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주도로 정부 수반들을 비롯한 전 세계 지도자 40여 명이 회의를 열고 기후변화 위기에 공동 협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미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높은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일본과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도 새로운 감축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28개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 등 40여 명의 지도자들이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화상으로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미국, 2030년까지 온실가스 50~52% 감축
회의를 주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폭 상향 조정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By maintaining those investments and putting these people to work, the U.S. sets out on the road to cut our greenhouse gases in half – in half- by the end of this decade. That’s where we’re headed as a nation.”
미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미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50~52% 줄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 당시 2025년까지 26~28% 낮추겠다는 목표 보다 훨씬 높은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우리 시대 실존적 위기라며, 특히 세계 최대 경제 대국들이 기후변화와 싸우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 최대치를 산업화 이전보다 화씨 2.7도, 섭씨 1.5도를 넘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기존 계획 확인… “미국과 협력하고 싶어”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다음으로, 그리고 외국 정상 중엔 첫 연설자로 나섰습니다.
[녹취:시진핑 주석] “China will strive to peak carbon dioxide emission before 2030 and achieve carbon neutrality before 2060.”
시 주석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지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기존의 목표를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또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향후 석탄 발전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더불어 세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협력 의사를 밝혔습니다.
전 세계 탄소 배출 1위 국가는 중국, 2위는 미국, 3위는 인도입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새로운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은 채,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공급을 450 GW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캐나다 등 새로운 감축 목표 발표
이날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일본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46%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26% 감축 목표 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녹취:스가 총리] “Japan aims to reduce its greenhouse gas emissions by 46 percent in the fiscal year 2030 compared to the fiscal year 2013 as an ambitious target which is aligned with the long term goal of a net zero by 2050.”
스가 총리는 또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40~45%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한다는 목표에 잠정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앞서 40% 감축보다 상향 조정된 것입니다.
[녹취:마크롱 대통령] “It is this plan that the European Union put forward in December, with its European Green Deal. It is therefore up to us to use all the levers available to use: innovation, transformation, regulation.”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2050 년까지 유럽연합의 탄소 순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유럽 그린 딜’을 언급하며, 혁신, 변화, 규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이 탄소배출을 2035년까지 78% 감축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계획을 내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 누적 규모를 크게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가 온실가스 배출을 많이 줄였다며, 이산화탄소 등가량을 1990년도 31억t에서 최근 16억t으로 절반으로 줄였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연설에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달성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올해 하반기까지 상향해 유엔에 제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UN 사무총장 “11월 기후총회 전 구체적 계획 내야”
이날 회의에 참석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예정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총회 (COP26)가 열리기 전에 각국이 구체적인 계획을 낼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구테흐스 사무총장] “Before the U.N. climate conference in November in Glasgow, we need concrete proposals that gives access to greater financial technological support for the most vulnerable countries.”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가장 취약한 국가들을 위해 금융과 기술 지원이 확대되야 한다며, 특히 주요 7개국(G7)이 약속한 1천억 달러의 기금 조성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는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후변화 정상회의 개최로 “전 세계가 하나로 모아졌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케리 특사] “So the importance of today in my judgement is this. The world came together. President Xi, Prime Minister Modi, President Putin, presidents of small countries and big countries…”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디 인도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큰 나라 작은 나라 정상들이 모두 모였다는 것입니다.
케리 특사는 그러면서 기후변화는 위기 상황이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도 국제사회에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해 12월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문제라며, 북한이 파리기후변화협정 당사국으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019년에 ‘2019~2030년 국가환경보호전략.국가재해위험감소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해마다 탄소 배출량을 16.4% 줄일 계획을 밝혔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는 북한이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1.2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 세계 195개국 중 63번째로 낮은 것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