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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로 개도국 경제 타격…가자지구 코로나 확산 우려 


30일 일본 도쿄에서 증시가 하락한 것을 나타내는 전광판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30일 일본 도쿄에서 증시가 하락한 것을 나타내는 전광판 앞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경제적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세계은행(World Bank)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중동의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전 세계 경제와 무역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 성장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급격히 둔화할 것이라고 ‘세계은행(World Bank)’이 밝혔습니다.

세계은행은 30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금의 상황이 너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정확한 경제 전망치를 내놓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선(baseline) 전망치와 최악의 경우(lower-case) 전망치로 구분했습니다.

기준치 전망은 극심한 경제 둔화에 이어 강한 회복세를 보인다는 것을 전제로 중국에 경제피해가 집중되는 상황, 최악의 경우 전망치는 전 세계가 중국과 동일한 충격을 겪으며 심각한 경기 침체와 더딘 회복을 겪는 상황을 가정한 것입니다.

세계은행은 기준치 전망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올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2.09%, 최악의 경우 4%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나라별로는 중국, 일본, 태국, 캄보디아 등 동아시아 ∙ 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가들의 GDP 감소 충격이 특히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이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이 지역 경제에 특히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충격의 깊이와 지속 기간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동아시아 ∙ 태평양 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준치로는 2.1%, 최악의 경우, -0.5%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게 세계은행 전망입니다.

세계은행은 특히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0.1% 성장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지난해 중국의 GDP 6.1%와 비교하면 올해는 근 몇십 년 래 최악의 해를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보고서는 이 지역의 국가들은 의료 능력에 투자하고 전염병의 즉각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병가와 건강관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 같은 재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이 지역의 경제 상황이 더 악화하면 빈곤층은 1천100만 명가량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이 지역이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역내 국가들은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규모로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문했습니다.

한편 31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80만 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도 4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독일, 프랑스 순이며, 사망자는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프랑스, 이란 영국 순입니다.

유럽에서는 지난 며칠 주춤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과 중남미, 아시아 국가에서 계속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각국 정부도 봉쇄와 입국, 이동 제한 조처를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미국, 한국, 중국, 유럽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오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31일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입국 거부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날짜가 확정됐습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이 내년 7월 23일 개막해 8월 8일 폐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올림픽대회에 이어 열리는 패럴림픽은 8월 24일에 개막해 9월 5일 폐막합니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쿄올림픽 연기나 취소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불참 선언을 하는 나라들이 나오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결국 지난주 올림픽대회를 연기하겠다며 입장을 철회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도쿄도를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다음 달 12일까지 주민들의 불필요한 외출, 접촉을 삼가해줄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협조가 아직은 미진하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2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시 당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시 당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분쟁 지역 주민들의 집단 감염 사태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쟁 지역의 하나인 중동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의료시설은 물론, 수도, 전기 등 기본적인 사회 기반 시설도 열악해 코로나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가자지구는 지난 2007년부터 하마스가 장악한 이래 이스라엘, 이집트의 정치, 경제적 봉쇄로 국제사회와는 거의 차단된 상태인데요. 지난 22일, 이곳에서 처음으로 2건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된 이래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다는 관측입니다.

가자지구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2배 정도 면적이지만 인구는 200만 명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지역의 하나기 때문에 집단 감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하마스는 이집트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주민들을 주로 학교 교실에 마련된 임시 시설에 격리 조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시 시설에 격리된 주민들이 음식을 나눠 먹고 중동 남성들의 흡연 습관인 물담배를 돌려가며 피는 등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 임시 시설도 여러 사람과 한 공간을 사용하고, 화장실을 공유하는 등 열악하기 짝이 없는 상황인데요. 하마스는 현재 두 곳의 대형 격리 시설 건설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가자 지구의 방역 수준과 격리 시설 모두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30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반이스라엘 시위 집회도 취소됐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당초 30일, 이스라엘과의 분리장벽 근처에서 ‘위대한 귀환 행진’ 시위 2주년 기념 집회를 열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시위 주최 측은 지난 주말(28일)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 확산 억제를 위해 집회를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지난 2017년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자, 그 이듬해부터 분리장벽 근처에서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고 명명한 대규모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여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지금까지 시위 중 목숨을 잃은 사람이 약 200명, 다친 사람은 8천 명이 넘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코로나 사태와 관련,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관할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약 5천 명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이스라엘 경찰들이 이스라엘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쓰러진 한 팔레스타인 남성을 요르단강 서안 접경 군 검문소 근처에 버리고 가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팔레스타인의 공분을 샀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 경찰 측은 그 노동자가 불법 체류 상태였기 때문에 국경 밖으로 인도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브라힘 밀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안에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에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전화 통화로 코로나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스라엘은 2천500만 달러의 세금 징수분을 팔레스타인에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스라엘 매체는 이스라엘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국가의 기능이 없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대신해 관세와 통행세 등의 세금을 징수하고 이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송금해왔습니다. 하지만 종종 세금 송금을 중단해 팔레스타인을 압박하는 용도로 사용해왔습니다.

유엔은 양측이 대립과 갈등을 넘어 전 세계적인 위협인 코로나 대응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주 코로나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가 무력 분쟁을 중단하고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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