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불법이라고 미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반발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최신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 중국 화웨이사를 전면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2020년도 방위백서를 발간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최근 갖가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이번에는 남중국해로 확대됐군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13일 성명을 내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습니다. 양국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 등으로 갈등이 계속 고조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라는 쟁점으로 갈등의 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발표한 성명 내용, 자세하게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남중국해 대부분의 해양 자원에 대한 중국 주장은 완전히 불법이고,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 하는 괴롭힘 행위도 불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적시했고요. 또 국제 사회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자국의 해상 제국처럼 취급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그동안도 줄곧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베트남, 필리핀 등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면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거부해왔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남중국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조는 어느 한쪽 편도 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이 나온 후, 미국은 이 해역에 정기적으로 군함을 파견하며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국제상설중재재판소가 원고인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죠?
기자) 맞습니다. 역내 영유권 분쟁국 가운데 하나인 필리핀이 중국과의 오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끝에 유엔 산하 ‘국제상설중재판소(PCA)’에 이 문제를 제소했는데요. 2016년 7월,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이 남부 해안을 따라 이른바 ‘남해구단선’을 설정하고 남중국해 거의 모든 지역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남해구단선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에 그어 놓은 9개 선입니다. 이를 다 이으면 알파벳 U자 형태처럼 보이는데요. 구단선에는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가량이 포함됩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와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등이 대부분 포함되는데요. 중국이 이 해역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 기지화하면서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역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나라들과 마찰을 빚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 주장이 국제법에도 위배된다는 판결이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 중재재판소는 중국의 행위가 ‘해양법에 관한 유엔헌장(UNCLOS)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는데요. 해양법에 관한 유엔헌장은 한 나라의 해안선으로부터 12해리까지는 영해, 200해리까지는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인정하는 조약입니다. 중재재판소는 스프래틀리 군도 주변 해역을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재재판소의 판결은 법적 구속력도 있고 당사국은 이를 이행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패소한 나라가 판결 내용을 이행하지 않아도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판결이 나온 이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역내 국가들과 자원 개발 협력 등을 도모하며 남중국해 문제를 희석하려는 노력을 펼쳐왔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이번 성명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과 맥을 같이 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성명에서, 남중국해 공동 해역에서 다른 나라의 조업이나 자원 개발을 괴롭히거나 일방적으로 그런 활동을 하는 중국의 조처는 불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국제법에 따라 해양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어 동남아시아 동맹국, 협력국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의 성명에 대해 중국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역외 국가로서 자국 이익을 추구하면서, 역내 분열을 꾀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선동해 지역 평화를 깨뜨리는 무책임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도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가 남중국해의 안정을 구실로 역내 분열과 긴장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다시 중국 관련 소식인데요. 영국 정부가 결국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자국 5G 통신망 구축에 참여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이 14일 영국 의회에 보고한 내용인데요. 영국 정부는 자국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퇴출하기로 했습니다. 5G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입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은 기존 정책을 뒤집은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월엔 5G 사업 가운데 민감하지 않은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쓰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5G 통신망 구축에 이미 화웨이 장비를 투입한 영국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하지만, 이미 5G 통신망에 설치한 화웨이 장비는 오는 2027년까지 퇴출해야 합니다. 영국 정부는 이와 함께 올해 12월 31일 이후에는 영국 업체들이 5G 관련 화웨이 장비를 새로 구매하는 것도 금지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이 조처가 영국 내 5G 통신망 구축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죠?
기자) 맞습니다. 다우든 장관도 14일 의회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화웨이 장비 퇴출로 5G 통신망 설치가 1년 정도 연기되고 추가 비용으로 25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5G 말고 이전에 영국 내 이동통신망에 들어간 화웨이 장비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이전 2G, 3G, 4G 이동통신망에 설치된 화웨이 장비들을 철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영국 등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촉구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안 문제를 이유로 5G 통신망에 화웨이를 참여시키지 말이야 한다고 동맹국들에 요구해 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특히 영국을 포함해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는 나라들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대해 중국 쪽에서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먼저 화웨이 측은 이번 조처가 이동전화를 가진 모든 영국인에게 나쁜 소식이라면서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조처가 영국을 디지털 경로에서 뒤처지게 하고 비용을 올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일본이 2020년도 방위백서를 내놨군요?
기자) 네. 일본 각의가 14일, 2020년도 방위백서를 채택했습니다. 방위백서란 일본 정부가 자국의 방위 환경과 주변국 정세, 국방 안보 등을 분석하고 전망해 매년 발간하고 있는 국방 정책 간행물입니다.
진행자) 올해 일본 방위백서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올해 일본 방위백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을 주요 국가 안보 우려 목록에 올렸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주요 안보 우려 목록에 함께 올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일본 방위백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일본의 주요 우방국이나 경쟁국의 군사 활동에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위백서는 그 예의 하나로 러시아를 들었는데요. 러시아 병력이 코로나 대유행 한복판에 있어도 군사 활동은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일본 내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일본은 14일 현재, 누적 확진자 약 2만2천 명, 누적 사망자는 약 980명인데요. 최근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자위대도 코로나 확산 억제를 위해 투입됐는데요. 일본 방위백서는 지난 2월 대형 유람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형태로 강제 격리됐을 때는 약 2천700명의 자위대 병력이 투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방위백서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기술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와 영유권 갈등 등을 지적하며 중국이 여전히 일본의 최우선 안보 우려라고 적었습니다. 방위백서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악용해, 중국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고 거짓 정보를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관련 의료 기술이나 장비를 다른 나라에 팔면서 이들 국가의 선심을 사는 반면 미국에 대한 신뢰를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일본과 중국도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죠?
기자) 네. 동중국해에 있는 일본명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라고 불리는 섬들의 영유권을 놓고 두 나라가 오랜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올해도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중국이 일본 영토인 센카쿠 열도에 대해 일방적으로 지위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난해 1천 척이 넘는 중국 선박이 일본 해역에서 목격됐다고 밝혔는데요. 한 해 전인 2018년에는 약 600여 척이 보고됐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대한 대목도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일본은 러시아와도 영토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북방영토, 러시아에서는 쿠릴열도라고 부르는 4개의 섬입니다. 방위백서는 러시아가 여전히 이 섬에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영공에서도 잦은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항공자위대는 일본 영공에 무단 침입한 외국 항공기를 쫓아내기 위해 950차례 가까이 전투기가 출동했는데요. 이 가운데 675차례는 중국이 관련됐고요. 270차례는 러시아와 관련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한국 관련 부분도 잠깐 살펴볼까요?
기자) 네. 방위백서는 북한이 핵무기로 일본을 공격하는 능력을 이미 확보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본명 다케시마, 한국명 독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올해도 영유권 주장을 거듭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방위비도 늘리죠?
기자) 네. 일본은 신형 F-35 A라이트닝 스텔스 전투기를 미국에서 구매하는 계획 등을 포함해 지난해보다 1.2% 올려 473억5천만 달러로 책정했습니다. 방위백서는 급증하는 안보 환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