 오바마케어의 ‘전 국민 의무가입' 조항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조항이 유지되는 것에 대한 판결은 보류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하급 법원들은 현 상태의 오바마케어를 위헌으로 본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이제 연방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다루게 된 건데요. 민주당이 다수인 주와 연방 하원은 이번 사안에 대한 신속 심리를 요청했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지난달 이 같은 요청을 기각하자 일반 심리 요청으로 돌아섰는데요. 민주당 측은 하급법원의 결정으로 혼란만 더해졌다며,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연방법은 대법원이 심리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의 심리를 반대했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케어와 관련해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간 소송이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앞서 지난 2012년에도 오바마케어에 대한 합헌 논란이 연방 대법원에서 다루어졌습니다. 오바마케어를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는데요. 당시 연방 대법원 9명의 판사가 5대 4로 오바마케어 의무 조항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려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 소송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지난 2015년에도 연방 대법원은 합법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려면 주 정부가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 일명 ‘교환소’를 통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를 개설하지 않은 주 정부들이 많자 연방 정부가 통합 사이트를 직접 운영해 이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취한 겁니다. 그러자 이런 조처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소송이 제기됐는데요.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6 대 3으로 건강보험개혁법의 정부 보조금은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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