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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우한폐렴 첫 사망자...이란 "핵합의 유지 위해 EU와 협력"


4일 홍콩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4일 홍콩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에서 4일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사망자가 나온 것은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교착 상태에 놓여있는 이란 핵 합의 문제를 풀기 위해 유럽연합(EU)과 협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라크에서 신임 총리 지명자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 밖에서 또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에서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건 지난 2일, 필리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진행자) 사망자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기자) 올해 39세 남성인데요. 이 남성은 지난달 20일경,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한 후 육로로 홍콩에 입국했다가 31일 감염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사망자가 평소 지병이라든가 이런 게 있었습니까?

기자) 당뇨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 시내 수산물 시장을 방문한 적도 없고 잠복 기간 동안 야생동물에 노출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보건당국은 이 남성이 현지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람도 그렇고 비교적 젊은 층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람은 40대 우한시 출신 남성이었는데요. 필리핀에 도착하기 전에 감염됐습니다. 보통 바이러스 취약 계층이 주로 어린이나 노약자 등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현재로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만 확실할 뿐 어떤 합병증을 유발했는지 등 정확한 병리학적 요인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우한 폐렴이 어떤 경로를 통해 확산되는지 확실히 알려졌나요?

기자) 역시 정확한 경로를 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인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여러 가지 자료를 토대로 감염 경로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정확한 전파 경로를 알아야 그에 따른 방역 대책도 세울 수 있을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기 비말, 침, 기침 등 호흡기가 아니라 대소변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의료진은 환자의 대변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는데요. 만약 대소변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면 얼굴에 마스크를 쓰는 것만으로 감염을 막기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상은 어떤 식으로 나타납니까?

기자) 보통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 대부분 폐렴 증상을 보이는데요. 하지만 일부 환자 가운데는 위장 관련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고요. 또 어떤 사람들은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의료진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잠복기가 14일 정도라고 알려졌는데, 이때 별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람마다 통증을 느끼는 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무증상의 정의도 정확하게 단정 지을 수는 없는데요. 하지만 잠복기에서 증상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기까지 초기 단계에 별 증상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에 의한 감염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금 여러 나라 정부가 중국에서 오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이런 맥락의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나라가 그런 조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당국에 따르면 2일 현재, 70여 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인의 입국 금지 등 제한 조처를 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 주요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 운항을 속속 중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그 중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4일 이내 중국을 방문했던 모든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제한했습니다. 또 후베이성을 방문하고 귀국하는 모든 미국인은 최소한 2주일은 격리 조처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이나 일본 등 중국과 가까운 나라는 어떤 조처를 내렸습니까?

기자) 한국과 일본은 후베이성 출신의 중국인들과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처를 내렸고요. 러시아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 또는 제한하는 등의 조처를 내렸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 사망자가 처음 발견된 필리핀이나 홍콩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필리핀은 최근 2주 사이 중국, 홍콩, 마카오를 다녀온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무기한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습니다. 동시에 필리핀 당국은 사망자가 필리핀 현지인이 아니라 중국 우한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감염 우려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국경 2곳만 남기고 모두 잠정 페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홍콩 국제공항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4일 현재, 사망자는 총 427명입니다. 이 중 필리핀과 홍콩인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인들이고요. 감염자는 전 세계적으로 2만 명 선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중국 당국은 결혼식 같은 행사 일정을 연기하거나 장례식 등의 규모를 줄여 가급적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3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3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 대통령과 유럽연합 당국자가 테헤란에서 회동했군요.

기자) 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 안보 대표가 3일 테헤란을 방문했습니다. 이틀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 중인 보렐 대표는 이날(3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 양측의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현안이라면 이란 핵 합의를 말하는 거겠죠?

