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해커 집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정보와 기술을 노린 사이버 공격을 자행했다고 미국과 영국, 캐나다 정보당국이 주장했습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첫 대면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미국 항공모함 2척이 남중국해에 들어가 훈련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 해커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정보를 노린 사이버 공격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군요?
기자) 네. 미국과 영국, 캐나다 정보당국이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 해커 조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정보와 기술을 가로채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직인지도 공개했습니까?
기자) 네, ‘코지베어(Cozy Bear)’로도 불리는 ‘APT29’라는 러시아 해커 조직이라고 하는데요. 세 나라 정보당국은 특별히 이 해커 조직이 러시아 정보당국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각 제약업체와 의학계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APT29’라는 해커 조직은 지난 미국 대선 때도 거론되던 집단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때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산망이 해킹당했는데요. 해킹된 이메일과 자료가 인터넷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올려져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미국 정보당국이 지목한 2개의 해킹 조직 가운데 하나가 바로 ‘APT29’입니다.
진행자) 그럼 APT29가 코로나 백신 정보를 빼내 갔습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러시아 해커 조직이 코로나 백신이나 기술을 탈취했는지, 또는 그 정보가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특별히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이 세 나라 정보당국이 공동 성명을 낸 이유는 뭔가요?
기자) 러시아 해킹 조직이 이 세 나라에 있는 연구기관과 대학, 제약업체들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외국 정부와 연계된 해킹 조직이 다른 나라 연구소나 회사를 해킹한다는 주장이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요. 이번 주 미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이 해킹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해킹 조직의 이름과 함께 해킹 수법까지 자세히 설명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 외무장관이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맞서 싸우는 기관을 목표로 한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무모한 행동으로 이기적인 욕심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일을 알고 있었다는 겁니까?
기자) 그건 확실하지 않습니다. 영국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해킹 사건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국 관리들은 이 사건에 러시아 정보당국이 깊숙이 개입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백악관의 반응은 랍 장관의 발언보다는 수위가 좀 낮은데요.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코로나 백신 정보를 잘 지키기 위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코로나 백신 안전 문제는 이미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죠?
기자) 네. 지난 5월에도 미 국토안보부는 연구소와 제약회사, 보건 당국들이 해커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는데요. 하지만 당시는 어느 국가나 해킹 조직이 해킹을 시도하고 있는지 적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정부와 연계됐다는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6일 국영 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누가 영국 제약회사들과 연구소들을 해킹했는지 모르고, 다만 한 가지, 러시아는 그런 시도를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와 이들 나라 관계가 다소 불편하죠?
기자) 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이어,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 사주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관계가 더 껄끄러워졌고요. 영국도 지난 2018년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인 이중간첩 독살 시도 사건으로 불편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살해 사주 의혹이란 건 뭡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아프간 반군단체인 ‘탈레반’에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과 연합군을 살해하면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의했다는 의혹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정보를 듣고도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와 미 정가가 시끄러웠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정보를 사전에 듣지 못했다고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렸군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유럽연합(EU) 27개 정상이 17일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정상회의는 그동안 해왔던 화상 방식이 아니라 대면 회의로 진행돼 더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상 회의 장소가 어디죠?
기자) 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입니다. 이번 회의는 17일과 18일 이틀간 진행되는데요. 하지만 어쩌면 19일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뭡니까?
기자) 가장 큰 의제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공조 방안입니다. 특히 지금 EU는 코로나 피해 복구를 위한 기금 지원 방식을 놓고 씨름 중인데요. 이번 정상회의에서 어떤 해법이 도출될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진행자) 회원국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앞서 EU 회원국들은 공동으로 대규모 경제회복기금을 마련한다는 데는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지원금을 보조금 형식으로 줄 것인지, 대출 형식으로 줄 것인지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와 스웨덴, 덴마크 등 비교적 잘사는 나라들은 대출금 형식을 주장하며 경제 개혁도 요구하고 있는데요. 반면 피해가 컸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은 보조금 형식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포함해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는 곳이 많은데요. 인도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요?
기자) 네. 인도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가 17일로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도는 인구 13억의 대국인데요. 의료체계가 열악해 피해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의 실제 감염자 수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인구수에 비해 검진하는 사람의 수가 월등히 적어, 실제 감염자는 훨씬 더 많을 거라는 관측인데요. 더구나 여러 전문가가 아직 인도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어 우려를 더 해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초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상황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달, 중국 베이징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해 중국 당국이 초비상이 걸렸는데요. 중국 당국이 즉시 강력한 방역 조처에 나서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의 최북서쪽, 신장 자치구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신장 지역은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신장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신규 확진자가 6명이 나왔고, 무증상 감염자도 11명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감염자들은 모두 신장 자치구 주도인 우루무치에서 나왔습니다. 중국 당국은 현재 우루무치 지역에 대해 강력한 봉쇄 조처를 취하며 확산을 억제하고 있고요. 다른 130여 명도 격리 관찰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는 다시 국경폐쇄를 연장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 통제 조처를 다음 달 21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세 나라는 코로나 피해가 심각했던 지난 3월 21일, 국경을 닫고 무역 등을 제외한 단순 관광 등 비필수 이동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번까지 모두 네 차례 연장하는 겁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미 해군 함정들이 다시 진입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 해군은 17일 성명을 내고 이날 항공모함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가 이끄는 항모강습전단이 남중국해에서 작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니미츠호와 레이건호는 핵 추진 항공모함이죠?
기자) 네. 미국이 자랑하는 핵 추진 항모인데요. 순양함과 구축함, 그리고 호위함을 거느린 막강한 전력을 지닌 항모전단입니다.
진행자) 미국 항공모함들이 최근에도 남중국해에 들어갔었죠?
기자) 네. 니미츠호와 레이건호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남중국해에서 작전하고 훈련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 해군 함정들이 종종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는 건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서 주변 나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데,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짐 커크 니미츠 항모전단 사령관은 17일 성명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강화하기 위해 니미츠호와 레이건호가 남중국해에서 작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군도 최근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진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달 초에 미국 항모들이 남중국해에 진입했을 즈음에 이곳에서 중국군도 군사훈련을 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중국군 훈련에 대해 주변 나라들이 크게 반발했었죠?
기자) 네.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군 훈련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대립하는 나라가 베트남과 필리핀만 있는 것이 아니죠?
기자) 네. 두 나라 외에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 그리고 타이완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중국에 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엔 미국 정부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일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남중국해 대부분의 해양 자원에 대한 중국 주장은 완전히 불법이고,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 하는 괴롭힘 행위도 불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적시했습니다. 성명은 또 국제 사회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자국의 해상 제국처럼 취급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