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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첫 코로나 백신 등록…벨라루스 대선 불복 시위 격화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센터 연구소’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센터 연구소’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공식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성 우려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벨라루스에서 대선 불복 시위가 격화하고 있습니다. 레바논 대폭발 참사 6일 만에 레바논 내각이 총사퇴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등록을 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고 러시아 대통령이 발표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원격으로 진행된 내각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필요한 모든 검증과 효능이 입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소식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 안팎에서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서방 국가에서는 통상적으로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을 대상으로 3차례의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한 후, 공식 등록과 대량 생산, 일반인 접종 수순을 밟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의 경우, 백신 개발 과정이 투명하게 알려지지 않아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러시아가 등록한 백신이 어디서 개발된 건지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러시아 국방부와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전염병 ·미생물센터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라고 러시아 보건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러시아에서는 가말레야 연구소 외에 적어도 2개 이상의 연구소에서 백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임상시험 규모도 중요할 텐데요?

기자) 네. 가말레야 연구소의 경우, 지난 6월 중순, 76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1차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요. 두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은 액체형 백신을, 또 다른 그룹은 물에 녹는 가루 형태의 백신을 접종했다고 합니다. 2차 임상시험은 7월에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3상 임상시험은 하지 않는 건가요?

기자) 백신 개발 책임자인 알렉산더 긴츠버그 가말레야 연구소 소장은 11일, 3상 임상시험을 계속 진행하면서 백신 접종을 시작할 거라고 말해 3상 임상시험을 건너뛰지는 않을 거라고 시사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상 임상시험 전에 백신 등록을 한 것은 성급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임상시험 자원자들에 대한 논란도 있다고요?

기자) 네. 임상 시험자 중 일부는 군에서 모집한 것으로 알려져 군 당국의 압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안전성 위험 논란을 의식한 듯, 백신이 제대로 검증 과정을 거쳤고 안전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 가운데 한 명도 백신 접종을 받았다며 꽤 구체적으로 진행 과정을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에게는 딸이 두 명이죠?

기자) 맞습니다. 마리아와 카트리나 두 딸이 있는데요. 둘 중 누가 맞았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딸이 백신 1차 접종 첫날에는 섭씨 38도의 열이 났지만, 다음 날 떨어졌고, 지금은 좋아져 항체가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러시아가 이제 조만간 백신 대량 생산에 들어가는 건가요?

기자) 네. 러시아 보건 관리들은 9월부터는 대량 생산에 들어가고, 이르면 10월부터는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는데요.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는 이르면 이번 달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세계보건기구(WHO)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떤 백신이든 다양한 시험과 검사가 있어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WHO 대변인은 11일, 러시아 측과 WHO의 사전 자격 심사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타이완을 방문 중인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후생부 장관도 11일,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을 먼저 개발하는 것보다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의 코로나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11일 현재 누적 확진자 수는 89만여 명, 누적 사망자는 약 1만 5천 명입니다. 러시아 인구나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상황과 비교하면 아주 심각하다고 볼 수는 없는데요.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관계부처에 백신 개발을 서두르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의 백신 개발은 어느 정도 단계까지 와 있습니까?

기자)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사와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가 공동개발한 백신과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사가 3만 명을 대상으로 각각 3상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가 있습니다. 3상 임상시험이 이렇게 대규모로 진행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인데요.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곧바로 시판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밖에 스위스, 중국 등지에서도 소규모 3상 시험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에서는 언제쯤 백신 접종이 가능할까요?

기자) 가능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 전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나 백신 개발이 완료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 코로나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11일 현재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2천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73만 명이 넘습니다. 미국은 감염자 500만 명, 사망자는 이제 16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브라질도 확진자 300만 명, 사망자 수는 10만 명을 돌파하며 여전히 기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동안 주춤한 것 같았던 스페인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고요?

기자) 네. 지난 3~4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강타했던 스페인은 지금까지 32만2천 명이 감염됐고, 2만8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 다시 집단 감염이 확산하면서 유럽 국가들 가운데 가장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영국을 앞질렀는데요. 영국은 현재 확진자 31만 3천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1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정부의 대선결과 발표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11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정부의 대선결과 발표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구소련 국가인 동유럽 벨라루스에서 대선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네. 벨라루스 곳곳에서 9일 치러진 대선 결과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시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또다시 압승을 거뒀죠?

