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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입법회 국가법 가결…호주∙인도, 경제 위기 고조 


홍콩 민주파 의원이 4일 국가법 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입법회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저지 당하고 있다.
홍콩 민주파 의원이 4일 국가법 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입법회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저지 당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31주년을 맞은 가운데 홍콩 입법회가 논란 많은 ‘국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호주와 인도 등 여러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경제 불황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란에 구금돼 있던 미국인이 귀국길에 올랐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홍콩 입법회가 ‘국가법’을 결국 통과시켰군요?

기자) 네, 홍콩 입법회가 4일 논란 많은 ‘국가법’을 표결에 부쳐 찬성 41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입법회 전체 의석이 어떻게 되는데 42명만 투표에 참가한 거죠?

기자) 전체 의석은 70석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친민주 진영 의원들은 국가법에 대한 항의 표시로 투표를 거부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투표 절차를 막기 위해 몸싸움까지 벌였지만 그대로 투표는 강행됐습니다.

진행자) ‘국가법’,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모독할 경우 법적 처벌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최고 6천450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국가법이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최근 몇 년간 홍콩에서는 중국이 홍콩에 보장하고 있는 ‘고도의 자치권’을 침해하는 일이 많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 경기장이나 행사 때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 나오면 등을 돌리고 앉거나, 야유를 보내는 일이 자주 벌어졌는데요. 홍콩 범 민주화 진영은 중국의 의용군행진곡이 홍콩의 국가가 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홍콩은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의 원칙에 따라 고도의 자치권을 갖고 있지만, 엄연히 중국에 속하기 때문에 당연히 국가를 모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 본토에서도 홍콩에 대한 중요한 법안이 입법 절차를 밟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8일, 중국의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이 통과됐는데요.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입법 절차를 거쳐 조만간 발효될 전망입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3일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홍콩 국가보안법의 내용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홍콩 내 국가 분열과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행위를 금지,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또, 외국과 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것도 금지하는데요. 위반했을 경우 최고 3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홍콩에 직접 중국 중앙정부가 관할하는 정보기관을 설치한다는 내용도 있는데요. 미국, 영국 등 서방국들은 홍콩의 자치권을 훼손하는 조처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31주년을 맞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4일로 ‘6∙4 톈안먼 민주화운동’이 31주년을 맞았습니다. 톈안먼 시위는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중국 톈안먼 광장에 모여 민주화 요구를 한 사건인데요. 당시 중국 정부가 전차와 장갑차 등 무력을 동원해 군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사상자 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는데요. 하지만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홍콩에서는 기념집회가 금지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은 톈안먼 사건 발생 이듬해부터 매년 ‘빅토리아공원’ 등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념집회를 가져왔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홍콩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이를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여전히 야권과 시민 사회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움직임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재야단체는 4일 저녁 8시를 기해 각자 자리에서 촛불켜기 운동과 함께 온라인 추모 집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또 집회 금지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이 빅토리아공원에서 촛불 집회를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본토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에서 톈안먼 시위는 일종의 금기어로, 이와 관련한 어떠한 행사도 지금까지 열린 적이 없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도 일절 언급하지 않고요. 현재 중국 톈안먼 광장은 삼엄한 통제 속에 경비가 강화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 국무장관이 톈안먼 시위 당시의 주역들을 만났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2일, 왕단, 헨리 리 등 톈안먼 시위 생존자 4명과 면담하고 중국 정부의 유혈 진압을 비판했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3일 성명에서 “31년이 지났지만 정확한 희생자가 몇 명인지 여전히 모른다”면서 중국 정부에 정확한 진상 파악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최근 여러 가지 현안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항공 분야에서도 충돌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미국 항공사의 중국 취항을 거부하자 미국 정부도 3일, 오는 16일부터 중국 항공사 여객기의 입국을 막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러자 중국 당국은 4일,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고 오는 8일부터 95개 외국 항공사의 국제선 운항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시드니 외곽의 공사현장에 포크레인 세워져 있다. (자료사진)
호주 시드니 외곽의 공사현장에 포크레인 세워져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여러 나라가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요. 호주도 예외가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 경제가 29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 불황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호주는 1990년대부터 거의 30년간 최고의 경제 성장을 구가했는데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대형 산불 등의 여파로 경제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성적표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호주의 경제 성장률은 -0.3%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호주가 국제 금융 위기의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난 2009년 9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라고 호주 통계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실업률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수많은 공장과 기업, 식당, 상점들이 문을 닫으면서 실직자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실업률은 2배 이상 증가해 10%에 달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대규모 부양정책으로 국가부채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경제불황(recession)’은 2분기 연속 역성장하는 걸 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호주 정부는 호주의 경제 충격이 2분기에 본격화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호주는 29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불황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고 호주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호주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나라가 여럿이죠?

