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주요 20개국(G2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6일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지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향후 10년에서 30년에 걸쳐 방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 노력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좀 색다르게 열리는군요?
기자) 네, 전 세계 주요 20개국 (G20) 정상들이 26일, 화상회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G20 의장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인데요.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부 회원국의 긴급 소집 요청을 받아들여 26일 특별 화상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물론 의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책일 텐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갈지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까?
기자) 각국 간 보건, 방역 분야의 협력 방안,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G20 정상들은 화상회의를 마치고 공동성명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G20 국가들이 전 세계 경제에 차지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G20 국가 국내총생산(GDP)을 다 합치면 전 세계 85%에 달하고요. 전 세계 교역량 80% 이상이 이들 국가 교역량입니다. G20 국가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달하는데요. 그야말로 전 세계 모든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분야가 이들 나라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G20 재무장관들도 화상회의를 가졌죠?
기자) 네, 지난 23일에는 G20 재무장관들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금융기구 대표들이 긴급 화상회의를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각국 재무장관은 국제 사회 차원에서 과감한 재정,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에 따르면 25일 현재 전 세계 감염 확진자는 43만5천 명이 넘고, 사망자는 2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나라는 중국,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독일 순입니다.
진행자) 사망자 수는 이탈리아가 이미 중국을 넘어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25일 현재, 이탈리아 사망자가 6천820명으로, 지난 석 달여 간 3천2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중국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원래 이탈리아, 중국, 스페인, 이란 순이었는데, 현재 스페인이 사망자가 3천400명에 달하면서 중국을 넘어섰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지면서 강도 높은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 나라들도 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나라가 초기에는 국경 빗장을 걸어 잠그고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는데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자 전 국민에게 이동제한령을 내리고 식당, 상점 폐쇄 등 강경 조처를 내리는 나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장 최근에 그런 조처를 내린 나라 가운데 하나로 인도를 꼽을 수 있겠죠?
기자) 네, 인도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인데요. 그런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4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24일 자정을 기해 3주간 전국에 봉쇄령을 내린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려면 사람들 간의 접촉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인도 국민이 정부 조처를 잘 따르고는 있습니까?
기자)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의 연설 뒤 인도 수도 델리와 금융 중심지 뭄바이에서는 오히려 주민들이 생필품이 부족할 것을 염려해, 약국과 슈퍼마켓 등으로 몰려가 장사진을 이루는 대혼란이 벌어졌는데요. 모디 총리가 급하게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정부가 생필품 공급에 만전을 기할 거라며 사재기 단속에 나섰지만 별 효과가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지금 인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피해 현황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를 보면 확진자는 560여 명, 사망자는 10명으로 13억 인구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감염자가 늘면서 인도 정부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상황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의 상황보다는 덜 심각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를 먼저 경험한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지금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져가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누적 확진자가 2천 명에 달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왔는데요. 말레이시아 정부는 주민 이동제한령을 다음 달 14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주변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도 계속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국가 봉쇄령, 통행금지령 등을 발동하는 정부가 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루손섬을 봉쇄한 상황인데요. 루손섬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정부와 반군은 다음 달 15일까지 휴전을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중동 국가 중에서는 이란이 가장 심각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현재 확진자 2만7천 여명, 사망자는 2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각지대로 시리아, 팔레스타인, 예멘 등 내전 지역 주민들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24일 시리아 지역으로 구급차를 실은 수송선을 급파해 이 지역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지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라고요?
기자) 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석에서 일관되게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중국 정부 관리들은 미군이 중국에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24일 미국 ‘워싱턴워치(Washington Watch)’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초기 코로나바이러스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수천 명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종종 우한 바이러스, 또는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폼페오 장관도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기 위해 중국 바이러스나 우한 바이러스 같은 용어를 종종 쓰곤 했는데요.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그런 용어는 쓰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전 세계는 지금 위기 중이라면서 지구촌과 세계적인 보건, 감염 당국이 총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각국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여전히 은폐하고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 통계방식을 놓고도 일각에서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현재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지로 지목받고 있는 우한시를 포함해 후베이성에서도 최근 며칠간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다만 외국에서 역유입된 사례들만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진료를 거부하거나, 무증상 환자들을 집계에 포함하지 않는 식으로 통계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미국과 중국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군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와 공산당을 일관되게 비판하면서 맞대응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미국과 중국 관계가 어떻게 구축될지 향후 매우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1년 넘게 무역전쟁으로 힘겨루기를 했던 미국과 중국 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암초를 만나 또다시 껄끄러워지는 양상이네요?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추가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주요 매체들은 미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중국 등 해외에 있는 의료공급망을 미국으로 옮기기 위한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이란과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도 했죠?
기자) 네, 폼페오 장관은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이란과 러시아도 계속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정부가 자신들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군들에게서 왔다거나, 이탈리아에서 시작됐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군에게서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왜 나온 겁니까?
기자) 이달 초,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올리면서 촉발됐는데요. 자오리젠 대변인은 구체적인 근거나 설명 없이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전 세계 군인체육대회가 참가한 미군들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는지 모른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이후 양국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24일, 중국 외교관들이 총출동해 트위터를 이용해 미국의 책임론에 맞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저장된 오염수 방류 계획이 나왔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후쿠시마 발전소를 운영하는 일본 도쿄전력이 만든 계획 초안을 일본 ‘NHK’ 방송과 ‘지지통신’ 등이 입수해 25일 보도했습니다. 핵심은 앞으로 10년에서 30년에 걸쳐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 2011년에 후쿠시마 지역에 대지진이 난 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큰 사고가 났죠?
기자) 네. 지진에 이은 쓰나미가 발전소를 덮치면서 폭발사고로 몇몇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사고가 났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녹아내린 원자로를 냉각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물을 투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원자로를 냉각하는데 쓴 물, 그리고 자연적으로 원자로로 흘러 들어간 물을 도쿄전력이 외부 탱크에 저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왜 냉각수를 바로 버리지 않고 저장한 겁니까?
기자) 이 물에 오염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원자로에 들어갔다 나온 물이라 오염됐기 때문에 그대로 버리지 못하고 거대한 탱크에 저장해 두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방류하려고 하는 겁니까?
기자) 저장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약 120만t이 있는데, 몇 년 안에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여,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이 오염수 처리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진행자) 도쿄전력 계획은 그럼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는 말인데, 괜찮은 걸까요?
기자) 네. 도쿄전력 측은 정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괜찮다는 입장입니다. 특수 장비를 통해 오염수를 정화해서 오염수 안에 있는 방사성 물질을 대폭 없앤 다음에 이걸 바다에 방류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작업이 30년이나 걸린다는 겁니까?
기자) 네, 오염수 안에 있는 삼중소수 배출량에 따라 빠르면 10년, 가장 오래 걸리면 30년이 걸린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반대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환경단체와 지역 어민들은 환경을 망칠 것이라면서 오염수 방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도쿄전력 측은 지역 사회에 오염수 방류 계획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보상 방안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일본 정부 입장은 뭔가요?
기자) 일본 정부는 정화 처리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도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