기자) 맞습니다. 이란과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국으로 구성된 주요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를 전격 체결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8년 5월, 미국이 탈퇴한 이래 현재는 나머지 국가들과 이란이 이란 핵 합의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대통령과 보렐 대표 간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요. 이란 대통령실은 이란 언론에 발표한 보도문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보렐 대표에게 이란은 지금도 유럽연합과 이란 핵 합의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미국의 일방적 탈퇴로 인해 나머지 당사국들의 이행 노력에 많은 어려움이 초래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재 이란도 핵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지난달 초, 이란 핵 합의에 있는 동결과 제한 규정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실상 탈퇴를 선언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그동안 이란은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래 60일 간격으로 4단계에 걸쳐 합의 이행 수준을 줄여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지난달, 이란 군부 실세를 공격, 살해하면서 관계가 더 악화했습니다.

진행자)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건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이란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군'의 사령관인 카셈 솔레이마니 소장이 타고 있던 차량을 무인기로 공격 살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작전이었는데요. 솔레이마니 소장이 미국 외교관들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공격을 계획한 데 따른 조처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며 긴장이 고조됐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란 대통령이 유럽연합의 외교 대표와 만난 건데요. 이란이 유럽연합 측에 원하는 건 뭔가요?

기자) 이란은 유럽이 핵 합의에서 약속한 대로 경제적 제재를 풀고,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재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국가들은 이같은 조처가 미국의 제재에 해당되기 때문에 현재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요.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보렐 대표에게 유럽 국가들이 핵 합의를 완전히 지키면, 이란은 유럽연합과 교류하고 협력하며 약속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후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의 개인과 기업들에 대한 크고 작은 제재 외에 미국 정부는 크게 두 차례에 걸쳐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복원했는데요. 특히 이란 경제의 동맥인 원유 수출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 한국, 일본 등에 적용됐던 한시적인 예외 조처도 모두 중단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보렐 대표가 이란 대통령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요?

기자) 네, 이란 핵 합의를 최대한 사장시키지 않으려는 유럽 국가들의 노력을 거듭 강조하면서 자신이 가진 권한을 총동원해 이란 핵 합의를 살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는 게 이란 대통령실의 전언입니다. 현재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핵심 3개국은 이란이 핵 합의 이행 약속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공식 분쟁 절차에 들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시민들이 타우피크 알라위 이라크 신임 총리에 반대하는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시민들이 타우피크 알라위 이라크 신임 총리에 반대하는시위를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라크에서 신임 총리 지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네, 지난 1일 무함마드 알라위 전 통신부 장관이 이라크의 신임 총리로 선임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가 사퇴한 이후 정파 간의 이견으로 공석이었던 자리가 채워진 건데요. 하지만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신임 총리에 반대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위대는 알라위 총리 지명자가 정당들이 선출한 정당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치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건데요. 시위대는 그동안 아무런 정파에 속하지 않은 독립적인 총리를 원했었습니다.

진행자) 알라위 지명자가 정치권에서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의회 내 최다 정파인 ‘알사이룬’을 이끄는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알사드르는 이라크 시아파 성직자이자 정치 지도자로 추종자들이 많은데요. 시위대 내에서도 알사드르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있다 보니 시위대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알사드르는 추종자들에게 시위를 멈출 것을 촉구했지만,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반정부 시위 중심지인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 'X'자로 칠해진 알라위 지명자의 초상화를 내걸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라크에서는 지금 몇 달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시아파 도시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정치권의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난 해소 등을 요구하며 넉 달째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정부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5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에 따라 총리도 사임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는 지난 2018년 5월 총선을 치렀지만, 부정선거 논란으로 5달 동안 내각을 구성하지 못하다가 그해 10월이 돼서야 압둘마흐디 총리를 지명해 새 정부를 출범시켰는데요. 하지만 압둘마흐디 총리는 결국 1년 만인 지난해 12월 1일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신임 총리에 대한 주변국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라크와 함께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알라위 총리 지명자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3일 알라위 총리 지명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는데요. 이라크 정부가 당면 문제들을 극복하고 민감한 시기를 잘 통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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