기자) 맞습니다. 일본도 지난달,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며 ‘경제불황’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또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도 지난해 4분기 제로 성장에 이어 올 1분기 2%의 역성장을 보이며 경제불황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도 올 1분기 -4.8%를 기록하며 2008년 이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도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두 달 넘게 단행했던 봉쇄 조처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며 지금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하지만 인도 역시 저조한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경제불황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의 경제 성적표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3.1%로 떨어졌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중단된 결과인데요.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인도 경제는 더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더 하락한다는 건가요?

기자) 2020년-2021 회계연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7%에서 0%대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도는 197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됩니다.

진행자) 전년도 경제성장률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2019-2020 회계연도에는 4.2%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거의 1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로 인도 경제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는 지금 어떤 조처를 취하고 있나요?

기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는 공장 생산 활동을 재개하고 초대형 경기부양책을 내세우며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하지만 수도 뉴델리와 상업 중심도시인 뭄바이 등은 이달 말까지 봉쇄 조처가 계속 적용되고 있어 경기 회복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란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자료사진)
이란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란에 구금돼 있던 미국인 1명이 귀국길에 올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에 구금돼 있다 최근 석방된 마이클 화이트 씨가 귀국길에 올랐다고 화이트 씨 가족이 4일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화이트 씨가 스위스 비행기를 타고 이란을 떠났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화이트 씨가 언제부터 이란에 구금됐습니까?

기자) 거의 2년 됐습니다. 화이트 씨는 퇴역한 해군 군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데요. 인터넷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여성을 만나러 이란에 들어갔다가 지난 2018년 7월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이트 씨 가족은 그가 체포되기 전에도 몇 차례 이란을 방문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화이트 씨가 체포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이란 최고지도자를 모욕하고 개인 정보를 인터넷에 올렸다는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재판에서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외국인을 구금해도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란 정부가 화이트 씨 체포 사실을 인정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정부는 지난 2019년 1월, 화이트 씨를 얼마 전에 체포했다고 발표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자 미국 정부가 이란 측에 구금된 미국인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죠?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지난 3월 성명을 내고 이란 정부에 부당하게 구금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잡혀 있는 미국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희생된다면 이란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 지적대로 이란에서는 최근까지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간 이란 정부는 특히 교도소 내 집단감염을 우려해서 많은 죄수를 석방했습니다. 화이트 씨도 지난 3월에 진료를 위해 잠시 풀려난 뒤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 있었는데요. 이달 말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미국에 구금돼 있던 이란인 1명도 추방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란 과학자 시루스 아스가리 씨가 이번 주에 미국에서 이란으로 추방됐습니다. 아스가리 씨는 재료공학자로 2016년 미국 대학과 비밀 연구를 거래하려 한 혐의로 2016년 기소됐다가 지난해 11월에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 뒤 이민 당국 시설에 구금돼 있다가 추방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인 화이트 씨 석방이 아스가리 씨 추방과 연관이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화이트 씨와 아스가리 씨를 맞교환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건이 별도로 진행된 사안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에 구금된 미국인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에 귀국하는 화이트 씨 외에 최소한 5명이 구금 중이거나 보석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새 미국과 이란 관계가 많이 나빠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지난 2018년에 이른바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속속 복원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페르시아만에서는 두 나라 사이에 군사적 긴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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