기자) 네. 벨라루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0일, 전날 치러진 선거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번에 여섯 번째 임기에 도전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야권 도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후보는 약 10% 득표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여 년간 벨라루스를 통치해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65세의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994년부터 26년간 벨라루스를 철권 통치하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불리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대선에 승리하면서 앞으로 또다시 5년간 벨라루스를 통치하게 됐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이 나오자,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등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시위 과정에서 상당수 사람이 체포됐다고요?

기자) 네. 벨라루스 내무부는 10일, 시위자 약 3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 20여 년간 강력한 전제주의 통치를 해온 벨라루스에서 시위가 벌어지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인데요. 한 외신 기자는 약 6만 명에 달하는 야권 지지자들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상자는 없었습니까?

기자) 벨라루스 인권단체는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섬광탄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자 1명이 사망하고 여럿 다쳤다고 밝혔는데요. 벨라루스 내무부는 10일, 시위자가 진압 경찰에게 폭발물을 던지려다 손에 든 폭발물이 터져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루카셴코 대통령은 시위 배후에 외세가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네요?

기자) 네. 루카셴코 대통령은 외국 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는 ‘양(sheep)’들이 정권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를 분열하려는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거라며 강력 처벌을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야권 후보가 출국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군요?

기자) 네. 티하놉스카야 후보가 이웃 나라 리투아니아에 체류 중인 게 확인됐습니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11일 트위터에 티하놉스카야 후보는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티하놉스카야 후보가 어떻게 리투아니아로 오게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벨라루스의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국제 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은 10일 벨라루스의 선거 결과는 정확하고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는데요. 특히 독일, 프랑스, 폴란드 등 벨라루스 주변국들은 EU 차원의 조사를 촉구하며,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대선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10일 성명을 내고 벨라루스 대선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하고,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강경 진압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벨라루스의 관계는 어떤가요?

기자) 지난 2000년대 미국이 벨라루스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제재를 단행한 이래 오랫동안 관계가 소원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 조금씩 개선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지난 2월에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벨라루스를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미 국무장관이 벨라루스를 방문한 것은 26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진행자) 구소련 위성국이었던 벨라루스의 이번 대선 결과에 러시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크렘린궁은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양국의 관계 증진을 기대하는 축하 전문을 보냈다고 밝혔는데요. 양국은 최근 몇 년 원유 가격 인상과 군사 기지 설치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한편 외국 정상 중에서는 제일 처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루카셴코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가 10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각 총사퇴 결정을 발표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가 10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각 총사퇴 결정을 발표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레바논 내각이 결국 총사퇴를 했군요?

기자) 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10일, 하산 디아브 총리가 제출한 내각 총사퇴서를 수락했습니다. 이로써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참사 6일 만에 결국 레바논 내각이 물러나게 됐습니다.

진행자) 하산 디아브 총리가 직접 사퇴 발표를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디아브 총리는 이날, 현지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대국민 연설에서, 베이루트 폭발은 고질적인 부패의 결과라며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자신을 포함해 내각이 총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내각회의도 있었죠?

기자) 네. 디아브 총리는 지난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기 총선 가능성을 거론하며 10일 내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정보장관, 환경장관 등이 줄줄이 사퇴하고,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레바논 시민들의 시위가 더욱 격화하면서 결국 내각 총사퇴로 중지를 모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내각 총사퇴 발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내각 총사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레바논은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대통령과 국회의장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레바논 정국을 흔들고 있는 폭발 사고, 어떤 사건이었는지 잠시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지난 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질산암모늄이 저장되어 있던 창고가 폭발하면서 160여 명이 사망하고 6천여 명이 다쳤는데요. 문제의 창고에 질산암모늄이 2천750t이나 6년간, 아무런 안전 조치 없이 방치된 것이 드러나면서 레바논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레바논은 내전과 정정 불안으로 주민들이 오랜 민생고를 겪어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레바논 대통령과 총리가 이번 참사의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기자) 네. ‘로이터통신’이 단독 보도한 소식인데요. 아운 대통령과 디아브 총리는 이미 지난달, 안보 당국자들로부터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서한을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자체 입수한 레바논 국가안보국 보고서를 토대로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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