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가 티베트의 인권과 종교 보호를 위한 특별조정관을 임명했습니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비상조치를 내렸습니다. 미국 우주인을 태운 마지막 러시아 우주선이 발사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티베트 특별조정관을 임명했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14일, 로버트 디스트로 국무부 민주·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를 티베트 특별조정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이 자리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줄곧 공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디스트로 특별조정관이 할 임무는 어떤 것들이죠?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성명에서, 디스트로 조정관이 앞으로 중국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또는 티베트 대표들이 직접 대화를 하도록 적극 장려하고, 티베트의 독특한 종교, 문화, 언어적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티베트의 인권 문제도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미국의 특별조정관 임명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티베트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으로 어떠한 외국의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티베트에 있는 모든 소수민족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가족의 일부이며, 티베트는 이른바 “평화적인 해방” 이래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평화적인 해방이라는 게 무슨 뜻이죠?
기자) 네. 티베트는 지난 1950년 중국 인민해방군의 침공으로 강제 병합됐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를 평화적인 해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는 이후, 인도 북서부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수립하고 국제사회에 티베트 지지를 호소해왔습니다.
진행자) 몇 달 전에도 미국 정부가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제재를 단행했죠?
기자) 맞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7월, 티베트 지역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방해하고, 인권 유린 행위에 관여한 일부 중국 관리들의 비자를 제한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당시 성명에서, 중국 정부가 미국 외교관들과 언론인, 관광객들의 티베트 여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며,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티베트 주민들이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고요?
기자) 네. 얼마 전, 워싱턴에 소재한 비영리 민간 단체 ‘제임스타운재단’이 티베트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이 재단은 티베트 농촌 지역의 수십만 주민이 군대식 교육 훈련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 당국이 티베트 주민들을 중국의 다른 지역이나 공장으로 대량 이주시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는 티베트를 지원하는 움직임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의회는 지속적으로 티베트 관련 법안을 상정해 티베트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지난 1월에도 하원에서 ‘티베트 정책 ·지지법안’이 찬성 392, 반대 22, 압도적 표 차로 가결됐습니다. 현재 이 법안은 상원에 계류 중입니다.
진행자) 달라이 라마 14세가 미국을 방문한 적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1979년 미국 뉴욕을 처음 방문했었고요. 1987년에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지미 카터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그 후로도 종종 미국을 방문해, 조지 H.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다른 주요 정계 인사들을 두루 만났는데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 달라이 라마를 만난 적은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양국은 무역 문제부터 타이완, 인권, 남중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면에서 갈등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티베트 특별 조정관 임명으로 두 나라 관계는 더 악화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태국이 비상조처를 선포했다고요?
기자) 네. 태국 정부가 15일 새벽, 수도 방콕에 ‘긴급 칙령(emergency decree)’을 전격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태국 정부의 긴급 칙령에 반정부 시위가 더욱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긴급 칙령 내용이 어떤 것들이죠?
기자) 네. 다섯 명 이상 모이는 건 전면 금지되고요. 국가의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보도와 온라인 메시지 전파도 모두 금지됩니다. 또 정부 청사도 폐쇄하고 접근이 금지됩니다.
진행자) 태국 정부가 왜 이런 긴급 칙령을 내린 거죠?
기자) 네. 전날(14일)은 지난 1973년 태국에서 학생들의 주도로 민중봉기가 일어난 지 47주년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반정부 단체들은 이날을 기념해 대규모 집회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이를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요. 급기야 긴급 칙령을 선포한 겁니다.
진행자) 태국 정부는 긴급 칙령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많은 사람이 불법 집회에 참석해 왕실 차량 행렬을 방해하고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런 불안정을 효과적으로 종식하고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급 조처가 필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는 뭔가요?
기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과 내각 총사퇴, 군주제 개혁과 헌법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도 방콕 시내 왕궁 근처 광장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열렸습니다.
진행자) 태국은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죠?
기자) 맞습니다.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이 상징적인 군주로 있고요. 실질적인 국정 운영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이끌고 있습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지난 2014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는데요.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친정부 정당이 승리하며 재집권에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는 군주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로이터, AP 등 주요 매체는 시위 현장에 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는데요. 대다수는 군주제 폐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견을 내지 않고, 총리 퇴진과 정부 개혁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신 왕실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하고, 국왕의 권한을 제한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이 즉위한 게 4년 전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와찌랄롱꼰 국왕의 아버지인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이 지난 2016년 10월 서거하면서 태국의 국왕으로 즉위했습니다. 대관식은 왕의 장례 후 치러졌는데요. 와치라롱꼰 국왕은 즉위 후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왕실의 재산을 국왕에게 귀속시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태국도 그렇고 지금 세계 많은 나라에서 정정 불안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은 조금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네요?
기자) 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4일 치른 총선 이후 부정선거 의혹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는데요.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대통령이 15일 사임했습니다. 이에 앞서 키르기스스탄 의회는 사디르 자파로프 신임 총리를 선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우주인을 태운 마지막 러시아 우주선이 발사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러시아 우주인 2명, 그리고 미국 우주인 1명을 태운 러시아 소유스 MS-17 우주선이 14일 발사됐습니다. 그런데 미국 우주인이 러시아 우주선을 이용하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사된 소유스 우주선이 어디로 간 겁니까?
기자) 네.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갔습니다. 소유스 MS-17 우주선은 발사된 뒤 약 3시간 만에 ISS에 무사하게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우주인이 러시아 우주선에 탄 이유가 있죠?
기자) 네.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지난 2011년부터 유인 우주왕복선 운항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ISS에 사람을 보낼 우주선이 없으니까 미국은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돈을 내고 이용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안에서 나사가 러시아 우주선을 이용하는 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인 우주선 사업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인데, 이걸 전적으로 러시아에 의존하는 게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이 이제 자국 유인 우주선만 사용하는 겁니까?
기자) 당분간은 그렇습니다. 11월에 스페이스X가 만든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미국 우주인 3명, 그리고 일본 우주인 1명을 태우고 ISS로 향할 예정입니다. 앞서 크루 드래건은 지난 5월에 우주인들을 ISS에 보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스페이스 X는 미국 회사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런 머스크 씨가 만든 민간 우주회사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의 달 탐사 계획과 관련된 협정에 몇몇 나라가 참여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미국 등 8개 나라가 13일 이른바 ‘아르테미스 국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정에 참여한 나라는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일본,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영국,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등입니다.
진행자) 이 협정이 아르테미스 계획과 관련이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오는 2024년까지 사람을 달에 보내는 사업입니다. 이를 위한 아르테미스 협정은 평화적인 달 탐사, 모든 회원국이 사용할 수 있는 탐사 시스템 개발, 우주 발사체 등록, 유사시 상호 협조, 과학 데이터 공개 등 10가지 조항이 담겼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